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모델 경쟁 너머 데이터에 승부수…행동지식으로 피지컬 AI 깨운다
- [AI 3강 개척자들]⑫황인호 바운드포 대표
데이터 위탁생산 넘어 판단 근거 연결하는 ‘행동지식’ 구현
위험하고 반복적인 인지·육체노동 AI가 대신하는 세상 만든다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글로벌 빅테크들이 거대언어모델(LLM) 경쟁을 벌이는 사이, 인공지능(AI)의 현장 적용한 필요한 ‘데이터’와 ‘행동지식’에 승부를 건 기업이 있다. AI 데이터 파운드리 기업 바운드포(BOUND4)다. 1995년생인 황인호 대표는 언론사와 공공기관, AI 기업을 거치며 AI 도입의 핵심이 모델뿐 아니라 데이터에 있다고 판단했다.
황 대표는 세종대에서 신문방송학과 졸업하고 서강대 경영학 석사를 거쳐 한양대 법학(지식재산)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AI 기업 씨이랩에서 데이터 사업과 기업공개(IPO) 실무 등을 경험했다. 이 과정에서 AI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가 선택한 분야는 데이터였다.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모델 개발보다 현장 경험과 전문성이 중요한 데이터 사업에서 기회를 찾았다. 제조업과 IT 기반을 갖춘 한국이 글로벌 데이터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황 대표는 2022년 바운드포 최대주주 겸 대표에 올라 2019년 설립된 데이터 구축 회사를 로봇 데이터 기업으로 전환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배송로봇 비도로 운행 데이터 구축 컨소시엄에 참여하며 사업 기반을 다졌다.
데이터 위탁생산 넘어 행동지식 플랫폼 '드로파이'로
바운드포는 고객의 AI 모델에 맞춰 데이터를 설계·수집·정제·가공·검수하는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핵심 경쟁력은 데이터의 판단·수정 과정과 근거를 지식그래프로 연결하는 ‘행동지식’ 기술이다. 이를 구현한 플랫폼이 ‘드로파이’(Dropi)다.
로봇·피지컬 AI 데이터에 집중한 배경에는 자동화 수요 확대와 기술 진입장벽이 있다. 고령화와 인력 부족으로 무인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제조업 로봇 밀도 세계 1위(1만명당 1220대)인 한국을 기술 검증에 유리한 시장으로 판단했다. 바운드포는 2022년 로봇 데이터에 이어 2025년 에이전틱 AI 데이터로 사업을 확장했다.
황 대표는 향후 5년 내 드로파이 중심의 AI 인프라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미·중 중심의 AI 시장에서 신뢰성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반도체처럼 데이터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사업보국’을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1.영감을 준 ‘인물’(WHO)은 누구입니까?
“고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입니다.”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재로 한국반도체 지분 50%를 인수한 결단력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의구심이 컸던 2022년 피지컬 AI 분야에 뛰어들어 지속할 수 있었던 것도 데이터 사업과 상장 실무를 겪으며 얻은 창업가로서의 확신 덕분입니다.
2.빅테크가 대체할 수 없는 당신만의 ‘독자적 가치’(WHAT)는 무엇입니까?
“대표가 직접 첫 고객 미팅을 챙기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실무자 출신으로서 화려한 시연 대신 ‘돈을 버는 AI’의 손익을 설명하고, 지식재산 전공을 살려 데이터 보안과 자산화 전략, 권리 귀속까지 세워주는 점은 범용 제품을 파는 빅테크가 대체할 수 없습니다.
3.자본과 인프라 한계를 ‘어떤 방식’(HOW)으로 돌파하고 있습니까?
“비용집약적인 모델 대신 데이터 확보에 집중해 국내외 데이터 유통망을 구축했습니다.”
현장에 데이터가 없으면 유통망으로 구하거나 직접 매입하고 있습니다. 국내 제조시설 데이터의 권리 관계를 정리해 로봇 기업에 공급하는 등 유통 네트워크로 인프라 한계를 넘고 있습니다.
4.기술을 걸고 승부를 보겠다고 확신한 ‘결정적 계기’(WHY)는 무엇입니까?
“올해 2분기 드로파이 정식 출시와 함께 데이터 계보를 보여주는 'AI 브레인' 기능을 완성했을 때 입니다.”
5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비행기 블랙박스처럼 AI가 왜, 어떻게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진단하는 기술을 구현하며 확신을 얻었습니다.
5.기술력을 마침내 인정받게 될 ‘결정적 시점’(WHEN)은 언제입니까?
“고객 실무에서 AI가 수익을 낼 때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삼성전자, 아모레퍼시픽, 신한카드 등 코스피 상장사들이 우리의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한국 제조·금융 현장에서 검증된 드로파이가 S&P 500 기업들까지 널리 쓰여 세계 주요 기업의 AI를 움직일 때 진정한 기술력을 인정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6.가장 먼저 파고들 ‘핵심 타깃 영역’(WHERE)은 어디입니까?
“인지노동의 ‘에이전틱 AI’와 육체노동의 ‘피지컬 AI’입니다.”
사무실에서는 사람이 읽고 판단하던 일을 AI 에이전트가 맡고 현장에서는 제조 라인과 물류처럼 사람이 몸으로 하던 일을 로봇이 맡게 될 것입니다. 소방청 기술위원으로서 소방대원들을 직접 인터뷰하며 위험한 현장일수록 AI와 로봇의 역할이 절실함을 확인했습니다. 위험하고 반복적인 일은 AI에 맡기고 사람은 가장 어려운 문제에 집중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 핵심 타깃이자 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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