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반기 日 경기 전망 - 온기 퍼지는 일본 부동산·증시

5월 실업률이 3.5%로 떨어지는 등 일본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고 실감할 만한 지표들이 나오고 있다. 올해 하반기 일본 경제와 세계 경제의 방향성을 알아보기 위해 23명의 경제 전문가들을 상대로 조사를 실시했다. 환율시장에 대해서는 모든 전문가들의 전망이 비슷했다. 1달러당 101~105엔, 1유로당 137~143엔 수준이다. 동양경제가 반년 전에 실시한 조사보다 엔저가 심화된 모습이다.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 최저치는 0.8~1%다. 과반수가 경제성장률이 0.8% 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응답자 전원이 내년에는 1%가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소비세 증세의 영향으로 인상된 물가에 대해서는 올해 예상 최저치가 2.9~3.1%라고 답했다. 내년 최저치는 2%대다. 일본은행이 제시한 2%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가 초점이다. 내년 3월 실업률은 3.5~3.6%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초에는 3.4% 이하를 전망하는 전문가가 없었지만 하반기에는 복수의 전문가가 그 이하를 예상했다. 닛케이 평균은 1만4000~1만6500선을 전망하는 이가 대다수다. 1만7000선 이상을 예상하는 전문가도 6명이나 있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미국 다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6명이 최고 1만8000선 돌파를 예상했다.
세계 경제성장률은 어떨까? 미국의 경우 2.1~2.4%가 예상 최저치로 나타났다. 성장 정체가 이어진 유럽은 6명의 전문가가 1.2% 이상을 예측했다. 회복 추세에 있다는 주장이다. 신흥국에 대해서는 착실한 성장세가 기대되는 국가와 하락 위험이 높은 국가를 꼽아봤다. 전문가들이 성장세가 기대되는 국가로 가장 많은 득표수를 얻은 것은 필리핀(10)과 인도(8)다. 말레이시아·베트남·멕시코는 4표를 얻었다. 반대로 하락 위험이 높은 국가로는 러시아(14)와 중국·태국(11), 브라질(10)이 꼽혔다.
올해 일본 경제와 세계 경제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키워드에 대해서도 물었다. 일본에 대해서는 ‘경기 인솔자의 부재’라는 대답이 나왔다. 이 외에도 ‘아베노믹스의 활용’ ‘잃어버린 20년으로부터 탈출’ 등이 제시됐다. 미국에 대해서는 오바마 정부의 구심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설비투자 회복’ ‘개인소비 회복’을 축으로 ‘양적완화 출구전략’ 등의 의견이 있었다. 세계 시장에 대해서는 ‘신흥국 중심의 성장 둔화’로 다소 정체 기미가 있기는 하지만 ‘미국의 주도 하에 완만한 회복’을 점쳤다.
하반기 ‘라인’ 상장에 주목일본 주식시장이 호전되면서 공모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올해 들어 6월까지 이미 26개 회사가 상장했다. 3월 재팬디스플레이, 4월 세이부홀딩스와 같은 대형 종목 외에도 로봇 슈트업체인 사이버다인, 인터넷에서 실시간 광고거래를 시행하는 프릭아웃 등 벤처 기업도 상장했다. 그중에서도 상장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프릭아웃은 6월 24일 공모가격의 약 3.5배 수준의 시초가를 보이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올해 하반기에도 관심 기업의 상장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이중 가장 큰 건은 리쿠르트홀딩스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1조1915억엔이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회사가 상장하면 시가총액은 1조엔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상장을 통해 해외 진출이나 인수·합병(M&A)를 가속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또 하나 주목할 기업이 있다. 바로 네이버 라인이다.
