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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 부동산 침체의 비상구

Real Estate - 부동산 침체의 비상구

주식보다 안전하고 예금보다 수익률 높아 해외 부동산 펀드, 상장 리츠에 돈 몰려



부동산 시행업을 하는 A씨는 올해 서울 강남에서 오피스텔을 분양했다가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나름 입지가 괜찮다고 봤지만 초기 계약율이 50%에 미치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피스텔 시장이 위축되는 징후가 나타났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시장에 돈줄이 말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투자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다. 최근 2~3년 새 수익형 부동산으로 각광 받은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은 수익률 하락과 공실률 상승으로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아파트 시장은 철저히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됐다. 시중에 유동자금은 넘쳐나지만 부동산 시장으로 잘 유입되지 않는다.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작으니 당연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돈이 몰리는 곳이 있다. 부동산 펀드와 리츠(REITs·부동산 투자회사) 시장이다. 부동산에 간접 투자를 해서 수익을 거두는 금융상품이다. 빌딩·토지·아파트·오피스텔 같은 부동산을 직접 살 경우 가격 하락에 따른 투자 손실 위험이 크고, 세금이나 임차인 관리 등 신경 쓸 부분이 많다. 반면 간접 투자 방식의 펀드·리츠는 금융회사나 전문업체가 운용을 도맡아하고 투자자는 이자나 배당금만 챙기면 되니 속 편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부동산 펀드 순자산은 21조62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말 11조5590억원으로 10조원을 넘어선 이후 2010년 말 14조1310억원, 2011년 말 16조4290억원, 지난해 말 19조901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올 들어서도 1월을 제외하고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3월 20조3830억원을 기록한 뒤 6월에 21조원 돌파에 성공했다.

리츠도 도입 12년 만에 자산 규모 10조원을 돌파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올 2분기 말 기준 리츠 총자산은 10조2000억원(잠정)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2001년 처음 도입된 리츠의 총자산은 국민연금이 투자를 시작한 2006년부터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2009년 6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 말에는 9조5291억원 규모로 커졌다. 올 1분기에 신규 리츠 설립이 1개로 주춤했지만 2분기에 6개가 잇따라 설립되면서 다시 활기를 찾는 모습이다.



운용 신경 쓰지 않고 이자·배당금 챙겨도입된 지 꽤 됐지만 부동산 펀드와 리츠는 일반 투자자에게 아직 생소한 투자 방식이다. 일반 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는 공모형 펀드나 상장 리츠가 많지 않다. 연기금 같은 기관투자가나 거액 자산가들이 투자하는 사모형 펀드·리츠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부동산 실물 투자의 리스크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다, 시세차익보다는 임대 수익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져 간접 투자방식의 부동산 펀드와 리츠에 관심이 커졌다.

부동산 펀드는 투자하는 방식에 따라 크게 대출형·임대형·투자형으로 나뉜다. 대출형은 부동산 개발 과정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같은 대출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임대형은 이미 지어진 오피스·호텔·아파트를 매입해 거기서 발생하는 임대수익을 얻는 형태다. 투자형은 부동산 관련 기업의 주식이나 리츠에 투자하는 펀드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펀드 수익률은 임대형이 높고 대출형·투자형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꼭 그렇지 않다. 매달 들어오는 임대수익에 초점을 맞춘 임대형이 안정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예외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펀드 수익률은 어떤 유형이냐가 아니라 어디에 투자했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투자 물건의 종류와 상황에 따라 수익률 편차도 크다”고 말했다.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7월 3일 현재 국내에서 운용 중인 순자산 10억원 이상 부동산 펀드 14개는 연초 후 평균 3.17%의 손실을 기록했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부동산 임대 펀드 2개가 평균 3.6%의 수익률을 올렸지만 부동산 대출 채권 펀드 12개가 평균 4.95%의 손실을 입은 탓이다. 그래도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가 6.86%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개별 펀드 중 연초 후 수익률이 4.04%로 가장 좋은 ‘산은건대사랑특별자산2호’는 대출형 펀드다. 건국대 서울캠퍼스의 민자기숙사를 짓는데 대출 채권 투자로 참여했다. 2005년 설정 후 누적 수익률이 92.57%에 이른다. 8년 간 연 평균 11.57%의 수익률을 올렸다. 2위도 같은 성격의 ‘산은건대사랑특별자산1-1호(3.77%)’가 차지했다. 이 펀드 역시 누적 수익률이 84.44%에 달하는 우량 펀드다.

