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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S / TREMORS - 사람이 일으키는 지진도 무섭다

FEATURES / TREMORS - 사람이 일으키는 지진도 무섭다

THE EARTH MOVED, AND IT’S OUR FAULT

미국 오클라호마주 지도를 보면서 중앙을 가리키면 존스 시티가 보인다. 인구 2500명인 작은 도시다. “전형적인 미국의 작은 조각”이라고 잭슨 시티를 대표하는 주하원의원 루이스 무어가 말했다. 메인 스트리트에는 소방서, 약국, 패스트푸드 매장 소닉 드라이브인이 자리잡고 있다. 중심가를 벗어나면 넓고 평평한 초원이 펼쳐진다.

이런 존스 시티가 최근 들어 전례 없이 빈발하는 지진의 진원지가 됐다. 1978년부터 2008년까지 오클라호마주에서 발생한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평균 연간 두 차례였다. 하지만 2014년에는 중반까지 이미 그 규모의 지진이 230건이나 발생했다. 그러면서 오클라호마는 미국에서 지진이 가장 잦은 주로 캘리포니아를 쉽게 앞질렀다.

이런 지진들이 수압파쇄(유정이나 가스정 안에 유체를 고압으로 주입해 주변의 셰일을 파쇄해 셰일가스 및 오일을 추출하는 공법) 기술의 한 과정 때문에 일어났을지 모른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오클라호마는 미국에서 지진이 가장 잦은 주로 캘리포니아를 앞질렀다소금과 화학물질이 뒤섞인 방대한 양의 액체를 지하 깊이 주입하는 과정을 말한다. 텍사스, 아칸소, 오하이오주도 최근 그런 주입정 부근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했다. 전례 없는 강진으로 이전과 달리 땅이 흔들릴 정도다.

그 주범이 수압파쇄 과정의 액체 주입을 가리키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 그러나 무어는 회의적이다. “지구, 그리고 모든 것이 작동하는 과학적 원리는 규모가 어마어마하지만 어마어마하지만 우리 인간은 너무도 작고 미약한 존재”라고 그는 말했다. “이런 문제와 우리가 깊이 연관돼 있다고 생각하는 건 터무니없다.”

이전에도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인간은 너무나 미미한 존재이기 때문에 지구온난화를 일으키거나 해수면을 상승시킬 수 없다는 이야기 말이다. 이제 그 범주에 지진도 추가돼야 할 듯하다. 무어 같은 의원들이 그런 견해를 갖고 있는 한 변화는 없다.

인간은 언제나 규모가 거대한 존재의 측면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 역사의 대부분에서 거대한 자연현상은 똑같이 거대한 힘의 도움이 있어야 설명이 됐다. 신은 좋은 날씨로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고 가뭄, 폭풍, 불, 아니면 지진으로 분노를 표한다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AD 2세기에 로마 황제 트라야누스는 고도 안티오크가 지진으로 무너질 때 흔들리는 건물의 창문을 통해 밖으로 탈출해 목숨을 구했다. 그는 기독교의 확산에 분노한 로마 신들이 대규모 지진으로 인간들을 벌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독교인들을 박해했다(기독교 순교사에 따르면 그는 안티오크의 기독교 주교 이그나티우스를 로마 원형경기장 콜로세움에 보내 사자의 밥이 되도록 했다).

1600년 후인 1755년의 대지진이 포르투갈 리스본을 강타했을 때 개신교 국가들에선 그 재난이 리스본 주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가톨릭 신자들의 우상 숭배에 대한 신성한 징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가톨릭의 종교재판소가 가장 먼저 무너졌다”고 재난 역사학자 존 위딩턴이 말했다. “반면 홍등가는 멀쩡했다. 그걸 보고 개신교 국가들에선 고소하다고 생각한 사람이 많았다.”

요즘은 아주 특이한 사람들만이 지진을 종교로 합리화한다.



예를 들어 성소수자들의 잡지 애더버키트에 따르면 선동적인 남부 침례교 목사 패트 로버트슨은 1994년 72명이 희생된 샌퍼낸도밸리 지진을 동성애자와 낙태지지론자들에 대한 신의 분노 때문이라고 풀었다.

