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열풍에는 이유가 있다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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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열풍에는 이유가 있다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열풍에는 이유가 있다

전세난 속에 뉴스테이 인기가 치솟고 있다. 소득이 있지만 전세값 상승으로 목돈 마련이 어려운 30대들이 주요 수요자다. 크기도 전용면적 59~110㎡ 정도로 중산층을 겨냥한 데다 주택 품질이 좋고 주거환경이 편리하다는 점도 뉴스테이의 인기 요인이다.
▎국토교통부가 1월 뉴스테이 공급촉진지구로 지정한 과천 주암지구. 2020년까지 뉴스테이 5200가구를 포함해 주택 총 1만2000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국토교통부가 1월 뉴스테이 공급촉진지구로 지정한 과천 주암지구. 2020년까지 뉴스테이 5200가구를 포함해 주택 총 1만2000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서울 지하철 4호선 선바위역에서 나와 과천경마장 북문 쪽으로 20분여 쯤 걸어가다보면 뉴스테이(new stay,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를 알리는 표지판에 눈에 들어온다. 그 뒤로는 꽃을 재배하는 비닐 하우스 수백여 동이 펼쳐져 있다. 이곳은 국토교통부가 1월 뉴스테이 공급촉진지구로 지정한 과천 주암지구다.

경기도 과천시 갈현·문원동 등 일대 92만9080㎡의 주암지구는 2020년까지 뉴스테이 5200가구를 포함해 주택 총 1만2000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이곳은 행정구역 상 과천시지만 사실상 서울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지구 바로 앞 우면산터널을 이용하면 서초구로 이동하기 편리하다. 양재동이 코앞이어서 강남구로 다니기도 좋다.

지구 바로 앞엔 보금자리주택지구인 우면지구가 있다. 우면지구 옆에 대규모 공공택지 개발되는 셈이어서 주민들의 기대감도 크다. 우면지구 서초힐스 아파트에 사는 한 주민은 “공기도 좋고 주변에 위해시설도 없어 살기 좋은 동네”라며 “뉴스테이가 들어서면 대중교통망 같은 생활 편의를 높일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이 갖춰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부 주택정책은 ‘기승전 뉴스테이’
중산층을 위한 월세 주택인 뉴스테이. 박근혜 정부의 주거정책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기승전 뉴스테이’다. 이 같은 정책 기조는 국토교통부가 올해 초 내놓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드러난다. 행복주택이나 공공임대주택도 늘리기로 했지만 정책의 핵심은 뉴스테이 확대다.

박근혜 정부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위축하자 공공택지 등 신도시 개발을 중단했다. 주택 공급이 많아 주택시장이 살아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신도시 개발 중단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은 살아나지 않았다. 그래서 주택담보대출과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확 풀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서울 강남권(서초·강남·송파구) 등지의 재건축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였다. 재건축·재개발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중산층 전세난은 더욱 심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짜낸 묘수가 중산층용 임대주택인 뉴스테이다. 정부로서는 전세난을 완화하고 분양가 인플레도 피해갈 수 있는 일석이조 카드였던 셈이다.

이렇게 태어난 뉴스테이는 전세난 속에 인기가 치솟고 있다. 첫 뉴스테이인 ‘인천 도화 e편한세상’(인천도시공사·대림산업)은 입지와 임대료 논란을 불식시키며 지난해 성공적으로 청약을 마쳤다. 청약접수 결과 1만1258명이 신청해 평균 5.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1년간 인천에서 나온 분양한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 2.6대 1의 두 배가 넘는 기록이다.

이어 진행된 ‘수원 권선 한화 꿈에그린’(3.2대 1), ‘동탄 행복마을 푸르지오’(1.8대 1) 청약도 나름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인천도시공사와 대림산업에 따르면 도화 e편한세상의 청약 신청자 중 30대가 32%를 차지해 40대(21%), 50대(20%)를 10%포인트 이상 크게 앞섰다. 이는 뉴스테이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소득이 있지만 전세값 상승으로 목돈 마련이 어려운 30대의 수요가 충분하다는 걸 증명했기 때문이다. 크기도 전용면적 59~110㎡ 정도로 중산층을 겨냥한 데다 주택 품질이 좋고 주거환경이 편리하다는 점도 뉴스테이의 인기 요인이다. 뉴스테이는 주로 대우건설 등 대형건설사가 짓고 임대관리를 맡는다. 기존 임대주택에서 볼 수 없던 주거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임대료 상승률 연 5%로 제한은 매력적
지난해 인천시 도화동, 수원시 오목천동, 위례신도시,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분양된 뉴스테이엔 세대 내·외부 청소, 조식 제공, 반려동물 돌봄, 전기차 셰어링, 마을공동체 운영 등의 서비스가 이뤄진다.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도 뉴스테이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뉴스테이는 전세보증금으로 일부를 내고 매달 월세를 내는 보증부 월세 방식이다. 임대료는 주변 새 아파트 시세와 비슷하거나 다소 낮은 편이다. 임대료 상승률은 최근의 전셋값 상승률보다 낮은 연간 5% 이내로 제한된다. 2011년 이후 아파트 전셋 값은 전국적으로 연 평균 8%가량 상승했다.