역시 대학 기숙사에 투자한 ‘동양강남대기숙사특별자산1호’는 ‘다올랜드칩부동산1호’와 함께 3.66%의 수익률로 공동 3위에 올랐다. 대학 기숙사에 투자한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것은 분양·임대 성적에 큰 영향을 받는 주택이나 오피스빌딩 등과 달리 학생 수요가 안정적인데다 손실분을 대학이 보전해주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공동 3위를 차지한 다올랜드칩부동산1호는 하나대투증권 사옥을 매입해 거기에서 나오는 임대수익을 얻는 임대형 펀드다. 다올랜드칩부동산1호와 유이(有二)한 공모형 임대펀드인 ‘골든브릿지Wm경매부동산1호’는 연초 후 수익률 0.67%를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누적 손실이 77.97%에 달한다. 이 펀드는 지방 미분양 아파트 경매에 투자한다.

대출형 펀드 중에서도 기숙사펀드처럼 우수한 상품만 있는 건 아니다. 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을 개발하는 파이시티 사업과 관련된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3C1호’와 경남 거제아파트 신축 개발 사업에 PF 방식으로 투자한 ‘KB웰리안부동산8호’는 설정 후 누적 손실이 40.67%와 52.09%나 된다. 올 들어서도 각각 13.89%와 0.82%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부동산 펀드 중에서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상품은 수익률이 국내 부동산형보다 훨씬 뛰어나다. 미국·유럽·일본 등 글로벌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투자 환경이 좋아졌다. 해외 부동산형 펀드의 연초 후 수익률은 5.26%다. 특히 일본 리츠 펀드의 수익률이 단연 돋보인다.

‘아베노믹스’로 대변되는 낮은 금리와 경기회복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연초 후 수익률이 23.73%에 달한다. 아시아·태평양 리츠(12.97%)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리츠(4.64%)·글로벌부동산(4%)도 양호하다. 리츠 펀드는 부동산 관련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재간접 방식으로 운용된다.





부동산 펀드 수익률 주식형 펀드보다 높아개별 펀드 중에서는 역시 일본 리츠 펀드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한화 재팬 리츠(25.65%)’ ‘삼성 재팬 프라퍼티(22.90%)’ ‘삼성 J-리츠(22.75%)’가 1~3위를 휩쓸었다. 4위와 5위는 아시아·태평양 리츠 펀드인 ‘하나UBS아시안리츠(14.51%)’와 ‘한화아시아리츠(9.43%)’가 각각 차지했다. 설정 후 누적수익률은 ‘IBK아시아·태평양’이 63.4%로 가장 높고, ‘미래에셋맵스아시아퍼시픽(40.07%)’이 뒤를 이었다.

글로벌 부동산 경기회복에 힘입어 해외 부동산형 펀드의 수익률이 호조를 보이자 자금유입도 늘고 있다. 올 상반기에 공모형 해외부동산펀드에는 총 932억원의 돈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펀드와 국내 부동산펀드에서 각각 1조6600억원과 112억원이 빠져나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리츠는 부동산 펀드와 2란성 쌍둥이로 곧잘 비유된다. 일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운영한 뒤 수익을 돌려준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소관 부처와 규제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리츠는 도입 초기 생소한 투자 방식 탓에 성장 속도가 느렸지만 2009년부터 숫자와 자산이 빠르게 늘었다.

리츠는 투자대상에 따라 크게 일반 리츠와 CR(Corporate Restructuring, 기업 구조조정) 리츠로 나뉜다. 일반 부동산에 투자하는 일반 리츠는 관리 형태에 따라 다시 자기관리리츠와 위탁관리리츠로 구분된다. CR 리츠는 기업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져 구조조정을 위해 내놓는 부동산을 구입한다. 6월 말 현재 총 71개 리츠 중 CR 리츠가 29개로 가장 많고, 위탁관리리츠와 자기관리 리츠가 각각 28개와 14개다. 이 ‘골든나래개발전문자기관리리츠’와 ‘코크랩제8호위탁관리리츠’등 8개가 증시에 상장돼 있다.

