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시장 훈풍에 분양권 시장도 들썩 - 수천만원 웃돈에 대기 수요까지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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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시장 훈풍에 분양권 시장도 들썩 - 수천만원 웃돈에 대기 수요까지

분양 시장 훈풍에 분양권 시장도 들썩 - 수천만원 웃돈에 대기 수요까지

▎위례신도시에 들어서는 ‘위례 아트리버 푸르지오’의 견본주택.

▎위례신도시에 들어서는 ‘위례 아트리버 푸르지오’의 견본주택.

#1. 최근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광교’ 아파트 견본주택 앞. 중개업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견본주택 내방객들을 상대로 명함을 건네고, 이름과 전화번호를 메모하느라 분주하다. 높은 가격에 분양권을 팔아 줄 테니 연락을 달라는 것이다. 이들이 제시한 웃돈(프리미엄)은 2000만~3000만원선. 한 중개업자는 “매수세가 적지 않은 만큼 물량(분양권)을 확보하면 바로 매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2.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에 사는 정모(46)씨는 올해 세 번이나 주택청약 고배를 마셨다. 15년 간 아꼈던 청약통장을 꺼내 위례신도시 아파트에 청약했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올 2월 위례 엠코타운 센트로엘에 도전했지만 평균 12대 1의 경쟁을 뚫지 못했다. 이후 위례자이, 위례 중앙 푸르지오에 잇따라 넣었지만 경쟁은 더 치열했다. 이들 단지는 각각 평균 139대 1, 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씨는 “갈수록 경쟁률이 높아지는데다,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웃돈을 좀 주고 아파트 분양권을 사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파트 분양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분양권에 대해 주택 수요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분양권은 아파트가 완공되기 전 권리관계를 말한다. 입주(등기) 전에 분양 계약서를 거래하는 것이다.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경쟁이 치열해지자 웃돈을 주더라도 분양권을 사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 하반기(7~10월) 전국에서 거래된 분양권은 11만7764건으로, 조사가 시작된 2006년 1월 이후 가장 활발하다.

분양권 거래는 실수요자에게 꽤 매력적이다. 인기 지역 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면 수십대 1의 치열한 청약 경쟁을 뚫어야 한다. 하지만 굳이 청약할 필요 없이 인기 지역 분양권 매물을 값싸게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시장에 나온 매물만 있으면 원하는 층·향·동을 골라 살 수 있다.

정부가 9·1 부동산 대책을 통해 앞으로 대규모 신도시·택지지구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분양권 거래 급증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내년 3월 서울·수도권 1순위 주택청약 자격이 통장 가입 후 2년에서 1년으로 줄어들면 청약 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보여 분양권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KB국민은행 임채우 부동산전문위원은 “청약자격이 완화된 만큼 인기 지역 청약 경쟁이 더 세질 수 있어 새 아파트에 관심이 있다면 내년 3월 전에 움직이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 3월까지 위례신도시, 서울 세곡2지구, 화성 동탄2신도시, 세종시 등 청약 열기가 뜨거운 지역에서 전매제한이 자유로워지는 단지가 속속 나온다. 관련 업계와 조인스랜드부동산에 따르면 12월에서 내년 3월까지 전국에서 2만 2700가구의 아파트 분양권이 전매 제한이 풀린다. 인기 지역 단지엔 대부분 웃돈이 붙어 있다.

분양권 시장이 가장 뜨거운 곳은 서울 위례신도시다. 평균 3000만~9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있다. 일부 테라스하우스(아래층 지붕을 마당처럼 쓸 수 있게 만든 집)는 웃돈 호가가 2억원이 넘는다. 지난 7월 전매제한이 풀린 래미안 위례는 분양가에 7000만~1억원 정도 더 줘야 살 수 있다. 101㎡형(이하 전용면적)은 분양가(6억8000만원)보다 9000만원 비싼 7억7000만원에 거래된다. 위례 힐스테이트 110㎡형도 분양가(7억3200만원)보다 6000만원 올랐다. 화성 동탄2신도시도 전용 85㎡ 이하 중소형은 4000만~5000만원 정도 웃돈을 얹어줘야 한다. 84㎡형이 5000만원 올라 3억8000만원에 나온다.
 분양권 거래량 2006년 이후 최다
새해에 첫 입주가 시작되는 화성시 동탄2신도시 분양권에도 적잖은 웃돈이 붙었다. 우남퍼스트빌·더샵 센트럴시티 등 신도시 시범단지 안에 있는 역세권 아파트는 분양가보다 최고 8000만원은 더 줘야 한다. 84㎡형이 3억9000만~4억2000만원선을 호가한다. 시범단지 인근에 있는 센트럴자이·모아미래도 등은 2000만~4000만원의 웃돈이 형성돼 있다. 화성시 반송동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인근 삼성반도체 종사자나 화성·수원·평택 거주자는 물론 서울 강남권 투자자들의 문의도 많다”고 전했다.

