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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DEVELOPMENT - 사막에 대형 인공호수 만든다

REAL ESTATE DEVELOPMENT - 사막에 대형 인공호수 만든다

두바이에 올림픽 수영장 330개 크기 ... 개발업체들에게는 골프장 뒤를 잇는 미래의 개발 사업
칠레 건설사 크리스탈 라군이 두바이에 추진 중인 거대 인공 석호 개발 1단계가 완료됐다.



두바이에는 불문율이 하나 있다. 진짜가 자연에 존재하지 않으면, 땅을 파고 긁어내고 모양을 다듬어 놀이공원에서나 볼 법한 모방 작품을 만들거나 자연의 결점을 보완한 인공물을 만든다는 원칙이다. 이 규칙에 따라 수영장 물만큼 투명한 인공 석호가 곧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사막의 저개발도시에서 화려한 대도시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두바이는 지구상 가장 엄청나고 화려한 현대 건축공학의 유산을 만들어가고 있다. 척박한 아라비아 모래 언덕 한가운데로 사람을 끌어 모으기위해 두바이는 살기 좋은 기후를 포함한 생활 환경의 모든 세세한 조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인공으로 만들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인공적 환경’이라는 개념을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켰다.

그러나 자연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과정에는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심각한 에너지 부족, 관광객이 수영을 즐기는 페르시아만을 둥둥 떠다니는 쓰레기 등이 대표적 예다. 그러나 두바이는 흔들림이 없다. 세계 최고의 첨단 호화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그치지 않는다.

칠레의 라구나 비스타.
이집트의 샤름 엘 셰이크.
칠레의 산 알폰소 델 마르에 있는 리조트.
최근에는 염분 섞인 지하수를 가져와 거대한 인공호수를 만들기 시작했다. 사막을 가로지르는 90에이커의 거대 호수는 올림픽 수영장 330개를 합친 크기를 자랑한다. 71억 달러를 투자해 두바이 심장부에 위치한 모하메드 빈 라시드 시티(Mohammed Bin Rashid City) 대표 명승지로 개발된다. 이 호수가 완성되면 세계 최대 인공 석호로 기록될 것이다. 지금은 1단계만 완료된 상태이며, 최종 완공 시기는 2020년으로 예정돼 있다.

이 초호화 프로젝트를 기획한 회사는 칠레의 크리스탈 라군(Crystal Lagoons)이다. 중남미와 중동에서 인공 호수를 개발해온 크리스탈 라군은 최근 미국시장 진출도 시도하고 있다. 수영장보다 화학 소독제를 덜 쓰는 물에서 대형 수영 풀의 편안함을 느끼고, 국내외 방문객이 카약 등의 수상 스포츠와 세일링까지 즐길 수 있도록 스케일을 키운 해안 시설이다.

개발업자들은 언제나 잠재 수입이 엄청나다고 말한다. 프로젝트 계약을 위한 홍보는 이들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업계 사람들도 의견을 같이 한다. 규제를 잘 하기만 하면 인공 호수와 물놀이 시설이 골프장에 맞먹는 잠재력을 가질 수 있으며 개발산업의 차기 히트작이 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한다.

“이런 시설을 비즈니스로 이용하는 개발업체 노하우가 점점 발전하고 있다”고 케빈 모건 크리스탈 라군 미국 지부 CEO가 IB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크리스탈 라군의 대규모 인공 호수 프로젝트는 워낙 화려하고 드라마틱해서 예전부터 언론의 집중 관심을 받았다. 크리스탈 라군은 17년 전 칠레에서 처음으로 인공 석호를 만든 후 수십 개의 유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금도 수백 개의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중에는 플로리다 계획도시 ‘트래디션 플로리다’에 지하수를 채운 인공 석호를 만드는 프로젝트도 있다. 크리스탈 라군의 최신작은 멕시코 카보 산 루카스에 2013년 개장한 리조트 인공 석호다.

가장 중요한 건 “처음부터 끝까지 입지”라고 플로리다 포트 마이어스에 위치한 친환경 지속가능 건설 컨설팅 업체 트라이펙타 컨스트럭션 솔루션즈의 소유주 제니퍼 랭구엘이 IB타임즈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에 더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 만한 편의시설이 필요한데 인공 호수는 아주 독특한 매력을 가졌다.” 랭구엘은 크리스탈 라군이 “흥미로운 틈새시장을 발견했다. 중동에는 우리와 같은 해변이 없다”고도 말했다.

모건은 크리스탈 라군이 전세계에서 50여 개 프로젝트 개발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인공 석호의 크기는 10에이커 미만에서 30에이커 이상까지 다양하다. 두바이 프로젝트 이전에는 이집트가 최대 인공 석호의 영예를 누리고 있었다.

인공 석호가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는 주장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지만, 인공 석호만 아니면 외면 받았을 지역이 덕분에 개발업자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건 분명하다. “골프장 설립 전략과 비슷하다”고 버지니아 리치몬드에 위치한 레저 비즈니스 어드바이저의 존 거너 전무이사는 말했다. “흔치 않은 장관을 연출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영업할 수 있다.” 골프장이 녹색 페어웨이를 내세운다면, 인공 호수는 건조 지대에서 수정처럼 깨끗한 물을 볼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거너는 사람들이 웃돈을 주어서라도 첨단 인공 호수 근처에 살고 싶어할 거라고 말했다.

한때 자가주택 보유자와 개발업체를 한적한 교외로 이끌던 골프장은 20년 전의 마력을 잃었다. 미국에서는 100에이커 이상의 골프장 유지비가 너무 높아서 조각조각 쪼개져 고급주택 개발업체에 매도되는 경우가 많다.

“물은 가장 폭넓은 매력을 가졌다”고 플로리다 탬파에 위치한 라이머 부동산전략 자문사의 존 라이머 사장이 IB타임즈에 말했다. “(크리스탈 라군은) 물놀이 시설에 엄청난 돈을 들여 평범한 호수보다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전략을 택했다.” 크리스탈 라군의 인공 호수가 시간이 지나면 흙탕물이 되거나 별로 수영하고 싶지 않은 그저 그런 호수가 아니라는 뜻이다.

크리스탈 라군이 화제를 일으킨 덕분에 플로리다에서는 해변에서 멀어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던 지역까지 개발 대상이 된다고 라이머가 말했다.

모건은 입지와 지형에 따라 예산이 다르지만, 크리스탈 라군의 기술 비용이 에이커당 평균 20만~30만 달러라고 추산했다. 그는 크리스탈 라군 인공 호수의 유지비가 골프장 유지비보다 저렴하다고 말했다.

비용이 낮은 건 크리스탈 라군의 기술력 덕분이기도 하다. 크리스탈 라군은 초음파를 이용해 호수 바닥 퇴적물과 쓰레기를 중앙으로 몰아 기계로 손쉽게 건져 올린다. 한 장소에서 원격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물의 구성성분도 원격으로 측정해 분석할 수 있다. 덕분에 현장 직원을 고용할 필요가 없어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예쁘긴 하지만 다소 단조로울 수 있는 호수로 인파가 몰려들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습지를 간척하거나 호수로 만드는 공사를 엄격히 규제하는 플로리다 등지에서는 환경 문제를 더 고려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주변 토지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환경 부담을 결정할 것”이라고 랭구엘은 말했다. 그러나 “지속가능성에는 경제적 요소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경제성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두바이에서라면 인공 석호를 두 손들고 반대할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개발업체들도 위험한 모험은 아니라고 말한다. 건조하고 척박한 사막 도시의 사람들은 분명 청정하고 투명한 물을 품은 호수를 거부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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