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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학자도 풀지 못한 5가지 의문

기후학자도 풀지 못한 5가지 의문

인위적인 기후변화의 존재, 원인, 대략적인 범위에 관해 진짜 기후학자 중 반수 이상이 동의하지만 기후과학의 모든 의문이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다.
파리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등에 맞서 반대파들이 어깃장을 놓을 때 흔히 꺼내 드는 상투적이고 고리타분한 주장이 몇 가지 있다. 특히 “기후과학은 정립되지 않았다”가 그들의 단골 메뉴다. 아직도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들이 지구온난화에 조치를 취하지 않는 변명으로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스토리다.

그런 점에서 인위적인 기후변화의 존재, 원인, 그리고 대략적인 범위에 관해 실제로 의견을 같이 하는 진짜 기후학자가 반수를 훨씬 넘는다는 사실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반대론자들의 그런 상투적인 주장은 잠잠해졌나 싶으면 다시 고개 들기를 반복해 왔다. 이번에는 영원히 잠재워야 한다.

그렇다고 기후과학의 모든 의문이 완전히 해결됐다는 뜻은 아니다.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리고 과학자는 속성상 회의주의자들이기 때문에 아직도 많은 논쟁을 벌인다. 다음은 과학자들 사이에 분명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킬 5가지 이슈다.
 1. 구름이 기후변화를 악화시킬까?
구름은 불규칙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까다롭다. 따라서 모델화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기후환경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 (낮에는) 기온을 떨어뜨리고 (밤에는) 높인다. 게다가 그런 영향은 구름의 유형, 고도, 지역 또는 시기에 따라 달라진다.

설상가상으로 우리가 정말로 알고자 하는 문제는 그 순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만이 아니다. 기후변화에 따라 구름이 어떻게 변할지도 알아야 한다. 이른바 피드백 효과다. 현재로선 그 영향이 상당히 작지만 플러스라는 정도까지만 추정이 가능하다. 이는 기후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든 구름이 그것을 증폭시킨다는 의미다. 그에 따라 전체 기후 시스템이 인위적인 간섭에 더 민감해진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정말로 더 많이 파악하고 싶은 주제다. 그리고 구름은 수십 년 전부터 기후과학의 불확실성 리스트에서 정상을 지켜 왔다.
 2. 해수면은 얼마나 빨리 상승할까?
우리는 바다가 따뜻해지면 보통의 열팽창(thermal expansion)만으로도 해수위가 상승하리라 예상한다. 거기까지는 쉬운 문제다. 그리고 상승이 그리 크거나 아주 빠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대륙빙하(ice sheets)가 녹으면서 궁극적으로 해수면도 갈수록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점이다(바다의 얼음은 물에 뜨기 때문에 녹는다 해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아르키메데스가 목욕 중 깨달았듯이 말이다).

흥미롭게도 우리는 대륙빙하 안에 얼마나 많은 물이 갇혀 있는지 그리고 그중 태반이 녹을 경우 해수면이 10m는 넘을 수 있다는 사실은 안다. 하지만 우리가 전혀 모르는 문제도 있다. 해수면 상승이 얼마나 빨리 일어날 것이냐는 점이다. 한 세기 동안 수㎝ 상승할지 아니면 수m 상승할지는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그 사이 어느 수준이 될지는 우리도 모른다.
 3. 흙 속의 탄소에 관해 걱정해야 할까?
생물학적 탄소순환(carbon cycle, 자연계 내에서 탄소화합물의 순환)은 기후 피드백 효과의 또 다른 사례다. 기온이 상승하든 하락하든 탄소순환 과정도 그 영향을 받는다. 식물들은 광합성 작용을 하면서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그리고 호흡하거나 죽을 때 다시 배출한다. 이 같은 작용은 육지와 바다에서 모두 똑같다. 두 환경에서의 호흡은 기온의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졌지만 우리가 모르는 부분이 적지 않다.

