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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아파트 평면] 중정형 테라스에 6베이도 등장

[진화하는 아파트 평면] 중정형 테라스에 6베이도 등장

▎경기도 광주에 분양 중인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의 오픈형 테라스. 외부에 돌출돼 햇볕이 잘 들고 조망을 즐길 수 있다. / 사진:중앙포토

▎경기도 광주에 분양 중인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의 오픈형 테라스. 외부에 돌출돼 햇볕이 잘 들고 조망을 즐길 수 있다. / 사진:중앙포토

더 넓게·밝게, 내 마음대로. 새 아파트 공간 혁신 바람이 거세다. 지난해 뜨거웠던 분양시장 분위기가 아직은 괜찮아 분양이 잘 되는 편인데도 주택건설업체들은 평면을 중심으로 상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폭풍 분양’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 등으로 분양시장을 찾는 수요자들의 발길이 줄고 있는데다, 새 아파트를 고르는 소비자들이 깐깐해졌기 때문이다.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뒤 되팔아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투자 수요보다 실제 거주를 원하는 실수요가 분양시장 수요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영향도 크다. 투자 수요는 입지 여건, 브랜드, 분양가를 주로 보고 집 내부는 크게 따지지 않는다. 이와 달리 실수요자는 자신이 살기에 적합해야 하기 때문에 내부 공간을 꼼꼼히 체크한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분양시장이 실수요로 재편되면서 ‘성능’을 따지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집 바깥으로 튀어나온 ‘오픈형’ 테라스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원시티 중정형 테라스. 아파트 안으로 파고든 2층 높이의 탁 트인 공간이다.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원시티 중정형 테라스. 아파트 안으로 파고든 2층 높이의 탁 트인 공간이다.

요즘 분양시장 청약경쟁률을 보면 주택수요자의 ‘니즈’를 알 수 있다. 청약경쟁률이 높다는 말은 그만큼 수요자가 많이 찾는다는 뜻이다. ‘테라스’라는 말이 들어간 아파트의 청약 대박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가화건설이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업체가 부산시 정관신도시에 3월 분양한 가화만사성 더테라스 2차는 1순위 평균 45.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그동안 분양물량이 많았고 인기 지역에 속하지 않는 경기도 광주시에 3월 나온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도 2.3대 1의 경쟁률로 선방했다.

아예 아파트 이름에 ‘테라스’가 들어간 단지는 지난해 선보이기 시작해 현재까지 전국에서 14개 단지 4864가구가 나왔다. 분양시장의 ‘핫 아이템’으로 떠오른 테라스는 거실·방 등 아파트 내부 전용면적 바깥의 외부 공간이다. 발코니와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 다르다. 간단히 나누면 발코니는 지붕이 있고 벽으로 둘러싸인 모양인데 비해 테라스는 지붕이 없이 트인 공간이다. 둘 다 단지 건립 규모 등에 영향을 미치는 전용면적이나 공급면적에 포함되지 않는 서비스면적이다. 테라스는 크기 제한이 없지만 발코니는 폭이 1.5m가 넘으면 초과 면적이 전용면적으로 산정된다.

테라스는 ‘덤’으로 주어지는 공간이어서 같은 전용면적의 다른 집보다 그만큼 더 넓게 집을 쓸 수 있다. 단독주택 마당처럼 활용할 수 있어 단독주택 분위기도 나서 인기가 높다. 하지만 그동안은 공급이 제한적이었다. 꼭대기층 고급 주택인 펜트하우스에서나 설치가 가능했다. 테라스를 만들려면 땅이나 아래층 지붕을 활용해야 해서다. 고층 아파트에선 전 가구에 만들기 어렵고 4층짜리 연립주택 정도만 모든 가구에 갖출 수 있었다. 옆에서 보면 계단식으로 층을 올리면서 위층과 겹치지 않는 아래층 지붕이 테라스로 쓰인다. 최근 4층짜리 연립주택이 테라스를 적용해 ‘테라스 하우스’로 홍보하는 것도 이래서 가능한 것이다.

테라스가 다른 층으로 확산되며 일반화하고 있다. 중간층에 테라스를 넣는 기술 개발이 잇따르면서 테라스 설치가 쉬워졌다. 집 바깥으로 튀어나온 ‘오픈형’이 등장했다. 외부로 돌출돼 있어 일광욕과 조망권을 즐기기에 좋다. 대개 거실 앞에 테라스를 만든다. 롯데건설이 경기도 용인시 중동에 분양 중인 신동백 롯데캐슬 에코는 층에 따라 안방·거실·침실 등의 앞에 다양하게 테라스를 배치했다.

