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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의 제왕’ 스튜디오 엿보다

‘팝의 제왕’ 스튜디오 엿보다

프린스가 1983년 녹음한 미발표 음원 유작 앨범으로 나와 … 평단과 팬들은 반기지만 고인의 뜻 무시한 처사라는 비난도
▎프린스의 2007년 공연 모습. 그는 작품과 이미지를 철저하게 관리한 완벽주의자였다. / 사진:NEWSIS

▎프린스의 2007년 공연 모습. 그는 작품과 이미지를 철저하게 관리한 완벽주의자였다. / 사진:NEWSIS

“조명을 낮춰 주세요.” 1983년 24세의 프린스는 녹음 기사에게 이렇게 말한 뒤 자택 스튜디오의 피아노 앞에 앉았다. 그러고는 34분 동안 한 번도 끊지 않고 노래를 녹음했다. 그의 가수 생활 황금기를 대표하는 노래들이었다. 그는 나중에 히트곡이 된 노래의 초기 버전 3곡(‘Purple Rain’도 1분 정도 포함됐다)과 다른 가수의 노래 2곡(그중 1곡은 조니 미첼의 노래였다), 그리고 끝까지 미완성으로 남은 노래 3곡을 불렀다.

당시 프린스는 앨범 3장[‘Dirty Mind’(1980)와 ‘Controversy’(1981), ‘1999’(1982)]을 연달아 히트시킨 뒤 독보적인 스타로 떠올라 아무것도 거칠 것이 없었다. 프린스의 기록 보관 책임자 마이클 하우이는 이 녹음에 대해 “눈앞에 청중이 단 한 명도 없었지만 그에게선 마치 대형 경기장의 공연 때처럼 풍부한 감정이 뿜어져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감정을 전달하는 데 열성을 다했다.”

그날 녹음된 TDK-SA-60 카세트 테이프는 페이즐리 파크(미네소타주 챈허슨에 있는 프린스의 저택 겸 스튜디오)의 거대한 금고 안에 30년이 넘도록 보관돼 있었다(하우이는 “사실 거기엔 프린스의 미발표 음원이 담긴 수천 개의 카세트 테이프가 보관돼 있다”고 말했다). 최근 그 테이프에 담긴 노래들이 프린스의 첫 번째 유작 앨범 ‘Piano & a Microphone 1983’(이하 ‘Piano’)으로 발표됐다.그 테이프가 1983년 어느 시기에 녹음됐는지는 확실치 않다. 프린스가 앨범 ‘1999’ 홍보를 위한 2차례의 순회공연 사이 집에 머물렀던 1월이었거나 영화 ‘퍼플 레인’의 촬영을 시작하기 직전인 10월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프린스는 미네소타주 챈허슨에 살았는데 카이오와 트레일 스튜디오(페이즐리 파크는 1986년에야 지어졌다)에서 밤새 녹음하곤 했다.

▎프린스 유작 앨범 ‘Piano & a Microphone 1983’. / 사진:YOUTUBE.COM

▎프린스 유작 앨범 ‘Piano & a Microphone 1983’. / 사진:YOUTUBE.COM

‘Piano’는 사생활을 철저하게 비밀에 부쳤던 프린스의 연습과 녹음 과정을 가까이서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이 앨범에서 우리는 프린스가 당시 개인 녹음 기사였던 돈 배츠에게 지시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또 그가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발로 바닥을 두드리며 박자를 맞추는 소리도 들린다. 1987년 앨범 ‘Sign o’ the Times’에 수록된 ‘Strange Relationship’의 초기 버전도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나중에 그의 대표곡이 된 ‘Purple Rain’의 짤막한 대목도 소개된다. “내가 알기로는 이 대목이 ‘Purple Rain’의 초기 버전으로 인정 받을 만한 최초의 기록”이라고 하우이는 말했다.

‘Piano’에는 프린스가 2016년 마지막 순회공연을 포함해 많은 콘서트에서 반복해 불렀던 조니 미첼의 ‘A Case of You’도 들어 있다. 프린스의 백업 보컬리스트이자 당시 여자친구였던 질 존스는 ‘Piano’ 해설서에 ‘그는 흐리고 음산한 날 미니애폴리스를 달리던 자동차 안에서 내내 이 노래를 틀었다’고 썼다. 이 앨범에 담긴 두 번째 커버곡 ‘Mary Don’t You Weep’은 시대가 남북전쟁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파이크 리 감독은 최신작 ‘블랙클랜스맨’에 프린스가 부른 이 노래를 삽입했다.

처음 들어보는 노래 중 ‘Cold Coffee & Cocaine’에서 프린스는 제이미 스타의 목소리로 노래한다(제이미 스타는 프린스가 만들어낸 또 다른 자아로 스튜디오에서 장난을 칠 때 사용한 욕 잘하는 캐릭터다). “이 노래는 당시 모리스 데이와 그의 밴드를 위해 작곡된 듯한데 실제 앨범으로 나오진 않았다”고 하우이는 말했다.

그런데 이 테이프가 세상에 공개되는 걸 프린스가 원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는 미발표 음원과 관련해 유언이나 지침을 남기지 않았다. 우리가 아는 건 그가 자신의 작품과 이미지를 철저하게 관리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Piano’에 실린 것처럼 다듬어지지 않은 음악은 절대 발표하지 않은 완벽주의자였다.

평단과 팬들은 ‘Piano’의 발표를 몹시 반겼지만 Prince.org 포럼에서는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많은 사람이 이 유작 앨범의 발표가 프린스의 뜻을 무시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몇몇 비평가는 프린스가 사람들에게 들려주기를 원치 않았던 뭔가를 몰래 듣는 듯한 기분에 즐거우면서도 묘한 긴장감이 느껴졌다고 썼다. 하우이는 “프린스의 미발표 음원의 공개를 고려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그가 남긴 뜻”이라면서 “최고의 예술성이 드러나지 않은 것은 절대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우이는 ‘Piano’에 쏟아지는 극찬과 높은 매출(현재 아마존 최다 판매 앨범 15위 안에 들었다)을 고려할 때 프린스의 기록보관소에 보관된 음원이 앞으로도 더 발표될 듯하다고 말했다. “그중 어떤 것을 발표할지에 관해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그의 미발표 음원은 다른 아티스트의 최고작보다 더 훌륭한 경우가 많다.”

- 잭 숀펠드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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