임대기간은 전세계약 기간의 4배인 8년 이상 보장된다. 경기도 수원시 오목천동에서 한화건설이 분양한 뉴스테이는 10년이었다. 국토부 김상문 뉴스테이정책과장은 “뉴스테이는 전·월세난 걱정을 덜 수 있는 ‘안심 임대주택’”이라며 “월세가 임대차 시장의 대세로 굳어지면서 전세를 고집하던 사람도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장에서 인기를 끌자 정부는 뉴스테이를 확 늘릴 방침이다. 그래서 도입한 게 과천 주암지구와 같은 공급촉진지구다. 교통과 주거여건은 좋은 데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로 묶인 땅을 공급촉진지구로 지정해 뉴스테이를 확대하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실제로 올해 초 지정된 8곳의 공급촉진 지구는 대개 그린벨트 지역이다. 공급촉진지구로 지정되면 기존의 공공택지와 마찬가지로 인허가 절차가 간소화돼 사업성이 높아진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초 8곳을 지정한 데 이어 상반기 중으로 2차 공급촉진지구 4곳을 지정해 1·2차 공급촉진지구에서만 2만5000가구의 뉴스테이를 공급키로 했다. 1차 사업지의 경우 과천 주암지구처럼 서울 접근성이 좋거나 도심에 위치해 사업성이 꽤 좋을 것으로 내다본다. 대우건설의 한 관계자는 “주요 지구가 도심과 접해 있어 임차인 확보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급촉진지구와 함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진행하는 뉴스테이 민간 공모사업도 확대한다. 최근 9곳의 신규 사업지에 대한 공모를 진행했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2개 블록, 인천 영종지구 1개 블록 등이다. 이미 상당 부분 택지개발사업이 진행된 곳으로 기존의 임대주택용지 등을 활용한다.

LH 금융사업관리처 관계자는 “주변에 임대 수요가 풍부하고 입지 여건이 좋아 민간업체의 관심이 높다”며 “오는 3월과 6월 공모를 통해 민간사업자를 선정한 뒤 1만 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업이 멈춰 선 기존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지에서도 뉴스테이를 공급한다. 지난 1월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구역을 공모했는데 그 결과 서울 등 9개 시·도에서 총 37개 구역을 접수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뉴스테이 5만4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다. 경쟁률은 평균 6대 1. 공모한 37개 정비구역 중 서울·수도권에 위치한 구역이 22곳으로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비수도권에서는 충북·충남·대전 등 충청권 8곳, 대구·부산·울산 등 영남권 7곳이 각각 참여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참여를 요청한 정비구역이 많아 뉴스테이 공급 물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활용도가 낮은 도심의 상업건물을 재건축하는 도심형 뉴스테이도 나온다. 대표적인 곳이 하나금융지주가 문 닫은 점포에서 추진 중인 뉴스테이다. 하나금융은 서울 종로구의 옛 하나은행 신설동 지점 부지에 40㎡ 안팎 규모의 주거용 오피스텔 170실을 지은 뒤 입주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신설동 지점 부지는 첫 사업지로, 하나금융 지주는 통폐합이나 영업실적 악화로 문을 닫는 은행 지점 부지에서 뉴스테이 총 1만여 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지점 부지를 부동산투자회사(리츠)에 매각하고, 리츠는 여기에 주거용 오피스텔을 재건축해 주변보다 낮은 임대료로 월세를 놓는 형태다.

은행 지점은 상업용지여서 아파트가 들어설 수 없다. 그래서 오피스텔로 개발한다. 올해 서울 신설·청파동 지점, 인천 논현동 지점을 포함한 8개 지점의 문을 닫고 착공에 들어가 뉴스테이 3208가구를 모집한다. 내년에도 서울 종로구·동대문구를 비롯해 전국 11개 지점을 없애고 그 자리에 2516가구를 짓는다.

2018년 이후에는 41개 지점을 추가로 선정해 단계적으로 뉴스테이로 개발한다. 부지는 지난해 하나·외환은행 통합으로 같은 지역에 중복된 지점을 중심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서울 KEB하나은행 남영동 지점(옛 외환)과 큰 도로를 사이에 둔 채 마주 보고 있어 뉴스테이 부지로 선정된 청파동 지점(옛 하나)이 대표적인 예다.
 그린벨트 해제와 토지보상 문제 대두돼

