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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돈 몰리는 미국 주식형 펀드] 일본? 유럽? 역시 팍스아메리카나

[꾸준히 돈 몰리는 미국 주식형 펀드] 일본? 유럽? 역시 팍스아메리카나

국내 39개 펀드에 7000억원 규모... 폭발적 성장 없지만 안정성·성장성 겸비
사진:중앙포토
지난해 중국 증시의 경착륙(硬着陸) 이후 세계 주식 시장에서는 ‘역시, 팍스아메리카나(Pax Americana)’라는 얘기가 잇따라 나왔다. 신흥국 시장에 비해 폭발력은 떨어지지만 여전히 미국 주식시장은 세계 투자자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6월) 기준으로 국내에서 설정된 미국 주식형 펀드는 7000억원 규모로 39개의 상품이 있다. 이 중 설정액이 500억원을 넘는 펀드는 AB미국그로스증권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 피델리티미국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 삼성미국대표주식증권자투자신탁 제1·2호(주식) 등 세 가지다. 이 가운데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AB자산운용)이 굴리고 있는 AB미국그로스펀드의 규모가 약 2300억원으로 가장 크다. 세 가지 펀드는 운용사의 철학과 운용팀의 색깔에 따라 펀드의 스타일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B미국그로스 펀드는 다른 상품과 비교했을 때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 순자산비율(PBR)과 같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지표와 이익 성장률·매출액성장률 등 각종 성장성 지표가 높다”며 “정보기술(IT)·헬스케어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라고 분석했다. 문 연구원은 “피델리티미국펀드는 중소형주 비중이 큰데 소재·산업재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있다”며 “삼성미국대표주식 펀드는 성장과 가치가 혼합돼 있는 혼합형 스타일의 펀드로 금융 업종의 주식이 다른 펀드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AB미국그로스펀드 규모가 2300억원
AB미국그로스펀드는 미국 기업의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얼라이언스번스틴 아메리칸성장형포트폴리오(American Growth Portfolio, 이하 피투자 펀드)를 주된 투자 대상으로 하는 재간접 펀드다. 피투자 펀드는 높은 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우량 대기업의 주식을 선별해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정상적인 시장 상황에서는 40~60개 기업에 투자한다. 포트폴리오 순자산의 약 70%는 운용자가 높이 평가한 25여 개 회사로 구성된다. 우선 미국 대형주에 주로 투자한다. 지속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나타내는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다. 지배적 지위, 우월한 경영능력, 매력적인 성장률을 지닌 산업에서 기업을 발굴하는데, 경기에 덜 민감한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환율 변동 위험을 축소하기 위해 환 헤지 전략도 병행한다. AB가 기업을 추리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은 ‘꾸준한 수익성’이다. 또 종목을 매입할 때 반드시 기업 경쟁력을 확인한다. 피투자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프랭크 카루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전 세계 투자자들은 유럽이나 일본 같은 다른 선진국 시장을 미국의 대안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지난 30년 간 수익률을 살펴봤을 때 복리 수익률이 미국만큼 높은 시장은 없었다”며 “AB는 이러한 수익률의 원동력이 미국 시장의 높은 장기 이익 성장률 덕택이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루소 CIO는 “이러한 성장률을 이끈 주된 원인은 미국에 가장 혁신적인 소비자 브랜드와 기술·헬스케어 기업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업종에서 장기적 성장동력으로 수혜를 누리고 있는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7월 말 기준으로 기술·헬스케어 업종이 AB 포트폴리오에서 절반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알파벳(구글 지주회사)·페이스북·비자·홈디포·애플·유나이티드헬스그룹·바이오젠·인튜이티브서지컬·CVS헬스·달러트리가 톱 10 종목이다.

피델리티미국펀드는 기업 규모가 아닌 엄격한 분석과 미래 지향적 리서치를 기반으로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시가총액 기준의 수동적 투자는 기업 규모를 기반으로 하는 투자인데, 이럴 경우 과거 수익률이 높거나 시가총액이 증가한 기업에 더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는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승자 기업들(winners)이 될 종목을 발굴하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피델리티자산운용 관계자는 “피델리티의 펀드매니저는 장기 성장 테마를 보유한 승자 기업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승자 기업은 독과점 기업, 시장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업종의 기업,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은 기업으로 가격 결정력(Pricing power)과 지속적인 현금 흐름 창출 능력을 보유하는 곳을 뜻한다. 또 종목 수 다변화를 통한 분산투자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전략도 쓴다. 장기 성장 테마를 기반으로 벤치마크에 구애받지 않는 투자 전략(unconstrained approach)도 활용한다. 피델리티는 우선 미국 전체 주식 약 2500개의 장기 추세를 찾아본다. 그런 다음 가치 사슬(밸류체인) 분석을 통해 1000개 종목을 추린다. 이 중 가격 결정력을 확보한 200~300개 기업을 뽑아낸다. 이후 60~80개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짠다. 이에 따라 모바일 기기 확산, 이머징마켓 중산층 증가, 선진국의 인구 고령화, 미국의 제조업 르네상스라는 네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현재 몰슨쿠어스·필립모리스·안호이저부시임베브·컴캐스트·제너널일렉트릭(GE)·차터커뮤니케이션스·펩시코·마스터카드·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첵크포인트 소프트웨어테크스가 톱10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경제 내수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
삼성미국대표주식펀드는 미래 수익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미국 기업에 투자해 장기간 안정적인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주요 투자 기업은 S&P500 지수에 들어 있는 업종 대표주다. 시가총액 50억 달러 이상의 우량 대형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종목별 투자 한도를 매입 가격 기준의 5% 이하로 제한한다. 시세 변동에 따른 최대 편입 비중도 종목당 10% 이하로 하고 있다. 미래 수익의 가시성이 낮지만 상승 여력이 매우 높은 전략 종목군, 미래 수익과 현금 흐름이 긍정적이지만 일시적으로 주가가 급락한 저평가 종목군, 그리고 업종별 대표 기업으로 미래 수익과 현금 흐름이 매우 높고 안정적인 핵심 투자 종목군으로 포트폴리오를 구분해 시장의 변화에 따라 투자 비중을 조절한다.

펀드의 운용은 뉴욕 현지법인에서 담당하고 있다. 체계화된 프로세스를 통한 정량적·정성적 분석을 기반으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주로 정보기술(IT)·금융·에너지·헬스케어·산업재 업종에 투자한다. 올 8월 4일 기준으로 프록터앤드갬블(P&G)·알파벳·애플·바이오젠·페이스북·월트디즈니·월마트·마일런·머크·마스터카드를 가장 많이 담고 있다. 상위 톱 10 종목이 전체 포트폴리오 비중의 30~40%를 차지한다. 1호는 환 헤지를 한 상품이고, 2호는 환 노출형 펀드다. 환헤지 상품의 경우 투자 원금에 대해 장내·외 파생상품 거래를 통해 환 위험을 회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실현 이익에 대해 주기적으로 환 헤지 비율을 조정해 최대한 환 위험을 피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 변동을 일정 범위(80~110%) 내에서 제한하는데 장내 통화선물, 선물환거래, 통화스왑 등이 헤지 수단이다. 여정환 삼성자산운용 리테일영업 본부장은 “미국 경제는 내수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기업의 이익도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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