조세
반도체 호황에 국세수입 95조원 급증…법인세만 52조원 늘었다
- 1~9월 국세수입 385조원…전년 대비 33% 증가
세수 진도율 80.5%로 예년 웃돌아…정부 "연말 전망 신중"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증시 거래 활성화 등에 힘입어 올해 9월까지 국세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조원 넘게 증가했다. 법인세 수입이 52조원 가까이 늘어나며 전체 세수 증가를 주도했다. 다만 정부는 법인세 중간예납이 집중되는 시기적 특성을 고려할 때 연말 세수가 기존 전망을 웃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30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6년 9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국세수입은 385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조4000억원(33.0%) 증가했다.
이는 지난 9월 정부가 재추계한 올해 연간 국세수입 전망치 478조6000억원의 80.5%에 해당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진도율(77.5%)과 최근 5년 평균(78.2%)을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추가경정예산에 반영된 연간 세입예산 415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진도율은 92.7%에 달한다.
세수 증가를 이끈 것은 법인세다. 올해 9월까지 걷힌 법인세는 127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조9000억원(68.3%) 늘었다. 전체 국세수입 증가분의 약 54.4%를 차지한다.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영업실적이 개선되면서 법인세 납부액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특히 누적 법인세 수입은 추경 당시 세입예산인 101조300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정부가 재추계한 연간 법인세 전망치 136조4000억원과 비교해도 진도율이 93.7%에 이른다.
소득세 역시 증가세를 보였다. 9월까지 소득세 수입은 110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조7000억원(16.5%) 늘었다. 취업자 수와 총급여 지급액 증가에 따른 근로소득세 확대와 부동산 거래 증가에 따른 양도소득세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부가가치세는 수입액과 민간소비 증가 등에 힘입어 7조4000억원(12.2%) 늘어난 67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식시장 활황도 세수 확대에 기여했다. 증권거래세는 9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조5000억원(311.1%) 급증했다. 거래대금 증가와 함께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의 증권거래세율이 각각 0.05%포인트 인상된 영향이다. 농어촌특별세도 코스피 거래대금 증가 등에 따라 10조3000억원(169.4%) 늘어난 1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9월 법인세 188% 급증…연말 세수 전망은 신중
9월 한 달 국세수입도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달 국세수입은 55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조4000억원(91.6%) 증가했다.
이 가운데 법인세가 36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조6000억원(187.6%) 늘었다.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따른 법인세 중간예납 분납분 유입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9월 전체 국세수입 증가분 가운데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89.4%다.
증시 거래 증가에 따라 증권거래세도 5000억원(231.8%) 늘어난 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농어촌특별세는 8000억원(120.9%) 증가한 1조4000억원이었다. 9월 세수에 반영된 8월 상장주식 거래대금은 991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월(453조4000억원) 대비 118.6% 증가했다.
소득세는 근로소득세와 양도소득세 증가 등에 힘입어 1조2000억원(14.7%) 늘어난 9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부가가치세는 국내분 환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보다 0.9% 감소한 2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정부는 현재의 높은 세수 진도율이 연말 초과세수 확대로 이어질지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성수 재경부 조세추계과장은 9월에는 법인세 중간예납 분납분이 유입되면서 진도율이 높아지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법인세가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만큼 예년보다 높은 진도율만으로 연말 세수를 단순 추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증권거래세 역시 주식 거래대금의 변동성이 큰 데다 지난해 가을 거래대금이 높은 수준을 기록했던 만큼 남은 기간의 세수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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