오늘날에는 이 방정식에서 신의 개입이 대부분 제외되지만 지진과 관련된 신비주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신의 행위든 자연의 힘이든 지진은 대부분 우리의 통제를 벗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이 지진 발생에 일종의 역할을 할지 모른다는 지적은 일부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렵다.

텍사스대(오스틴 캠퍼스) 지진학자 클리프 프롤리히는 그런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 문제에 관해 생각하기 시작하면 ‘작고 연약한 존재인 우리 인간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기게 마련”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인간이 지진 발생에 기여할 수 있고 또 실제로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수압파쇄 기술을 사용하는 업계에서조차 전문가들은 그 공정에 사용되는 액체 주입정이 지진을 일으킬 수 있다는 프롤리히의 말을 믿지 않았다. 이 주제에 관해 약 20편의 논문을 쓴 프롤리히는 그 문제를 거론할 때마다 조롱만 받았다고 말했다. 이 분야의 대다수 연구자들은 이 문제를 다루지 않았기 때문에 프롤리히의 발상이 터무니 없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텍사스주의 경우 가동 중인 액체 주입정 1만 개 중 약 20개만이 지진을 일으켰다”고 프롤리히는 말했다.

그러나 근년 들어 수압파쇄 기술을 사용하는 셰일 가스·오일 시추 붐이 일면서 지하로 주입되는 액체의 양도 크게 늘었다. 그로 인해 지진이 일어났다는 증거도 있다. “수압파쇄 기술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이제는 그런 사실을 인정한다”고 프롤리히는 말했다. “그렇게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지 약 5년 됐다.”



오클라호마 지질조사국의 지질학자 오스틴 홀런드가 사무실에서 지진 활동을 표시한 지도를 붙이고 있다.

오클라호마 지질조사국의 지질학자 오스틴 홀런드가 사무실에서 지진 활동을 표시한 지도를 붙이고 있다.

지진학계는 단지 대규모 저수지에 물을 채움으로써 인간이 지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수십 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 물 무게에 따른 지각구조 응력의 갑작스러운 변화로 단층이 어긋나게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1967년 인도 뭄바이 남쪽 약 160㎞에 위치한 코이나 저수지에 물이 채워지면서 지진이 발생해 인근 마을이 붕괴된 것으로 알려졌다(200명이 사망하고 5000명 이상이 집을 잃었다). 과학자들은 2008년 중국 쓰촨성을 강타해 6만9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규모 7.9의 지진도 그 얼마 전 완공된 쯔핑푸 댐 때문에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지진도 파괴력이 엄청날 수 있지만 액체 주입정과 관련된 지진은 비교적 규모가 작고 피해가 거의 없는 경향을 보인다. 주로 규모 3 이하의 지진으로 진원지에서도 겨우 접시가 달가닥거리거나 벽에 걸린 사진 액자가 좌우로 약간 흔들리는 정도가 대부분 이다. 그러나 2011년 오클라호마에선 액체 주입정이 일으킨 지진이 규모 5.7을 기록했다. 오클라호마주 역사에서 가장 강한 지진으로 주택 13채가 파괴되고 2명이 부상했다. 같은 해 아칸소주에서도 수천 건의 작은 지진과 함께 규모 4.7의 지진이 발생해 액체 주입정 사용이 잠정 중단됐다. 그후 지진의 빈도가 줄었지만 중단 조치는 지금도 유효하다.

미 지질조사국(USGS)의 지진학자 수전 허프는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지진에 과민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런 지진이 수없이 발생했지만 피해를 가져온 것은 극소수라는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그런 지진의 규모가 얼마나 클지, 그 한계가 어느 정도인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작은 지진이라도 특정 장소에서 발생하면 상당한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건축설계 기준이 느슨한 인구 밀집 지역 같은 곳이 대표적이다. 1986년 엘살바도르의 수도 산살바도르에서는 규모 5.7의 지진(오클라호마의 2011년 지진과 같은 규모)으로 무려 1500명이나 사망했다.