땅과 바다에는 탄소가 상당히 많이 저장돼 있다. 따라서 온난화로 인해 우리 생각보다 더 빨리 배출될 경우 우리의 예상이 빗나간다. 영구동토층에 갇혀 있는 메탄이 특히 걱정거리다. 하지만 현재로선 아주 서서히 배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가 궁극적으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정확한 수치는 아직 유동적이다.
 4. 바다가 이산화탄소를 계속 흡수할까?
지구온난화로 늘어난 열기를 대부분 바다가 흡수한다고 알려졌다. 그리고 그것을 유발한 추가적인 이산화탄소도 상당부분 바다가 흡수한다. 그러나 그 과정이 상당히 느리게 진행되는 편이다. 바다가 아주 깊고 열기와 이산화탄소 모두 수면 아래로 침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컨베이어’ 해류가 지구 전체를 순환하면서 표층수와 심해 사이에서 열기와 이산화탄소와 뒤섞이도록 지원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변화가 심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있다.

기후변화가 장차 편차를 더 많이 유발할까? 그렇다면 얼마나 될까? 아직 확실히 알려진 바 없다. 그것을 모델로 만들기에는 관측된 데이터가 너무 적기 때문이다. 기존 모델들의 결론도 제각각이다. 영화 ‘투모로우’에서처럼 어느 한순간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기보다는 아마도 점진적 둔화를 보게 될 듯하다. 하지만 아직 확실히 모른다.
 5. 이 모든 변화에서 우리 책임은?
인간의 활동과 자연이 각각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뛰어난 통계분포 조사를 통해 관련성이 있을지 모르는 다양한 과정의 ‘지문’들이 분석됐다. 그리고 지금은 분명하게 인간의 영향이 ‘대부분’이라는 답이 제시됐다. 그것은 우리가 조치를 취하기에 충분한 근거다. 그리고 더 정확한 답을 얻어도 결과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더 정확히 알면 좋겠지만 말이다.

이들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예측에 불확실성을 주는 요인들이다. 이 모든 과정들은 오늘날 기후 모델에 포함된다. 모델을 더 정밀하게 만들면 어떻게든 추정이 약간 변경될 수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스토리가 바뀔 가능성은 극히 적다.

또 다른 큰 미지수는 물론 우리 인간들의 행태다. 우리들이 어쨌든 계속 화석연료를 태울까, 아니면 그 버릇을 끊는 데 실제로 성공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으로 전환할까? 하지만 그것은 사회적인 문제이지 과학적 숙제는 아니다.

- JOHN SHEPHERD NEWSWEEK 기자 / 번역 차진우



[ 필자 존 셰퍼드는 사우스햄튼대학 지구구조학과 교수 연구원이다. 이 기사는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
 [박스기사] “바다 없으면 생명도 없다”
지난 3세기 동안 지구의 고래 개체수가 90%나 감소했다.


우리가 호흡하는 산소의 대부분을 만들어내는 바다의 오염 문제는 파리 기후변화 회의 의제에서 빠져실비아 얼은 고래 분변을 오랫동안 뚫어지게 들여다보라고 한다. 더 구체적으로 매일 방대한 황색 물기둥으로 배출되는 말 그대로 똥의 쓰나미 말이다. 생명의 풍부한 다양성이 바다의 건강과 복원력에 얼마나 필수적인지를 보여주는 더 없이 좋은 시각 교재다. 그런 바다야말로 우리 인간이 지구로부터 지속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열쇠라고 해양학자이자 미국 지리학회 상임 연구원인 얼은 주장한다.

바다는 맹그로브숲, 해초밭, 그리고 무엇보다도 식물성 플랑크톤 등 다양한 식생의 요람이다. 육지의 숲과 마찬가지로 바다 식물도 광합성 작용을 한다. 그런 작용을 통해 탄소를 격리하는 역할도 한다. 식물이 그런 역할을 하려면 바다의 다른 생물이 제공하는 영양분을 필요로 한다. 영양분은 주로 부패하는 사체와 배설물에서 얻는다. 지난 3세기 동안 고래 개체 수(그리고 그들이 제공하는 영양분)가 무려 90%나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고래는 하나의 예에 불과하다. 우리는 오염, 어류 남획, 산성화 그리고 온난화를 통해 갈수록 바다를 생명체가 살아남기 힘든 곳으로 만든다(온난화는 또한 심해의 얼음을 녹여 그 안에 갇혀 있던 메탄을 대기 속으로 배출한다고 그녀는 지적한다). 그럴수록 바다의 대기 조절 능력은 더 떨어진다.

