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겨냥한 송영길 히든카드 ‘누구나 집’…토지 확보가 관건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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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겨냥한 송영길 히든카드 ‘누구나 집’…토지 확보가 관건

3.0 모델 적용한 영종 미단시티 2월에 첫 삽
집값 10%로 입주, 10년 뒤 최초 분양가 분양
최은영 “위험한 방식, 소수 개인에게만 ‘로또’”
심교언 “전체 주택시장에 영향 제한적” 평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앙포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앙포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 대표 취임 이후 연일 부동산 규제 완화에 군불을 때고 있다. 완화책과 함께 송 대표의 부동산 관련 발언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이 ‘누구나 집 프로젝트(누구나 집)’다.  
 
그는 전당 대회 기간에도 이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기존 집값의 10%만 있으면 언제든 집에 들어와 살 수 있고, 일할 능력과 직장이 있다면 목돈이 없어도 바로 자기 집을 가질 수 있도록 시행하고 있다”며 “청년들이 축의금만 있으면 집을 갖게 만들어주겠다”고 자신 있게 말한 바 있다. 송 대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청년 신혼부부들에게 집값의 6%만 있으면 자기 집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금융구조를 완성했다”며 ‘누구나 집 5.0’을 조만간 발표할 뜻도 내비치기도 했다.  
 
청년층을 공략하기 위해 야심 차게 ‘누구나 집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송영길 대표. 하지만 송 대표의 계획대로 이 프로젝트가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해결해야 할 난관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누구나집 3.0 사업개요 누구나집 3.0 홈페이지

누구나집 3.0 사업개요 누구나집 3.0 홈페이지

“뉴스테이 한계였던 공공성·주거권 보장했다” 표방

 
송 대표가 인천시장 재임 시절 제안한 ‘누구나 집’의 최초 모델은 2014년 5월 시작해 2016년 520가구가 입주한 인천 ‘도화지구 누구나 집’이다. ‘도화지구 누구나 집’은 리츠와 은행대출로 약 1400억원의 사업비를 조달했다. 소액투자자가 부동산을 공동 구매한 후 임대를 주고 임대료 수익을 나눠 갖는 리츠가 가능했던 것은 시공사와 인천도시공사가 배당금을 낮춰 수익금을 보전했기 때문이다.  
 
‘도화지구 누구나 집’은 2016년과 2018년에 걸쳐 입주가 완료된 상태다. 해당 아파트의 위탁임대 관리를 맡고 있는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도심에 위치한 입지와 신축 건물이라 공실 없이 유지되고 있다. 현재 누구나 집 임대주택에 들어오려는 임차인들이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도화지구 누구나 집’에서 착안해 박근혜 정부가 시행했던 주거정책이 기업형 민간주택인 뉴스테이다. 하지만 뉴스테이는 임대료가 비싸고 8년 임대 기간이 끝나면 임대연장이 불가능했다. 여기에 전환 시점 시세로 매입이 가능해 주택가격 상승 폭을 전부 거주자한테 떠넘긴다는 문제점이 꾸준히 지적됐다.  
 
뉴스테이에서 드러난 한계점을 보완하면서 공공성과 임차인 주거권 보장을 내세운 것이 ‘누구나 집 3.0’이다. “집값 10%만 있으면 입주 가능”하다는 송 대표가 말한 모델이다. ‘누구나 집 3.0’은 집값의 10%를 내고 10년 뒤 최초 공급가로 분양 받을 수 있는 임대주택이다. 일정 보증금과 임대료를 내고 살다가 10년 후 최초 분양 가격대로 집을 살 수 있는 일종의 ‘매수청구권’을 미리 사두는 식이다.  
 
누구나집 3.0 사업개요

누구나집 3.0 사업개요

민주당 “1만 가구 규모로 누구나 집 시범사업 추진”

 
‘누구나 집 3.0’이 뉴스테이와 같은 기존 임대주택과 크게 다른 점은 협동조합형 민간 임대주택이라는 점이다. ‘누구나 집 3.0’의 사업구조를 들여다보면 협동조합에 가입한 개인이 집값의 10%를, 시행사·시공사 및 참여기업이 10%를 부담한다. 나머지 80%는 1등급 저금리 대출로 충당한다. 협동조합과 공급자 신용에 기초해 공적 지원으로 낮은 이율의 건설 대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이 송 대표의 주장이다. 임차인이 내는 임대료는 대출 이자로 충당하는 식이다. 임차인 주거권 보장을 위해 주택은 협동조합이 소유하고 주거권은 조합원이 획득하는 형태다.  
 
누구나 집 조합원은 청약통장이나 소득, 재산 제한 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될 수 있다. 집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상관없다. 개인 신용이 낮더라도 분양가 10%를 낼 수만 있다면 가능하다.  
 
‘누구나 집 3.0’ 모델이 적용된 아파트는 지난 2월 착공에 들어간 인천 영종의 ‘미단시티’다. 1098세대가 입주할 미단시티의 협동조합은 하나금융투자로부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했다.  
 
미단시티의 시행사인 ‘시너지시티’ 관계자는 “조합원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3490만원으로 10년 후 3억5000만원이 안 되는 금액으로 해당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다”면서 “단 모든 조합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단시티는 2023년을 완공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미단시티 착공식 행사에 참석하기도 한 송 대표는 지난 12일 열린 당 부동산특별위원회에서도 “집값의 10%만 있으면 최초 분양가격으로 언제든지 집을 살 수 있는 획기적인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가 현재 완성돼서 건설 중이다”며 미단시티를 언급했다.  
 