오픈형과 반대로 아파트 안으로 테라스가 들어가기도 한다. GS건설·포스코건설·현대건설이 4월 경기도 고양시 고양관광 문화단지 M1~M3블록에서 분양 예정인 킨텍스 원시티는 ‘스카이가든’을 설치한다. 방·거실·주방 등의 사이에 테라스를 만들어 집 중앙에 정원이 들어선 듯한 ‘중정형’ 형태다. 크기가 12㎡ 넓이로 침실 1개 정도의 면적이다. 위층 천정까지 탁 트인 2층 높이의 공간이고 층마다 테라스를 엇갈리게 들인다. 이정섭 GS건설 건축설계팀 차장은 “중정형은 외부에 노출되지 않아 사생활 침해를 걱정할 필요 없이 정원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단지에 오픈형과 중정형을 모두 적용한 아파트가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세종시에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 세종3차다. 일부 동을 아예 테라스 특화 동으로 차별화했다. 1층은 앞으로 튀어나온 전면 오픈형 테라스, 2층은 중정형, 3층은 옆으로 돌출된 옆면 오픈형 테라스를 설치한다. 이런 식으로 3개 층을 반복해 18층까지 각각 6가구씩 만든다. 이 아파트 분양대행사인 유성 정재환 본부장은 “오픈형과 중정형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주택 수요자들이 취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오픈형과 중정형은 펜트하우스나 저층 테라스보다 면적이 크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구조안전 등의 이유에서다. 오픈형이나 중정형은 대개 6~15㎡ 정도인데 저층에는 이보다 훨씬 넓은 테라스 설치가 가능하다.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는 1층에 71㎡ 크기의 테라스가 들어선다. 아파트 밖이 바로 땅이어서 공간 제약이 덜한 저층이 아무래도 큰 테라스를 만들기 쉽다. 오픈형·중정형 개발로 테라스 설치가 용이해지면서 고층 아파트인데도 전 가구를 테라스를 꾸미는 단지가 나오고 있다.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 가화만사성 더테라스 2차 등이다.

요즘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중요한 용어의 하나가 ‘베이’다. 베이는 전면의 기둥과 기둥 사이 공간을 말한다. 2베이는 전면에 방과 거실 같은 2개 공간을 배치하는 식이다. 베이가 많을수록 외부와 접하는 전면 공간이 많아 채광과 통풍이 낫다. 햇볕이 더 많이 들어 더 밝아지는 것이다. 베이가 많으면 다른 집과 겹쳐지는 면적이 줄어 공사비가 많이 든다. 업체 입장에선 수익성이 떨어지는 셈이다. 과거 정사각형 모양의 2, 3베이가 많았으나 요즘은 4베이(방 셋+거실 전면 배치)가 많다. 큰 주택형에선 가끔 5베이가 나오고 펜트하우스에서 드물게 6베이가 나왔다. 그러다 요즘엔 일반 가구에도 6베이가 나온다. 포스코건설이 경기도 평택시 소사벌지구에 분양하는 소사벌 더샵은 99㎡형의 일부를 6베이로 짓는다. 방 셋 모두와 거실 뿐 아니라 방·서재 등으로 꾸며 쓸 수 있는 알파룸과 안방 옆 드레스룸도 전면으로 뺐다. 킨텍스 원시티 일부 주택형에도 6베이가 도입됐다. 우호재 포스코건설 마케팅그룹장은 “베이가 많으면 길게 발코니를 뺄 수 있어 그만큼 발코니 면적이 넓어져 확장 면적이 커진다”고 말했다.
 평면 개발 경쟁 더욱 치열해질 듯
입주자의 취향에 따른 아파트 내부 공간의 자유로운 연출이 한결 쉬워졌다. 대림산업은 최소한의 구조벽만 남겨두고 남은 공간을 자유롭게 구획할 수 있는 신평면 ‘D.House(디 하우스)’를 개발했다. 디 하우스는 거실과 침실 사이의 구조벽을 허물어 빛이 통하는 열린 공간으로 설계됐다. 주방·화장실 등의 습식공간(Wet Zone)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원룸처럼 뚫려 있다. 꼭 필요한 뼈대인 벽 몇 군데만 남겨두고 나머지 공간은 입주민의 삶의 방식이나 필요에 따라 쉽게 분할하고 자유롭게 방을 배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롯데건설은 테마별 수납공간을 제공하는 ‘스토리지(Storage) 4.0’을 내놓았다. 스토리지 4.0은 일반적으로 2~3개의 수납공간을 제공하던 기존 설계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설계로 4개의 수납공간을 한 평면에 구현한 것이다. 이 4개의 수납공간은 현관·복도, 주방 팬트리, 드레스룸, 알파룸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 공급량이 크게 늘어난 소비자 우위의 시장에서 수요자를 잡기 위한 평면 개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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