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그림 또 바뀌었네” 웰컴저축은행 로비가 갤러리가 된 사연[김윤주의 금은동]
- 금융상품 대신 신진 작가 작품…11개월간 11회 전시
사옥 로비 문턱 낮춰 지역 주민·직원과 일상 속 소통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어머, 이번에 또 그림이 바뀌었나 봐.”
지난 6일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발걸음을 재촉해 사옥으로 들어서던 직원들의 수다 소리가 로비에 번졌다. 서울 용산구 웰컴저축은행 본사 1층에는 창구 대신 전시 벽면이, 금융상품 안내문 대신 신진 작가들의 작품이 걸려 있다. 저축은행이 사옥 로비를 누구에게나 열린 갤러리로 내놓은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매달 작품을 교체하며 용리단길의 ‘무료 전시’ 공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는 웰컴저축은행이 운영하는 ‘웰컴 아트 스페이스 용산’ 이야기다. 은행 업무를 보러 온 고객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삼각지와 용리단길을 오가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들러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금융회사 사옥의 로비가 동네 전시장으로 역할을 넓힌 셈이다. 일상의 공간에 예상치 못한 전시가 들어오면서, 이곳을 오가는 직원들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작품에 머문다.
이달에는 장지혜 작가의 개인전 ‘Thread by Thread’가 열린다. 전시 제목은 실을 반복해 쌓아 올리는 작가의 작업 방식을 뜻한다. 작가는 캔버스에 페인팅한 뒤 색실을 고정하는 작업 방식을 활용해 하늘과 바다를 연상시키는 수평선과 물 위에 반짝이는 윤슬 등 자연의 풍경을 표현한다. 전시는 오는 11월 30일까지 이어진다.
창구 대신 작품 건 ‘열린 로비’
웰컴 아트 스페이스 용산은 지난해 9월 시범 운영을 시작해 같은 해 12월 정식 개관했다. 저축은행 고객뿐 아니라 용산 지역 주민과 인근 직장인에게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신진 작가에게는 작품을 선보일 공간을 마련해주자는 취지다.
사옥 1층 로비라는 장소 선택도 이 같은 목표와 맞닿아 있다. 별도 입장권이나 예약이 필요 없는 데다, 은행 영업시간 중 우연히 전시를 마주할 수 있다. ‘미술관에 가기 위해 시간을 내야 한다’는 문턱을 낮춘 것이다.
정식 개관 이후 매월 새로운 전시를 선보여 현재까지 11회차 전시를 진행했다. 김다운 작가의 ‘한 잔의 사월’, 손모아 작가의 ‘단편의 조각들’, 박주원·안다은 작가의 ‘마주한 사이’, 최재혁 작가의 ‘후일담 - What Remains’ 등이 이곳을 거쳤다.
개방형 로비여서 별도 입장 절차가 없는 만큼 누적 관람객이나 전시별 평균 관람객 수를 정확히 집계하기는 어렵다. 다만 금융회사가 사옥 안팎의 경계를 허물고 시민에게 공간을 내줬다는 점 자체가 마케팅의 출발점이다.
신진 작가에 공간, 은행에는 새로운 접점
전시 작가는 전문 큐레이션 에이전시를 통해 모집한 뒤 사내 작가 선정위원회가 최종 선정한다. ▲작가의 활동 이력과 경력 ▲전시 참여 의지 ▲작품의 적정성 ▲도슨트 프로그램 운영 지원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웰컴저축은행은 선정 작가에게 전시 공간을 무상 제공하고 SNS 홍보와 작품 판매 연계도 지원한다. 작가에게는 대중과 만나는 기회를, 은행에는 문화예술을 매개로 지역과 연결되는 접점을 제공하는 구조다.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전시 관람 뒤 웰컴저축은행 앱을 설치하고 설문조사까지 마치면 ‘AI 아트’를 적용한 친환경 리유저블백을 증정한다. 작품 감상으로 방문을 유도한 뒤 앱 설치까지 연결해 잠재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이 전시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업권의 숙제도 있다. 예·적금 금리나 대출 한도를 내세우는 방식만으로는 브랜드의 인상을 바꾸기 어렵다. 특히 고금리 수신 경쟁과 건전성 관리가 이어지는 환경에서, 고객에게 저축은행을 ‘금융거래가 있을 때만 찾는 곳’이 아닌 일상 가까이에 있는 브랜드로 각인할 필요가 커졌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상품의 금리와 혜택을 알리는 것뿐 아니라 일상에서 고객과 소통하며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접점을 넓히는 일도 중요하다고 봤다”며 “문화예술은 금융거래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소통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오스테오닉, 본업 성장에 수술로봇 더한다…美 시장 공략[인베스트 바이오]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최원준도 허경민도 없다' KT 3차전 선발 라인업 발표, "대타 출전 가능, 장타력 있는 장성우가 5번" [KS3]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AI 우려 과도하지만 바닥은 아직"…리서치 수장 8인 진단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CP·대출에 밀렸던 회사채의 반격…연초효과 기대 커진다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LG화학 비만약 계약, 리듬이 먼저 재협상 제안…7% 로열티 포기 대가는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