바다는 지구의 71%를 덮고 있다. 지구의 물 중 97%를 저장하고, 우리가 호흡하는 산소의 50~70%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바다를 보호·보전하고 정화하는 문제는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공식 안건으로는 하나도 오르지 않았다. 그것은 “방 안의 커다란 코끼리(the big blue elephant in the room, 모두가 인식하고 있지만 모른 척하는 중대한 문제)”라고 얼 연구원은 말한다. 바다가 필수임을 모두가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2000년 미국 의회도서관이 ‘살아 있는 전설’로 명명한 얼 연구원을 당혹스럽게 하는 문제다.

해양 보호의 1인자인 그녀가 파리 회의에 참석했다. “기후와 날씨를 바꾸고, 지구환경의 화학적 구성을 이루고, 지구 기온의 최고 조절기구”인 바다를 외면할 경우 이 같은 회의도 무용지물이 되리라는 점을 세계 지도자들에게 주지시키려는 취지다. “바다가 없으면 생명도 없다. 바다가 없으면 우리도 없다.”

문제는 바다가 사실상 ‘우리의 생명 유지 시스템(life support system)’이라는 사실을 외면하는 경향이라고 얼 연구원은 말한다. 대신 우리는 바다를 주로 여가활동 장소, 운송과 대규모 저인망 어획(‘삼림벌채와 같은 해양 생물의 절멸’) 수단 그리고 석유·가스·광물 같은 자원의 매장지로 간주한다. 이 마지막 항목은 중요한 문제다. 해양자원 수요와 산업개발 기법의 발전은 “해양 시스템을 붕괴의 벼랑으로 이끄는” 쌍두마차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해양 위원회(Global Oceans Commission)는 그렇게 지적하며 어류 남획과 “지금은 전체 석유 중 3분의 1을 해저에서 뽑아 올린다”는 두 가지 증거를 든다.

한 가지 직접적인 해결책은 석유·가스 산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중단하고 대신 그 돈을 신재생 에너지 특히 태양광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얼 연구원은 말한다. 그녀는 ‘희망 구역(hope spots)’이라는 아이디어도 내놓았다. 미국 정부는 국립공원을 비롯한 육상 생물 서식지를 보호하듯이 1972년부터 미국 해양 보호구역(National Marine Sanctuaries)을 지정해 바다를 보호해 왔다. 그러나 “전 세계 바다 중 유해 요인으로부터 보호 받는 비율은 2%에 지나지 않는다”고 얼 연구원은 말한다. 그녀는 주거지 인근의 해양보호구역 운동을 펼치는 커뮤니티의 범세계적인 네트워크 창설을 이끌고 있다. 2020년까지 전체 바다의 정확히 20%를 이 같은 방법으로 보호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COP21의 다른 참석자들도 얼 연구원과 같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 문제는 참가국 정부가 협의한 합의문에선 완전히 빠졌다. 하지만 과학자, 전직 정부 관리, 비정부 기구 그리고 유네스코 같은 유엔 자매기구까지 이번 회의의 참가자들은 파리 회의에서 물과 바다 문제에 각각 배정된 이틀 동안 그 중요성을 알리려 애썼다. 그들은 총회와 기자회견, 그리고 각종 활동을 주최하면서 저소득 국가의 물 보호를 경제적으로 지원할 책임이 부국들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것은 시작일 뿐이며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얼 연구원은 말한다. 그리고 “서둘러야 한다”고 경고한다.

- ANTONIA JUHAS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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