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감사서 국내생산세액공제 확대 촉구
국내 생산 전기차 지원 법안 24건 발의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종료된 국정감사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전기차를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잇따라 제기했다. 지난달 22일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재정경제부 종합감사에서는 국내생산세액공제 지원 대상에서 전기차가 제외된 것을 두고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여야 한목소리
먼저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전기차가 제외됐다”면서 “주요 선진국들을 보니 자국 전기차 산업을 지키기 위해서 관세, 세제상 공제, 보조금을 전부 동원하고 있는데, 적극적인 대응 없이 시장을 지킨 나라가 사실상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특히 전기차는 대대로 한국의 수출 효자 상품이었고 전략적인, 또 국민 감성적인 부분도 있다”며 정부 차원의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경위 국민의힘 간사인 배준영 의원도 과거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 사례를 언급하며 전기차 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주문했다.
배 의원은 “예전에 우리 반도체가 힘들었을 때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해줬다”면서 “전기차 세액공제라든지 다른 나라와 경쟁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마중물 역할을 해줘야 할 필요가 있는 곳에는 지원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전기차를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기획예산처와 협의했는지 질의했다.
이에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번 경제현안 간담회 때 기획예산처 장관, 산업통상부, 청와대와 함께 논의했고 현재 검토 중에 있다”고 답했다. 이어 “필요하면 현장에 가서 실제 상황을 들어보고 전기차가 향후 2~3년간 굉장히 어렵다는 점도 확인해 어떻게 결론을 낼지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6일 열린 재정경제부 국정감사에서도 전기차에 대한 세제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중국산 전기차가 국내나 국제적으로 시장을 빠르게 점령하고 있어 국내 전기차가 매우 위기 상황에 있다”면서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전기차가 빠졌는데, 국회 세제 논의에서 이것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원 역시 정부의 세법개정안을 두고 “정부가 제출한 세법개정안에 빈틈이 많다”면서 “현재 정부안은 가격경쟁력이 강한 중국 완성차업계와 경쟁할 국산 완성차업계를 오히려 벼랑으로 내모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기차는 설비 투자 여부와 상관없이 국내생산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열린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기후에너지환경부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문제가 거론됐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중국 내에서 전기차 재고가 급증하고 있어 중국은 이것을 수출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유럽 등 다른 나라는 관세 등으로 전부 다 방어하고 있는데, 우리는 사실상 수단을 쓰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자동차는 제외됐다”며 “국산 전기차가 좀 더 주류화할 수 있는 대책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야 의원들이 잇따라 전기차에 대한 세제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달 열리는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조세소위원회의 세법개정안 심사에서도 관련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생산세액공제 관련 법안은 조세소위 심사를 마친 뒤 재경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치게 된다. 국회 심의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오는 12월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전망이다.
국내생산세액공제는 국내에서 전략품목을 생산해 판매하는 기업에 생산 실적에 따른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다. 국내 생산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 가운데 하나다. ‘한국판 IRA’로도 불린다.
국회에서는 지난해부터 전기차 등 미래형 자동차의 국내 생산을 세제 측면에서 지원하기 위한 입법 움직임이 이어져 왔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에서 전기차 등 미래형 자동차를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도록 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여야를 합쳐 모두 24건 발의됐다.
특히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이후에도 윤한홍·이언주·문진석·안상훈·윤후덕·윤영석·안도걸 의원 등 여야 의원 7명이 관련 법안을 잇따라 발의했다. 전체 24건 가운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은 11건이다. 이 가운데 8건은 세법개정안을 직접 심사하는 조세소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발의했다.
안상훈 의원은 지난 9월 21일 대표 발의한 법안에서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시장점유율 확대와 생산물량의 해외 이전 가능성을 우려했다.
안 의원은 “국내 전기차 산업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의 빠른 점유율 확대 등으로 국내 생산물량이 해외로 이전될 가능성 등이 커지고 있다”면서 “기존 국내 생산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향후 국내에서 생산을 확대할 선제적인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같은 달 1일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이언주 민주당 의원도 중국산 전기차의 시장 확대와 주요국의 자국 생산 지원 정책을 문제로 짚었다.
이 의원은 “중국산 전기차의 점유율 확대와 주요국의 자국 생산 지원으로 국내 생산물량이 해외로 이전되거나 신규 투자가 해외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국내 생산기반을 유지·확대하기 위한 선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의 전동화 전환이 빨라지는 상황에서 중국산 전기차의 점유율 확대가 이어질 경우 국내 생산 기반과 고용은 물론 국가경제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전기차는 중국 정부의 천문학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완성차는 물론 소재·부품·배터리 등 공급망 전반에 걸쳐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글로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며 “전기차 시장만 놓고 보면, 전통적인 글로벌 톱 브랜드들도 중국 전기차와의 경쟁은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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