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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이번 한파는 꽃샘추위

증시 이번 한파는 꽃샘추위

2월 들어 외국인 매도세가 본격화된 것은 옵션 만기 때부터다. 만기 당일 외국인이 1조1000억원을 순매도했고 2100 선 안착 후 추가 상승이 기대됐던 코스피(KOSPI)는 37포인트 하락해 2008로 마감했다. 다음날도 외국인이 6348억원을 순매도해 2000 선이 붕괴되고 1977까지 지수가 밀렸다. 믿었던 외국인의 변심에 국내 투자자와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한국 증시 이탈 원인을 찾는 데 주력했고, 인플레이션 발생 부담, 이집트 사태, 선진국의 성장 메리트, G20 글로벌 금융 규제안 마련 등을 지적했다.



인터내셔널펀드 순매수금액 늘어위의 요인들은 외국인투자자가 한국 증시와 이머징마켓에서 이탈하는 현상을 합리화해줄 좋은 근거로 보인다. 그러나 글로벌 자금 동향과 비교해 분석해 보면 외국인 스탠스의 변화는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한국 관련 글로벌 투자펀드는 크게 네 가지가 있다. 글로벌이머징마켓펀드(GEM), 아시아(Asia Ex Japan·일본 제외)펀드, 인터내셔널(International)펀드, 퍼시픽지역(Pacific Region)펀드가 그것인데, 이 중 글로벌이머징마켓펀드와 인터내셔널펀드에서 보이는 두 가지 패턴이 가장 중요하다.

글로벌이머징마켓펀드은 인덱스펀드다. 차익거래를 주로 하는 단기 투자 성향의 펀드로 유럽계 자금이 중심이다. 인터내셔널펀드는 비차익거래를 하는 장기 투자 성향 펀드로 미국계 자금이 중심이다. 2010년 글로벌이머징마켓펀드는 560억 달러, 인터내셔널펀드는 65억 달러를 각각 순매수했고 글로벌이머징마켓펀드의 순매수 규모는 인터내셔널펀드의 약 9배였다. 따라서 글로벌이머징마켓펀드가 순매도로 전환하게 되면 시장은 떨 수밖에 없는 구조다.

2010년 5월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글로벌이머징마켓펀드는 1억3100만 달러 순매도 반전했고, 코스피는 1752(4월 26일)를 고점으로 5월 25일 1532까지 급락했다. 당시 한국 관련 4 개 펀드가 모두 순매도로 전환해 한 달 동안 87억3000만 달러를 순매도했다.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 상황에 글로벌펀드가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하지만 이 사태가 잘 마무리되고 EU(유럽연합)가 구제자금 지원에 합의하면서 상황은 호전되었다. 2011년에는 미국 등 선진국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장기성 투자 성향인 인터내셔널펀드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인터내셔널펀드는 한국의 연기금처럼 경기 사이클에 맞춰 자금을 집행하고 꾸준히 사는 성향의 펀드다. 지난해 10월 이후 인터내셔널펀드는 192억 달러를 순매수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매수 금액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 10월 11억 달러, 11월 31억 달러, 12월 15억 달러에서 2011년 1월 67억 달러, 2월 66억 달러로 2011년 들어 2010년의 4분기 월평균 순매수금액보다 세 배가량 증가했다.

반면 글로벌이머징마켓펀드는 2011년 1월 8억2000만 달러로 매수 규모가 크게 감소하더니 2월에는 -92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사이클이 회복세로 진입함과 무관하게 차익거래를 목표로 하는 글로벌이머징마켓펀드가 2월 들어 대규모 순매도로 반전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 자금이 현재 한국시장에서 빠져나갔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는 원-달러 환율 동향을 통해 일부 확인해 볼 수 있다. 외국계 자금이 한국에서 이탈할 때는 달러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에 원화가치는 하락하고 달러가치는 올라가게 된다. 이 경우 원-달러 환율은 상승폭이 확대되기 마련인데, 2월에 외국인이 큰 폭 매도했음에도 환율의 상승세는 제한적이었다.

