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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은 ‘부강한 광주’의 원년...광주 정책 전국에 퍼지다 [이코노 인터뷰]
- [신년 기획 인터뷰] ②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산업 재배치 이뤄져야 지역 균형 발전 가능”
AI·모빌리티·통합돌봄으로 부강한 광주에 도전
“민심 허락하면 재선에 도전할 것”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2026년은 ‘부강한 광주’의 원년이다.”
지방 소멸의 위기이자 지역의 청춘들이 모두 일자리를 찾아서 수도권으로 몰려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자체장 임기 마지막 해에 들어선 그는 2026년 일자리와 돈이 흐르는 지자체가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지역 균형 발전’ 기조 속에서 광주의 정책들은 전국 지자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지역 균형 발전’의 선두에 서고 있는 광주광역시(광주)의 정책을 전국 지자체가 도입하는 것도 있을 정도로 타 지자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3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청와대 정무수석을 거쳐 광주광역시장을 맡고 있는 강기정 시장이다. 지역 균형 발전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전략을 듣기 위해 강 시장을 찾은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코노미스트]는 2025년 12월 말 서울여의도에 있는 광주광역시 서울사무소에서 강 시장을 만났다.
정치인에서 행정가로 변신에 성공한 강 시장은 ▲인공지능(AI) 중심도시 ▲모빌리티 ▲통합돌봄 ▲복합쇼핑몰 유치 등을 주요 성과로 꼽는다. 그는 행정과 정치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시각을 경계하며 스스로를 ‘정치와 행정의 양손잡이’라 정의한다. 입법의 생리를 알고 국가 운영 메커니즘을 경험한 그에게 지방 행정은 '정책에 민심의 옷을 입히는 과정'이다.
강 시장은 공직자들에게 "행정만 하지 말고 정치 행정을 하라"고 주문한다. 행정의 틀에 갇히면 시민들의 절박함과 정무적 판단을 놓치게 된다는 경고다. 이러한 철학이 투영된 결과물이 ‘광주다움 통합돌봄’이다. 기존의 신청·심사 방식에서 벗어나, 조건이 맞으면 자동으로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1:1 맞춤형 시스템이다. 보건복지부와 행정안전부가 이를 전국 모델로 검토하게 된 배경에는 강 시장의 정무적 결단이 있었다.
Q 정치인에서 지자체장으로 변신을 했는데, 여의도 정치와 행정이 다른 점이 무엇인가.
강기정 시장(이하 강): “행정과 정치가 구분되는 순간 일이 안 된다. 나는 공직자들에게 늘 ‘정치 행정’을 주문한다. 행정만 하면 시민들의 감성과 정무를 읽지 못한다. 정치는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먼저 투입할지 결정하는 우선순위의 싸움이다. 내가 배운 것은 ‘정책에 민심의 옷을 입히는 것’이다. 어떤 정책도 민심이 동의하지 않으면 외면받는다.”
Q : ‘정치 행정’의 대표적인 결과물이 ‘광주다움 통합돌봄’이다.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국제도시혁신상 최고상과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고, 2026년에는 전국 지자체가 도입을 하게 된다. 통합돌봄 실행 과정에서 반발도 있었을 것 같은데.
강: “복지 공무원 입장에서 기존 업무에 돌봄이 더해지니 일이 1.5배로 늘어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직접 현장을 누비며 공직자로서의 보람을 느끼기 시작했고, 정책은 더욱 완성되어 갔다. 공무원이 돌봄 서비스 대상자를 찾아 1:1 맞춤형 계획을 세우는 것, 이것이 광주가 실현한 ‘돌봄 민주주의’다. 넉넉치 않은 지방재정에 매년 100억 원이 넘는 재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것 역시 쉽지 않은 정무적 판단이었다.”
AI와 모빌리티로 광주의 미래 성장판 열다
강 시장이 강조하는 부강한 광주가 가능한 데는 AI와 모빌리티 산업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변변한 대기업이 드문 광주가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것만으로도 칭찬받아 마땅하다. 글로벌 시장의 화두가 된 AI를 광주가 선점하면서 ‘AI 도시 = 광주’라는 공식을 심어준 것은 강 시장의 선구안 덕분이다.