리츠의 수익률도 부동산 펀드와 마찬가지로 천차만별이지만 꽤 준수한 편이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으로 CR·위탁관리상장리츠의 평균 수익률은 7.9%다. CR 리츠가 10.8%로 가장 높고 상장리츠와 위탁관리리츠가 각각 9.8%와 5.3%였다. 배당수익률도 CR 리츠가 10.8%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상장리츠(9.8%)·위탁관리리츠(5.3%) 순이었다. 평균 수익률은 3%대인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이자율보다 2배 수준보다 높고, 배당수익률도 국내 상장사와 견줘도 최상위권 기업과 맞먹는다.

증시에 상장된 리츠의 올 1분기 실적도 양호하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케이탑자리관리리츠’가 13%로 가장 높았고 ‘이코리아 자기관리리츠(7.7%)’와 ‘케이비부국개발전문위탁관리리츠(7.4%)’도 7%대의 ROE를 기록했다. 종로구 수송동의 G타워와 성남시 서현동의 센트럴타워에 투자한 ‘코크랩제8호 위탁관리리츠’의 경우 ROE는 0.4%로 낮았지만 38.0%의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했다. 물론 상장 리츠 중에서도 ROE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곳도 세 곳이나 됐다. 리츠 역시 옥석을 잘 가려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리츠 투자는 기관투자가 중심리츠의 주요 투자 대상은 오피스와 상가다. 전체 투자 대상의 90%가 넘는다. 오피스와 상가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수익모델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부동산 개발사업 등 투자처가 다양한 사모펀드에 돈이 몰리는 이유다. 이런 점을 의식해서인지 리츠도 최근 들어 투자 방식이 다양해졌다.

미분양 택지를 매입해 아파트를 짓는 개발전문 위탁관리리츠가 생겨나는가 하면 리츠가 오피스빌딩을 사들인 뒤 호텔로 리모델링 하는 사례도 늘었다. 빌딩을 매입하지 않고 전세권만 취득해 운용한 뒤 처분하는 전세권 리츠가 등장했고, 하우스푸어용 임대주택 리츠도 설립됐다.

다올자산운용은 2010년 여의도 하나대투증권 사옥을 2870억원을 사들일 당시 매입 대금 중 1600억원을 펀드로 조달하기로 하고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팔았다. 개인투자자 몫인 800억원이 이틀 만에 한도를 모두 채웠다. 부동산 펀드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큰 관심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국내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은 여전히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운영된다. 21조원을 넘어선 부동산 펀드의 설정액 중 기관 등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아 비공개로 운용하는 사모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94.8%(20조4000억원)에 달한다. 사모펀드의 비중이 커서 개인투자자의 수탁고는 5월 말 현재 8117억4,300만원으로 부동산 펀드 총 자산의 3.9%에 그쳤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펀드는 설정 초기에 투자자에게 설명할 부분이 많고 운용 도중에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잦은데 투자자가 많으면 아무래도 번거로울 수 있다”며 “대규모 자금을 짧은 기간에 모집해야 하기 때문에 운용사 입장에서는 소액 투자자보다는 자금이 풍부한 기관투자가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리츠 역시 마찬가지다. 일부 상장 리츠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연기금과 대기업을 비롯해 은행·보험·증권 등 기관투자가들이 자금을 댔다. 개인투자자가 리츠에 쉽게 투자하려면 공모형 리츠가 늘어야 한다. 그러나 일부 자기관리리츠의 비리 등으로 상장 규정이 엄격해지면서 지난해 초 케이탑자기관리리츠 이후 증시에 상장한 리츠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신동수 한국리츠협회 부장은 “리츠는 일반 국민들이 적은 금액으로도 건전한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리츠 시장에 좀 더 많이 들어올 수 있도록 상장 규정을 다소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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