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장기투자다 배당주에 쏠리는 관심

한국도 최근 해외 자본과 대기업과의 의견 충돌이 있었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지난 6월 4일 삼성물산 지분 7.12% 보유 사실을 공개했다. 그리고는 오는 9월 예정이었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반대한 것. 재계는 발칵 뒤집혔다. 엘리엇은 주주가치 제고를 이유로 여러 가지를 요구할 태세다.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실제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에 기여하는지는 아직 논란이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일본 화낙이 배당 확대를 대안으로 꺼내든 것처럼 한국 기업들도 엘리엇처럼 주주친화정책을 요구받게 될 경우 배당 확대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공격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와 함께 주주친화정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당주 투자에 대한 매력이 높아진 배경에는 국내의 경제 환경도 한몫한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기준금리 1.5%라는 초저금리시대에 돌입하게 됐다. 시장에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배당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배당주는 시세차익과 더불어 배당이익까지 챙기는 ‘1석2조’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않아도 지난해부터 정부는 배당확대 정책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상태다. 기업소득 환류세제, 배당소득 증대세제를 내놓은 것.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일정 기간 내 투자·임금·배당 등으로 사용하지 않는 기업의 유보 이익에 대해 추가로 과세하는 법안으로 기업들의 배당 증대를 유도하겠다는 의도였다. 배당 소득 증대세제(분리과세)는 배당에 대한 원천세율(현행 14%)을 올해부터 9%(주주별 차등화)까지 낮추는 제도다. 배당소득에 대한 세 부담이 줄면 배당주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정부의 계산에서 나왔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기업들도 올해 본격적인 배당 확대에 나서는 분위기다. 현재 유가증권 시장에서 배당 공시 법인은 355개로 지난해보다 6개 늘었다. 특히 배당금 총액이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증가하면서 13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코스닥시장 배당금 총액도 40% 가까이 올랐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배당금을 가장 크게 늘린 기업은 삼성증권으로 전년보다 536.8%나 급증했다. 현대산업개발(500%), 한국전력공사·엔씨소프트(472%), 유나이티드(319%) 등이 그 뒤를 따랐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코오롱생명과학(1168%)이 지난해 대비 배당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배당을 결정한 유가증권 상장사 319곳 가운데 150개 회사가, 코스닥 상장사 298곳 중 161개 회사가 배당금 규모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배당에 나선 상장사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자연스러워지는 배당 확대

이 지수들의 올해 수익률이 유가증권시장 전체 수익률을 웃돌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배당성장 지수는 올해 들어 20.17%(6월 17일 기준) 올랐다. 코스피 고배당 50지수(12.69%), KRX 고배당 50지수(9.11%), 코스피 우선주 지수(8.2%) 등 다른 3개 지수도 8%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은 5.62%였다. 특히 지난 6월 12일에는 신배당지수에 새로운 종목이 편입돼 관심이 쏠렸다. 코스피 배당 성장 전체 50종목 중 8개 종목, KRX 고배당 50종목 중 20개 종목이 각각 교체된 것. 코스피도 고배당 50종목 중 18개 종목이 변경됐다. 코스피 배당성장 50지수에 새로 포함된 종목은 아모레G·아모레퍼시픽·고려제강·삼진제약 등이다.
더불어 주요 기업들의 중간배당 계획 발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주가가 급락한 현대자동차가 사상 첫 중간배당 실시 계획을 밝혔다. 중간배당을 수취할 권리주주를 확정하기 위해 7월 1일부터 15일까지 주주명부를 폐쇄한다. 수년째 중간배당을 꾸준히 해온 삼성전자를 비롯해 S-Oil·포스코·한국쉘석유 등도 중간배당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처럼 중간배당에 나서는 기업들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의 장려 정책과 더불어 ‘가격제한폭 확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탓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배당 관련 종목이 주목받고 있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해 “기업이 일단 한 번 늘린 배당을 줄이기는 어려우므로 이번에 배당을 늘린 기업이라면 향후 이익을 늘리는 데 자신이 있다는 뜻”이라며 “실제도 배당을 늘린 기업이 배당을 유지하거나 줄인 기업보다 다음 해 이익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배당주에 쏠리는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 커질 전망이다.
- 김영문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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