AI 이미 2010년대 중반부터 강 시장이 관심을 가졌던 분야다. 2017년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 시절 캠프의 총괄선대위 수석본부장으로서 ‘광주 1조 프로젝트’ 설계를 한 바 있다. 당시 광주는 자동차와 가전이라는 전통적인 제조 산업에 의존하고 있었으나 성장 동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이때 강 시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AI를 광주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가전과 결합하면 광주의 성장판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를 구체화하여 광주에 'AI 집적단지 1조원 프로젝트'를 유치하는 대선 공약으로 AI와의 연을 맺었다. 단순히 공장을 유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흐르는 ‘지능형 도시’로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광주의 유일한 생존 전략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광주시장에 취임하면서 AI 정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집중했다. 아쉽게도 국가 AI 컴퓨팅센터 유치 과정에서의 실패를 했지만 대신 초저전력 국산 AI 반도체인 신경망처리장치(NPU) 실증에 집중하며 차별화된 영역을 개척했다. “정치는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먼저 투입할지 결정하는 우선순위의 싸움”이라는 지론에 따라, AI를 광주의 미래를 책임질 1순위 자산으로 선언한 결과였다. 이런 확신과 실행으로 광주는 이제 전국 지자체 중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AI 실증 도시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 이게 가능해지면서 고용과 기업 유치 실적도 성과를 내고 있다.
Q 국가 AI 컴퓨팅센터 유치에 실패했다. 아쉽지는 않나.
강: “ 아쉽지만 우리는 대신 ‘국가 NPU 컴퓨팅센터’ 예산을 확보했다. 광주는 국산 반도체 상용화를 지원하는 실증 거점으로 거듭날 것이다. 제조업 위기 속에서 AI라는 새 성장판을 연 것은 분명한 성과다. 이미 광주에는 160개가 넘는 AI 관련 기업이 들어왔고, 최근 3년 사이 640명이 넘는 인재가 새로 채용됐다. 제조업 위기 속에서 AI라는 새 성장판을 연 것은 분명한 성과입니다.”
Q 창업 생태계 지원과 규제 혁신을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강 : “자랑하고 싶은 것이다.(웃음) 2026년 광주는 AI 모빌리티 실증 도시 선포를 통해 광주 전역을 ‘규제 프리존’으로 만들 것이다. 자율주행차 200대가 광주시 외곽에서 시작해서 단계적으로 시 전체를 누비게 될 것이다. 규제 없이 마음껏 신기술을 실험하는 도시이고, 스타트업의 실증이 필요하다면 광주 전역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실험하는 도시, 창업 성공률이 높은 광주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광주는 스타트업의 도시이자, 스타트업의 서비스와 제품을 실증하는 도시가 될 것이다.”
Q 광역시임에도 그동안 유치하지 못했던 복합쇼핑몰도 착공에 들어갔다. 이것을 가능하게 한 동력이 무엇인가.
강: “소상공인들과 20번 넘게 간담회를 했다. 단순히 쇼핑몰을 짓는 게 아니라 ‘복합쇼핑몰 상생발전협의회’를 통해 로컬 매장 입점, 전통시장 연계 등 구체적인 상생안을 짰다. 광주는 이제 떠나는 도시가 아닌 ‘찾는 도시’로 변화하는 것이다. 1조2000억원이라는 현대백화점의 투자는 도시 이용 인구 3000만명 시대를 여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에너지 분권·산업 재배치 지역 균형 발전 도모해야
강 시장은 떠나는 도시가 아닌 사람이 찾아오는 도시를 만들고 있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조건”을 묻는 기자에게 “산업의 재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단언했다. 강 시장은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5개의 메가시티와 3개의 특별광역권) 체제의 취지가 현실화하기 위해서 갖춰야 할 전제 조건을 몇 가지 이야기했다.