라인측은 ‘상장은 선택지 중 하나’라고만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상장할 거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올해 6월로 서비스 출시 3년째인 라인은 그동안 사용자수를 급속히 늘려왔다. 누적 다운로드 수는 10억건을 돌파했고 등록 사용자수도 5억명에 육박한다. 미국 페이스북이 올 2월에 라인의 경쟁 상대인 왓츠앱을 190억 달러에 인수했는데, 이를 토대로 라인이 상장했을 때의 시가총액이 최대 1조5000억엔(약 14조9500억원) 정도로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2006년 MBO(경영진에 의한 기업 인수)로 상장 폐지한 스카이락은 9월 말 재상장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2011년부터 미국 투자회사 베인캐피탈의 산하에서 개혁을 추진해 왔다. 경기 회복을 배경으로 패밀리 레스토랑 사업은 호조를 보인다. 이미 4월 말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신청했다.
2000년 이후 상장 기업수는 100개를 넘기도 했다. 2006년 라이브도어 사건 후 급락해 2009년 19개, 2010년 22개 수준으로 정체됐다가 이후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도 7월 이후 40개 가까운 회사가 상장할 전망으로 1년 동안 70개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에는 공기업 중 최대 규모인 일본우체국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일본의 부동산 시장은 본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도쿄 하루미에 건설중인 맨션(고급 아파트) ‘듀스투어 캐널&스파’(2015년 9월 완공 예정)는 주요 가격대가 7200만엔으로 고가임에도 첫 분양에서 80% 이상 계약이 완료됐다. 이 맨션을 판매하는 스미토모 부동산 광고담당자는 “모델하우스 방문객이 꾸준히 찾아와 응대하기가 바쁘다”고 말한다.
일본 수도권의 신축 맨션 가격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에서 공급된 맨션의 평균판매가격은 4929만엔이다. 전년에 비해 8.6% 상승했다. ‘미니버블’이라 불리는 2008년 평균가격 4775만엔을 웃도는 수준이다. 주가 상승으로 고소득층의 자산효과가 커진데다가, 시세차익을 노린 외국 자금이 유입되는 점 등이 맨션 가격을 상승시키는 것이다. 올해에도 이런 흐름은 여전하다. 하지만 앞으로 건축자재 가격 상승이나 건설현장의 노동비용 상승이 이어질 전망이다.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비용상승 부담을 가격으로 전가시킬 경우 맨션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 이 경우 소비자의 구매의욕이 저하돼 시장이 단숨에 침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기동향을 여실히 반영하는 맨션 임대료를 봤을 때 전체적인 회복세는 아직 완만한 상태다. 앞으로 계속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또 다른 주요 수익원 중 하나인 오피스빌딩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기업 수요가 늘었다.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신축 대형 빌딩이다. 올해 준공한 ‘도라노몬 힐즈’나‘교바시 드러스트타워’ 등 첨단 설비를 갖춘 이들 물건은 거의 만실 상태로 활황을 보이고 있다.
건축비용 증가가 부동산 회복 발목 잡을 수도하지만 대형 부동산 서비스 업체인 CBRE가 요약한 도쿄 23구 대규모 오피스 조사에 따르면 5월 말 고등급 빌딩(도쿄 그레이드A)의 공실률은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3.7%로 약간 개선된 정도다. 3.3㎡당 평균 임대료도 0.9% 오른 3만1200엔으로 2008년 수준에는 못 미친다.
규모가 작거나 역에서 멀어 경쟁력이 떨어지는 빌딩의 부진이 시황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맨션이나 오피스 빌딩 동향은 지가로 나타나기도 한다. 올해 도쿄 23구 공시지가는 상업지 최고치가 전년 대비 9.6% 상승했다. 주택지 평균가격은 5.6% 상승했다. 이대로 상승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 향후 움직임을 지켜봐야 한다.
- 일본 경제 주간지 주간동양경제 특약
라이브도어 사건 2005년 일본 최대 민방인 후지TV의 경영권 장악을 시도한 인터넷 신흥기업 라이브 도어의 호리에 사장이 계열사를 통해 주가조작 등의 부정 거래 행위를 저지른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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