2010년 5월 원-달러 환율은 1108원(5월 3일)에서 1255원(5월 26일)까지 146원 급등했다. 반면 2011년 2월 10일 1104원에서 2월 17일 1123원으로 19원 상승하는 데 그쳤고 상승세도 둔화되고 있다. 2010년 4~5월 환율과 비슷하지만 변동성은 약하다. 결국 외국인 매도세는 있었지만 이들 자금이 한국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이탈했다고는 볼 수 없어 외국인 자금의 한국시장 잔류 가능성은 높다고 판단된다.

단지 2월의 지수 조정으로 가격 부담은 완화되고 펀더멘털 메리트는 1분기를 기점으로 점차 높아질 수 있다. 좀 더 싼 가격에 한국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라고도 볼 수 있다. 또한 장기성 투자 성향의 인터내셔널펀드의 매수금액이 지난해보다 확대됐고 10월 이후 꾸준히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어 차익거래 성향의 외국인 매도를 커버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볼 부분이다.

2월 옵션 만기 충격 이후 많은 투자자는 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떠나 선진국으로 이동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단기적 충격을 준 부분은 있지만 글로벌 경기 사이클과 한국의 높은 펀더멘털 메리트를 감안하면 외국인의 이탈 가능성을 너무 우려할 필요는 없다. 단기 차익거래를 하는 자금은 언제든지 차익실현을 할 수 있고 더 좋은 수익을 얻기 위해 다른 곳으로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성 자금의 외국인투자자가 매수로 본격적 전향을 하기 시작한 것은 6개월이 채 안 되었다. 이들 자금은 한번 사면 꾸준히 유입되는 성향이 강하다. 한국은 글로벌 경제 중 양호한 펀더멘털을 보여주는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기본 여건 불변 … 상승 재개할 듯따라서 외국인의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이들 장기성 자금이 꾸준히 한국시장에 유입되며 새로운 외국인투자자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코스피의 추가 낙폭에 대해서도 우려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1월 21일 2115를 고점으로 1977까지 하락했고, 특히 믿었던 2000 선이 너무 쉽게 무너졌다는 점에서 시장의 충격이 컸다. 하지만 하락률로 보면 6.5%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해 5월 1532를 장중 저점으로 2011년 1월 2115까지 코스피는 38.1% 상승률을 기록하며 9개월간 상승 랠리를 지속했다. 중간중간 고비는 있었지만 큰 가격 조정을 겪지는 않았다. PER(주가수익비율)도 10.4배까지 상승했고 이를 받쳐줄 실적 개선 모멘텀도 일부 축소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외국인 매도에 의한 지수 조정은 가격 조정 혹은 단기 차익실현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기금 등 장기성 자금의 매수 여력은 크지만 이것은 꾸준히 움직이는 자금이지 수익률을 좇아 차익매매를 하지 않는다. 시중 유동성이 풍부하고 코스피가 2000 선을 등정한 후 투자자의 관심도 크다. 그러나 선뜻 매수 버튼에 손이 안 가는 것도 사실이다.

외국인 매도는 모든 상황이 맞물리면서 발생한 수급상 변수라고 판단된다. 밸류에이션과 펀더멘털 등 기본적 여건이 변화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수는 상승 추세로 복귀할 전망이다. 가격 조정에 따라 힘겨운 부분이 있지만, 이 구간은 잠시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펀더멘털 모멘텀은 4월에 있을 1분기 실적발표 기간 중 살아날 수 있다고 예상되며, 2월의 지수 조정으로 가격의 투자 메리트도 생겨날 것이다.

2011년 한국 주식시장은 밝아 보인다. 하지만 상승 과정에서 언제든 가격·기간 조정 그리고 추가 상승 모멘텀이 약해지는 구간은 발생한다. 2월 역시 그런 상황이지만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는 것은 외국인이 한국시장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힘든 구간이지만 3월 따뜻한 봄을 앞두고 한 차례 불어온 한파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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