지방 분양권 시장도 뜨겁다. 특히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분양권 전매제한 기준이 느슨해 수요자들의 관심이 크다. 공공택지 아파트는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1년 간 전매가 제한되지만, 민간택지에서 분양된 아파트는 계약과 동시에 사고 팔 수 있다. 지난 2008년 9월 전매제한이 폐지됐기 때문이다.

수요가 늘면서 분양권엔 적지 않은 웃돈이 붙었다. 부산에서 최근 인기를 끈 분양 단지 대부분 2000만원 이상 웃돈이 형성됐다. 래미안 장전(1938가구), 대연 롯데캐슬 레전드(3149가구), e편한세상 광안비치(396가구) 등이다. 지난 10월 분양된 래미안 장전에 웃돈이 가장 많이 붙었다. 평균 웃돈이 5000만원 정도다. 장전동 M공인 관계자는 “단지나 타입별로 차이가 있지만 조망권이 좋은 로열층에는 6000만~7000만원 정도 더 얹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e편한세상 광안비치 분양권에도 평균 2000만원 안팎 웃돈이 붙은 상태다.

대구 지역에서 올해 인기를 끌었던 단지들도 평균 1000만~4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있다. 대구 수성구에서 분양된 범어동 브라운스톤 범어와 대구 범어라온프라이빗 분양권에는 5000만원 안팎의 웃돈이 붙었다. 북구 칠성동에 선보인 오페라 삼정그린코아더 베스트도 평균 4000만~5000만원을 더 줘야 한다. 지방에서도 추가로 전매제한이 풀리는 공공택지 물량이 적지 않다. 특히 대구 지역 물량이 많다. 대구 율하지구 롯데캐슬 탑클래스와 대구테크노폴리스 호반베르디움, 경남 양산시 양우내안애2차 등이다.

전문가들은 “분양권은 청약통장이 없어도 되고 층·향·동을 골라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수요자들이 많이 찾는다”며 “다만 인기 단지라 해도 높은 웃돈을 주고 사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분양권 웃돈은 정확한 시세가 없어 분양권을 살 때는 중개업소 여러 곳에 문의하는 게 좋다. 웃돈이 지나치게 높다면 거품일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 앞으로 새 아파트 공급 물량이 많이 남은 곳에선 웃돈이 내릴 수 있다. 위례신도시에선 하반기 신규 분양이 늘어나면서 상반기보다 웃돈이 2000만~3000만원 정도 빠졌다. 정확한 전매 해제 시기도 확인해야 한다. 전매가 풀리지 않은 물량은 거래하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세금을 아끼기 위한 ‘다운 거래’도 피해야 한다. 엄연한 불법인 데다 적발되면 벌금 등 처벌 받는다.
 건설 업체 통해 분양 계약자 여부 확인해야
분양권은 등기가 없는 상태에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반드시 건설 업체를 통해 분양 계약자가 맞는지 확인해야 하고 계약자 본인과 거래해야 한다. 중개수수료도 잘 따져봐야 한다. 분양권 거래 중개수수료는 전체 분양가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게 아니라 웃돈 등 실제 거래 금액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수수료를 구하는 공식은 거래금액(계약금+중도금+웃돈)×수수료율이다. 일반적인 주택 거래와는 방식이 다른 셈이다.

신한PB 이남수 PB팀장은 “전매제한에서 풀린 분양권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 웃돈이 붙은 단지라도 일시적으로 웃돈이 하락할 수 있다”며 “실수요자라면 조금이라도 낮은 웃돈을 주고 원하는 물량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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