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11월 IPO 16곳 청약 러시…증시 급락에 공모주 자금 쏠림 심화하나
- 10월보다 청약 기업 45.5% 증가…21영업일 중 17일 청약 집중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최대 12배 격차…공모가 눈높이·유통물량이 흥행 변수
특히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기업별 경쟁률과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큰 격차를 보이면서 공모주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질수록 투자자들이 공모가의 적정성과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 등을 보수적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높아 공모 흥행뿐 아니라 상장 이후 주가 흐름까지 차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6개 기업 청약 집중…증거금 회전율이 흥행 변수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는 일반기업은 총 16곳으로 집계됐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제외한 수치로, 지난 10월 11곳보다 5곳(45.5%) 늘었다.
이달 전체 21영업일 중 17영업일에 청약 일정이 잡혀 있다. 특히 지난 2일부터 오는 13일까지 10영업일 연속 청약이 이어지면서 월초부터 공모주 투자자금 확보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동원파츠와 바로팜이 지난 11월 2~3일 일반청약을 진행한 데 이어 넥스아이(3~4일), 영광와이케이엠씨(4~5일), 옵토닉스(5~6일), 에이엘로봇(6~9일) 등의 청약이 이어진다. 11월 12~13일에는 엠비디와 씨앤엠, 제이앤티지 등 3개 기업의 청약 일정이 겹친다. 월말에도 에스에프씨와 유캐스트(18~19일), 아델(23~24일), 제논과 케이엠에프(24~25일) 등이 일반투자자 모집에 나선다.
문제는 청약 일정이 겹칠수록 투자자들이 동일한 자금을 반복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일반청약에서는 통상 청약금액의 50%를 증거금으로 납입하고 청약 종료 후 2영업일 뒤 미배정 금액을 환불받는다. 청약 종료와 환불 사이에 다른 기업의 청약이 진행되면 기존 증거금을 재투입하기 어려워 추가 자금을 확보하거나 청약 대상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증시 급락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모든 공모주에 분산 청약하기보다 기대수익률이 높은 일부 기업에 자금을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 청약 기업 수 증가가 시장 전체의 자금 유입 확대로 이어지기보다 기업별 경쟁률 격차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수요예측 경쟁률 12배 차이…공모가 할인에도 기관 외면
기관투자자들의 수요예측 결과에서도 이러한 차별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동원파츠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840.8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 범위 최상단인 2만6500원으로 확정했다. 의무보유확약 신청 비율도 수량 기준 16.61%를 기록했다.
반면 바로팜은 경쟁률 152.36대 1에 그치며 공모가를 희망 범위 하단인 1만6400원으로 결정했다. 의무보유확약 신청 비율은 0.03%에 불과했다.
넥스아이의 경우 수요예측 경쟁률이 66.58대 1로 동원파츠와 약 12.6배 차이를 보였다. 확정 공모가는 희망 범위 하단인 1만500원보다 23.8% 낮은 8000원으로 결정됐지만 의무보유확약 신청 비율은 0.06%에 그쳤다.
주목할 부분은 공모가를 낮춘 기업에서도 기관투자자들의 장기 보유 의지가 제한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공모가 할인만으로 투자 수요를 확보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상장 이후 기업가치와 주가 상승 여력에 대한 평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낮으면 상장 직후 매도 가능한 기관 배정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제 유통물량은 최종 배정 결과와 기존 주주의 보호예수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진다.
지난 10월 일반청약에서도 기업별 흥행 격차는 뚜렷했다. 멜콘은 1741.48대 1의 경쟁률로 약 6조7000억원의 증거금을 확보했고 티앤이코리아도 1253.3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래블업은 3.55대 1, 크리에이츠는 6.92대 1에 그쳤다. 청약증거금도 각각 약 184억원과 182억원에 머물렀다. 공모주 시장 전체의 유동성이 부족하다기보다 기업별 투자 매력도에 따라 자금 유입이 크게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11월에는 공모 규모가 1000억원을 웃도는 기업들도 대기하고 있어 수급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에스에프씨의 예상 공모 규모는 희망 공모가 기준 1580억~1805억원, 제이앤티지는 1135억2000만~1371억7000만원이다. 두 기업의 희망 공모가 상단 기준 합산 공모 규모만 3176억7000만원에 달한다.
다만 공모 규모가 크다고 반드시 청약 흥행에 불리한 것은 아니다. 기관 수요예측에서 충분한 수요가 확인되고 공모가가 합리적으로 책정된다면 오히려 대형 공모주에 자금이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
관건은 공모가와 상장 이후 기대수익률 간의 균형이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 투자자들이 상장 첫날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보다 공모가 대비 하락 위험을 더욱 민감하게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앞서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사례가 늘어날 경우 후속 청약에 대한 투자심리도 위축될 수 있다. 반대로 신규 상장 종목들이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한다면 환불된 청약증거금이 후속 공모주로 재유입되는 선순환도 기대할 수 있다.
이달 IPO 시장의 성적표는 청약 기업 수나 증거금 총액보다 실제 공모가 확정 수준, 기관 의무보유확약, 상장 직후 유통물량과 주가 수익률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공모 물량 확대 속에서도 투자자들이 선별적으로 자금을 배분하면서 기업별 자금조달 여건의 차이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11월 IPO 시장의 핵심 변수를 청약 일정 중복 자체보다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 변화와 공모가에 대한 눈높이 조정으로 보고 있다. 증시 약세가 이어질 경우 기관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낮춰 확정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일반청약에서도 일부 종목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흐름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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