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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 박스권 탈출 경기 회복에 달렸다

Stock - 박스권 탈출 경기 회복에 달렸다

돈 많이 풀려도 주가 게걸음 … 경기 회복 속도 느려



정부는 그동안 경기 부양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17조3000억원의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했고, 5월에는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조치까지 취했다.

이런 노력에도 아직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주택 거래는 여전히 부진하고, 주택 가격 역시 계속 떨어졌다. 재정 조기 집행과 금리 인하 효과도 미미하다.

물론 재정 지출 확대와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린다. 가계 부채 부담과 부동산 경기 침체 같은 구조적 요인이 경기 둔화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가계 자산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으로 이뤄져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다.



가계 부채 많고 부동산 침체 이어져올 1분기 가계신용잔고는 961조원이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87.1%를 기록했다. 가처분소득 대비도 75.5%로 낮지 않다. 경제가 성장할 때 가계 부채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그러나 가계 부채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면 문제가 된다. 지난 10년 간 가계 신용이 107.4% 늘어났다. 가처분 소득은 77.5% 증가하는데 그쳤다.

가계 부채 증가 속도가 소득 증가 속도를 크게 앞지른 것이다. 이렇게 빠르게 가계 부채 급증은 소비 부진으로 이어져 국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가계 부채만큼이나 미미한 소득 개선도 문제다. 2010년 9.5% 증가한 가계 가처분 소득이 지난해에는 3.3%로 증가율이 둔화됐다. 올해는 증가율이 더 낮아질 걸로 추정된다. 소비 여건이 부진함에 따라 소비지표 둔화도 계속됐다. 5월까지 소비재 판매는 3월을 제외하고 모두 전월 대비 감소를 면치 못했다.

대외 환경도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유럽 재정위기가 다소 잦아들었지만 엔화 약세와 중국의 경기 둔화 문제가 대두됐다. 엔·달러 환율이 지난해 말 대비 20% 절하돼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됐다. 미국 경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아직 국내 수출 증가로 연결될 정도는 아니다.

미국 경제 성장률은 올 1분기에 1.8%에 그쳤다. 2분기도 1%대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이다. 애초 예상과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당장 경기 부양에 나서기보다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에 역점을 두고 있다. 당분간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대외 여건 악화는 곧바로 무역 상황에 영향을 미쳤다. 올 들어 수출 증가율은 0.6%, 수입 증가율은 -2.6%에 그쳤다. 무역 흑자는 지난해 108억 달러에서 올 상반기에 195억 달러로 늘어났다. 그러나 ‘불황형 흑자’여서 의미가 퇴색됐다. 2분기 들어 상황이 조금 개선돼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높아지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국내 경제 상황이 좋지 않지만 그래도 수치상으로는 1분기에 바닥을 기록하고 조금씩 나아질 걸로 기대된다. 민간소비가 최악의 상태를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데다, 무역수지 흑자가 확대된 때문이다. 특히 하반기에 성장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하반기 낮은 성장에 따른 기저 효과가 예상된다. 여기에 상반기에 시행한 여러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전망이다. 수치상 우리 경제의 바닥은 지난 연말이나 올 상반기중 하나일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주가는 경기에 선행한다. 따라서 1분기를 저점으로 성장률이 높아지면 주식시장에서는 이미 그 반응이 나타나야 맞다. 과거 형태로 보면 그렇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직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경기가 좋지 않을 때도 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동안 코스피 지수는 고점 대비 15~20%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과거 경기 둔화기와 비교할 때 상당한 차이가 있다. 과거에는 순환적인 경기 둔화기에도 주가가 최대 50% 가까이 떨어졌다. 우리 경제가 저성장 상태에 들어가 주식시장이 과거 같은 모습을 보이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경기 둔화에 비해 주가 하락이 크지 않은 건 분명하다.

경기의 모습이 바뀐 것도 주식시장의 반응이 약해진 요인이다. 과거 우리나라 경제는 V자형 움직임이 특징이었다. 경기 둔화만큼 회복도 빨라 주가의 반응이 극적으로 나타났다. 이번에는 경기의 모습이 과거와 다르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8분기째 0%대 성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순간적으로 위축됐을 뿐 0%대 성장이 1년 이상 지속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과거보다 두 배 이상 시간이 걸리고 있다. 경기 움직임이 달라져 어디가 진정한 바닥인지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바닥 이후 어떤 모습이 될지 상상하기 어렵다. 과거처럼 극적인 변화가 나타나기 힘든 이상 주가 상승 역시 지지부진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해외 증시보다 덜 오르고 더 떨어져올 들어 우리 시장은 6% 정도 하락했다. 그동안 미국 시장은 17%올랐다. 그래서 둘 사이에 23%의 수익률 차가 생겼다. 그동안 우리 시장이 계속 하락하기만 한 건 아니다. 선진국 시장이 상승해 고점을 경신할 때 우리 주가도 올랐다. 오를 땐 덜 오르고, 떨어질 땐 더 떨어진 게 문제였다. 미국 시장이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긍정적으로 보면 7개월 넘는 상승 부담을 1개월 간의 조정으로 털어내고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상황이라면 우리 시장 역시 천천히 원래 박스권으로 돌아와 2000선에 다시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도 주식시장이 1년 반 동안 머문 박스권에서 한 단계 후퇴한 걸로 보는 게 맞다.

경제와 기업 실적이 주가를 크게 올리기 힘든 상태다. 물론 이번에 본 것처럼 1800선을 뚫고 내려가는 것도 쉽지 않다. 미국 양적완화 철회에 대해 여러 얘기가 나오지만 아직 금리를 올린 건 아니다. 돈을 회수한 것도 아니다. 여전히 금리가 낮고, 돈이 많이 풀렸다. 주식시장의 방향성은 국내 경제가 언제쯤 바닥을 만들고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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