뉴스테이가 새로운 주택 공급처로 떠오르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차 공급촉진지구 8곳 중 절반 정도가 그린벨트 해제지역인데, 그 면적이 공급촉진지구 전체 면적(185만7000㎡)의 97% 이상인 181만2000㎡에 이른다. 그린벨트에서 공급되는 뉴스테이는 1만2000가구로 전체 물량의 93%를 차지한다. 1000가구 이상의 임대주택을 건립할 수 있는 유휴부지가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확보할 뉴스테이 부지 대부분도 그린벨트 해제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린벨트 해제 자체만으로도 환경 파괴 논란을 불러올 수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지난 정권의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나타난 부작용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린벨트 해제에 따른 개발이익이 토지소유주가 아닌 민간 사업자나 입주자에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그린벨트로 묶여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왔던 토지 소유자의 희생이 전제되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경제정의 형평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 경기도 하남미사지구에서는 보금자리주택 개발을 이유로 보유하고 있던 땅을 강제로 수용당한 토지소유자들 반발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된 가장 큰 쟁점은 토지보상 문제다. 보통 그린벨트 해제는 토지를 강제수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때 토지보상가는 공시지가의 두 배 정도 수준에서 책정된다.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왔던 땅주인은 시세에 비해 싼 가격에 부지를 내놔야하는 구조다. 당장 1차 공급촉진지구에서 사업을 추진한 과정에서 보상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인천 일부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그린벨트 지역은 사유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1차 공급촉진지구 중 인천 계양(13만㎡)과 인천 남동(5만6000㎡), 인천 연수구(13만 8000㎡) 부지 중 95% 가량은 2014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립을 위해 인천시가 수용한 땅이어서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의왕 초평(41만9000㎡), 과천 주암(92만9000㎡), 부산 기장(14만㎡)에 그린벨트로 묶여있는 땅은 대부분 사유지다. 그린벨트 해제 예정지 181만2000㎡ 땅 중 80% 이상은 부지 보상작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싼 값에 수용한 그린벨트 해제지는 뉴스테이 사업시행자에게 조성원가(촉진지구 지정시) 수준으로 공급된다. 조성원가는 땅 매입원가와 부대비용 등을 더한 금액으로 실제 거래되는 시세에 비해 낮은 게 일반적이다. 이는 지난 정부가 보금자리주택 용지로 공급했던 그린벨트 해제지 땅값(조성원가의 110%) 보다 더 싸거나 비슷한 가격이어서 논란이 인다.

한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개발이익 일부를 환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는 설명이지만 토지 수용과정에서 땅 소유자들의 반발이 불거질 수 있다”며 “보금자리주택이 실패한 정책으로 평가받는 배경에는 아직까지 진행되고 있는 토지보상 논란이 자리 잡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보금자리주택과 같이 주택 시장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세난이 이어지고 있어 당장은 뉴스테이가 인기를 끌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론 시장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무엇보다 공급 물량이 많다. 정부는 2017년까지 총 13만여 가구의 뉴스테이 공급 부지를 확보한다는 계획인데, 이는 지난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12만 가구보다도 많다.

최근 공급과잉 우려가 나올 정도로 민간 주택 공급이 많은 상황에서 뉴스테이까지 쏟아진다면 2017~2018년께 주택시장이 대공황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 황정일 기자
 [박스기사] 실패한 ‘보금자리주택’ 재판될 수도
▎강남보금자리지구 전경 사진.

▎강남보금자리지구 전경 사진.

박근혜 정부의 핵심 주거정책이 뉴스테이라면 지난 정부의 핵심 주거정책은 ‘보금자리주택’이었다. 지난 정부는 2009년 서민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값싼 중소형(전용면적 85㎡ 이하) 공공주택을 내놓기로 했다. 이름은 ‘보금자리주택’으로 지었다. 정부는 보금자리주택을 짓기 위해 서울과 서울 인근의 위치 좋은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택지조성 공사를 시작했다.

공급 대상은 무주택이면서 월소득이 400만원 이하 가구였다. 당시 정부는 강남구 세곡동 일대 세곡지구와 서초구 우면동 일대 우면지구, 경기도 하남시 미사지구(지금의 미사강변도시), 고양시 삼송지구 등 4곳을 시범사업지로 선정했다. 사업지가 그린벨트였던 만큼 땅값이 저렴해 분양가가 싼 게 특징이었다.

특히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지구인 세곡지구와 우면지구, 이후 개발된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인 강남구 세곡2지구와 서초구 내곡지구 보금자리주택은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이어서‘로또’로 불렸다. 그러다 보니 주택청약 경쟁도 치열했다. 2009년 말 첫 사전분양 신청 땐 청약 접수 첫날(무주택 5년 이상 청약저축 납입액 1500만원 이상) 세곡지구는 3.2대 1, 우면지구는 2.4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공공주택은 청약저축 납입액 순으로 당첨자를 가리는데 세곡지구의 전용면적 84㎡형 청약 당첨 커트라인(최저 납입액)은 1754만원이나 됐다. 우면지구 84㎡형도 커트라인이 1556만원으로 꽤 높았다. 보금자리주택 사업은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당초 취지와 달리 소유권이 이전되는 분양 아파트가 40% 이상을 차지하면서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싼 값에 분양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민간 주택건설회사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장원리를 거스르는 인위적 상품 특성상 민간 주택시장을 초토화했고 대기 수요를 부추겨 주택 구매 심리를 냉각시켰다. 보금자리주택 건설실적(사업승인 기준)만 봐도 정책이 시작된 2009년 14만6000가구에 이어 2010년 16만5000가구에 달했지만 정권 후반기로 넘어간 2011년(12만6000가구) 주춤했고 2012년엔 10만1000가구에 그쳤다. 그린벨트 훼손이라는 비판 등 부작용으로 정권이 바뀌면서 보금자리주택은 2013년 용도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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