먼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일이다. 중앙정부는 예산 지원을 전폭적으로 하고 권한은 지방으로 이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자체가 스스로 일어설 동력을 얻기 위한 조건이라는 게 강 시장의 주장이다. 광주-부산-구미를 잇는 '반도체 남부 벨트'나 광주-전남-전북을 묶는 '에너지 경제 공동체'처럼 수도권 일극 체제를 깨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공공기관을 단순히 지방으로 옮기는 수준에서 나아가 RE100(기업이 사용하는 모든 전력을 2050년까지 전량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구매 혹은 자가생산으로 조달하는 것)과 같은 미래 에너지 주권을 지자체에 부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에너지를 찾아 지방으로 내려오게 만드는 게 지역 균형 발전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Q 광주 역시 청년 인구 유출이 문제인 것으로 알고 있다.
강: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는 이유는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광주에는 18개 대학이 있는데 이를 수용할 기업이 부족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주과학기술원(GIST)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만들고, 전남대와 조선대에 5년간 2200억원을 투입해 맞춤형 인재를 키우려고 한다. 인재가 있으면 기업은 오게 되어 있다. 여기에 복합쇼핑몰과 지하철 2호선 같은 인프라를 더해 ‘정주 여건’을 완성하려고 하고 있다.”
Q 이재명 정부가 지역 균형 발전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지자체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강 : “과거 노무현 정부가 공공기관 이전으로 판을 깔았다면, 이제는 ‘에너지 분권’으로 가야 한다. RE100 특구법이 그 핵심이다. 에너지가 풍부한 호남으로 기업이 올 수밖에 없는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땅값 할인이나 세제 혜택은 기본이다. 광주도 삼성 SDS 컴퓨팅센터 투자 시 최대 1000억원의 현금 지원을 약속했다.”
2026년 6월에는 제9회 지방선거가 열린다. 청와대 정무수석과 3선 의원이라는 중량감까지 가지고 있는, 초선의 지자체장의 연임 도전이 관심을 끄는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는 얼마 전 ‘광주, 처음보다 더 극적인 두 번째 등장’이라는 책을 내고 1월 초 출판기념회도 열었다. 책 제목에 들어간 ‘두 번째’라는 단어를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강 시장의 재선 도전을 뜻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임에 도전할 생각인가”라는 질문을 했지만 여느 정치인의 화술처럼 ‘그렇다’ ‘아니다’라는 확실한 대답을 하지 않는다. 다만 “늘 도전하겠다는 나의 생각과 그 도전을 동의해주는 시민들의 생각이 맞아떨어질 때 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또한 “지난 3년 반 동안 열심히 했다. 잘한 일도 있고 아쉬운 일도 있는데 그런 것을 시민들과 우리 당에서 평가해 주는 것”이라며 “그 평가에 묵묵히 응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민선 8기 동안 광주시장을 연임한 이는 박광태 전 시장뿐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자리이고 민주당 내에서 후보도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강 시장이 지금까지 보여준 성과와 도전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연임에 도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받는 이유다.
그럼에도 그는 연임 도전에 집중하기 보다 “남은 기간 동안 해결하고 싶은 게 있다”는 말로 마지막까지 행정가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그가 풀고 싶어하는 문제로는 ‘군 공항 이전 문제’다. 2025년 12월 17일 합의서를 작성해 군 공항 이전이 가시화가 됐다. 강 시장은 “정부가 보증하고 시와 정부가 부족한 재원을 메꾸기로 하면서 불신을 해소했다”면서 “무안과의 통합 공항을 성공시켜 광주의 오랜 숙원을 풀겠다”고 자신했다.
강 시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정치는 시대의 운과 맞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운을 기다리는 대신 행동으로 성과를 만들어냈다. 광주시에서 시작된 통합돌봄은 전국에 꽃을 피웠고 기업과 사람을 광주로 끌어 모았다. 부강한 광주를 만드는 강기정의 행보는 본 궤도에 올랐다. 강 시장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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