수전 허프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답을 원한다. 사람들은 지진이 일어날지 알고 싶어하지만 우린 그 답을 줄 수 없다. 그런 지진과 관련된 위험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게 현재 우리의 실정이다.”

인간은 오랫동안 많은 양의 액체(폐수)를 지하에 주입했다. 과학자들은 그런 과정이 지질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잘 모른다. 그런 과정이 지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증거의 첫 기미는 1960년대에 나타났다. 당시 콜로라도주에서 발생한 수천 건의 지진이 미국 정부의 로키 마운틴 아스널과 관련이 있다고 추정됐다. 미 육군이 사린 신경가스를 제조하는 화학무기 공장이었다.

1962년 3월 미 육군은 그 공장에서 나오는 폐수를 3.7㎞ 길이의 주입정을 통해 지하로 흘려보내기 시작했다. 한 달 뒤 그 공장 동북쪽의 덴버 지역에서 작은 지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1962년 12월 말까지 소규모 지진이 190건 기록됐지만 지진에 특별히 취약한 지역이 아닌 데 특이하다는 점만 지적됐을 뿐 거의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 다음 1963년 1월부터 1967년 8월까지 그 지역에서 지진 1300건이 발생했다. USGS에 따르면 그중 세 건은 건물을 파손할 정도로 강했다. 한번은 지진으로 볼더 지역의 학교들이 일시 폐쇄됐고, 주의사당 천장의 조명 기구가 떨어질 위험 때문에 의원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미 육군은 그 폐수 주입정을 1966년 폐쇄했다. “액체 주입이 지진을 일으킬 가능성 때문”이었다고 당국은 밝혔다.

그런데도 인위적인 지진에 관한 연구는 드물었다. 그러나 지금 새로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여러 주가 답을 요구하면서 그 분야의 연구도 크게 늘었다. 프롤리히는 이렇게 말했다. “예전에는 인위적인 지진에 관한 논문이 가끔 한 편씩 나왔다. 지금은 매달 스물댓 편이 발표된다.


인간이 지진에 영향을 주는 건 분명하다. 다만 영향이 얼마나 큰지가 의문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수압파쇄에 사용되는 액체 주입으로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몇 년 전만 해도 수압파쇄에 사용되는 액체 주입으로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은 한 지역에 적용되는 원칙이 다른 지역에는 적용되지 않는 그런 상태다. 그런 지진의 원인이 무엇인지 우린 완전히 알지 못한다. 한 주입정 부근에선 지진이 발생하지만 다른 주입정 부근에선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진학자들이 이런 지진을 이해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그 배후에 인간이 있을지 모른다는 점을 대중과 에너지 업계에 납득시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허프는 이런현상을 기후변화와 관련된 논란에 견준다. “기후변화가 이제 과학계에선 별 반대가 없을 정도로 인정되는 수준에 이르렀지만 우리 사회에는 기후변화가 진짜라고 믿지 않는 사람이 아직 많다. 지진과 관련해선 불확실성이 그보다 더 크다. 우리가 불완전한 지식으로 이런 현상을 설명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오클라호마주 최대 석유액체 생산기업 중 하나인 컨티넨털 리소스의 지질학 담당 부사장 글렌 브라운은 인위적인 지진설을 전혀 믿지 않는다. 그는 뉴스위크 자매 매체 IB타임스에 이렇게 말했다. “지금 오클라호마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아주 피해가 적은 소규모의 자연적인 지진들이다. 솔직히 말해 사람들은 지금 그 지진들을 두고 현상을 지나치게 과장하고 있다.” 에너지 회사들과 주의원들은 과장이니 공상이니 하면서 인위적 지진이라는 개념을 일축한다.

그러나 브라운과 무어 같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지금 땅이 우르릉거리고 있고 인간의 활동이 그 큰 이유 중 하나임은 부인할 수 없다. “인간이 지진에 영향을 주고 있는 건 분명하다”고 허프가 말했다. “단지 그 영향이 얼마나 큰지가 의문이다.” 미국의 수압파쇄 붐이 전례 없이 높은 수준에 도달하면서 그 부작용을 이해하려는 과학도 그 수준을 따라잡으려고 안간힘이다. “지금 우리는 과거에 한 적이 없는 실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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