송 대표는 ‘누구나 집’을 확대할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전대 기간 “당대표가 되면 (누구나 집 프로젝트를) 전국 17개 도시에 시범 사업으로 진행할 생각”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7일 발표된 민주당 부동산 추가 공급대책 가운데 ‘누구나 집 시범사업’이 포함됐다. 지방자치단체(지자체) 소유부지 등을 활용해 1만호 규모의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2017년 12월 당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왕지구 '누구나 집3.0' 주택홍보관 오픈 및 시너지센터 관리 운영사업 선포식에 참석했다. [사진 송영길 대표 블로그]

2017년 12월 당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왕지구 '누구나 집3.0' 주택홍보관 오픈 및 시너지센터 관리 운영사업 선포식에 참석했다. [사진 송영길 대표 블로그]

“재정 투입 없다”지만 지자체 부지 제공 외엔 방법 없어

 
송 대표가 ‘누구나 집’ 추진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 중 하나는 눈에 보이는 ‘나랏돈’이 들어갈 필요가 없다는 데 있다. “국가와 지자체의 재정 지원 없이 주거권자들의 지분 참여로 이익을 분배하는 새로운 형태의 주거문화 구조”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올 초 한 인터뷰에서도 그는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분들이 내놓는 정책들을 보면 죄다 정부 재정을 활용하려고 한다. 민간 주도로도 충분히 공공임대주택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누구나 집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송 대표 주장에는 함정이 숨어 있다는 것이 심교언 건국대 교수(부동산학과)의 설명이다. 심 교수는 “협동조합주택은 부지 확보가 중요한데 LH 혹은 지자체가 보유한 토지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게 바로 간접적인 재정 투입”이라고 지적했다.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조합 차원에서 택지 매입을 해야 한다. 원주민에게 돈을 주고 토지를 사야 하고 결국 주택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를 고려하면 공공의 지원 없이는 사업을 진행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인천 영종의 ‘미단시티 누구나 집’은 인천도시공사가 보유하고 있던 택지를 매입했기 때문에 사업 진행이 가능했다.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추가로 ‘누구나 집 3.0’ 프로젝트 진행은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누구나 집’을 둘러싼 논란은 전대 기간에도 불거진 바 있다. 지난달 30일, 지난달 30일, KBS 라디오에 출연한 당시 홍영표, 우원식 당대표 후보는 송 대표의 핵심 부동산 정책인 ‘누구나 집 프로젝트’를 두고 날을 세웠다.  
 
당시 홍 후보는 “인천에서 그 프로젝트를 시도했었는데 그 뒤로 여러 문제가 제기가 됐다”며 “과연 이 프로젝트가 어떠한 투명성을 유지하면서 청약 제도를 뛰어넘을 분양 시스템을 가질 수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우 후보 역시 “그 프로젝트는 여기저기서 매우 많은 부작용이 발생시켜 소송도 붙고 피해자들도 생기고 있다”며 “아직 정교하게 만들어지지 않은 프로젝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대표 후보로 나선 사람이 이런 프로젝트가 좀 더 구체화되기 전엔 그렇게 막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전문가 “틈새시장에 불과, 시장 안정화엔 도움 안돼”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의 부작용은 수년 전부터 지적된 사안이다. “분양가 10%만 내면 누구나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면서 조합원을 모집하고 수천만 원 상당의 계약금을 받았는데도 탈퇴 조합원에게 제대로 환급하지 않는 등 피해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사업의 주요 내용과 추진 상황에 대한 정보제공을 제대로 하지 않는 곳도 적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게 된 배경에는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사업 관리에 대한 별도의 법적 근거가 없어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관리·감독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당국도 이러한 상황을 인지해 지난해 5월,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사업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조합원의 재산권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을 골자로 하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시행한 바 있다.  
 
법적인 안전장치가 일부 확보됐지만, 최은영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누구나 집 3.0’에 대해 “매우 위험한 방식”이라고 혹평했다. 최 소장은 ‘누구나 집’을 통한 정책 접근 방식이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그는 “집값이 5억원이라고 하면 당장 10%를 뺀 4억5000만원을 10년 후 감당할 수 있는 계층이 얼마나 되겠나”라면서 “계속 주택 가격이 오른다면 그나마 가치가 있겠지만 10년 후 주택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그러면서 “일부 개인에게만 로또인 사업”이라며 “주거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공익 전체로는 좋은 방향의 정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심교언 교수도 비슷한 의견이다. 그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시할 수는 있겠지만, 전체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하나의 틈새시장일 뿐 시장 안정화에는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해서인지 송 대표는 ‘누구나 집 3.0’ 확대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그는 지난 25일 고양·과천·광명·남양주·부천·시흥·안산·하남 등 3기 신도시 지역 8개 지자체장과 간담회를 열어 ‘누구나 집’ 프로젝트의 3기 신도시 적용을 검토해달라고 해당 지자체장들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민주당 경기도당에서는 경기 화성시가 추진하는 사회적 임대주택 사업에 ‘누구나 집’ 모델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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