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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탈(脫)탄대로' 걸을까②] 수소 경제 올인, '합종연횡' 가속

청정수소 생산기지 짓고 부생수소 활용 박차
“탄소중립 투자 지원 등 정부 역할 중요”

 
 
 
 
국내 기업들이 ‘탄소중립’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분주하다.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선언,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등이 잇따르면서 정책 추진 환경이 빠르게 조성되고 있는데다,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탈탄소 바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른 탄소세 부과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들이 '탈(脫) 탄소'를 위한 선제적 움직임에 적극 나서고 있다. [편집자]
 
 
철강·석유화학은 대표적인 고(高)탄소 업종이다. 지난 2019년 기준 철강업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억1700만 톤으로 국내 제조업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석유화학업계 역시 같은 해 7100만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해 철강업계 다음을 기록했다. 철강·석유화학업계는 부생수소 등을 활용해 탄소중립(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달성한다고 공언했으나, 업계 안팎에선 정부 지원 등이 선행되지 않으면 탄소중립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에쓰오일 울산공장 전경 [사진 에쓰오일]

에쓰오일 울산공장 전경 [사진 에쓰오일]

 

철강·석유화학업계, 수소 경제 올인  

 
철강·석유화학업계는 수소 사업을 통해 탄소중립 달성에 매진하는 분위기다. 포스코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천명하고, 2050년까지 수소 500만 톤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2050년에 수소 사업에서만 매출 30조원을 달성한다는 게 포스코의 구상이다. 또한 1일 ‘저(低)온난화지수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식각가스(에칭가스) 및 냉매가스 제조 기술 연구개발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친환경 산업가스 개발 등도 추진 중이다.  
 
현대제철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소자동차 비전에 맞춰 당진제철소의 부생가스를 재활용해 수소자동차에 수소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동국제강의 경우 당진공장 내 유휴 공간을 활용해 태양광 발전소 등을 건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석유화학업계 역시 수소 경제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 협력해 수소 생태계를 구축한다. SK E&S가 약 5000억원을 투입해 인천시 서구 SK인천석유화학 내 약 1만3000평 부지에 연간 생산량 3만 톤 규모의 수소 액화플랜트를 2023년까지 완공한다는 것이다. 또한 SK E&S는 2025년까지 약 5조3000억원을 투자해 LNG(액화천연가스)로부터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청정수소 생산기지를 완공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SK가스와 이른바 ‘수소 동맹’을 맺었다. 양사는 수소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연내에 수소 사업을 영위하는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계획이다. 기체 수소 충전소 건설과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등에 대한 협력뿐만 아니라, LNG 냉열을 활용한 액화수소 생산‧공급 등 수소 분야 전반에 걸쳐 협력에 나선다는 것. 양사는 먼저 석유화학 공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기반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에쓰오일의 경우 지난 3월 에프씨아이의 지분 20%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연료전지 기업인 에프씨아이의 최대주주에 올라 수소 사업에 진출한다는 것이다. 또한 같은 달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산업용 가스 제조업체인 동광화학과 탄산 사업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울산공장 수소 제조 공정에서 배출되는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포함된 부생가스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동광화학에 공급하고, 동광화학은 탄소포집 기술로 부생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정제해 산업·식품용 액화탄산·드라이아이스 등을 생산한다.  
 
한화솔루션 역시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수소 충전망을 구축 중인 현대글로비스에 차량 연료용 수소를 공급하는 등 수소 경제에 주력하고 있다. 오는 7월부터 향후 2년 동안 총 48톤의 수소를 공급하고, 차량용 수소 충전 인프라 확대 추세 등에 발맞춰 수소 공급을 확대한다. 40년 넘게 소금물 전기분해 공정을 운영한 경험을 토대로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 개발도 이어가고 있다.  
 

탄소중립 달성 가능성 희박  

 
국내 철강·석유화학업계가 탄소중립을 위해 부생수소 등을 활용한 친환경 사업에 매진하고 있으나, 실제 업계 안팎에선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 없이는 탄소중립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철강·석유화학업계 관계자들은 “업종 특성상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 등을 활용한 친환경 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실제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적잖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으면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이행은 사실상 불가능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산업연구원이 국내 제조업을 대상으로 탄소중립 현황 등을 평가한 결과,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반도체, 자동차 등 8개 업종 가운데 6위를 기록했다. 철강 산업의 경우 8개 업종 중 최하위인 8위에 머물렀다.  
 
송유종 한국석유화학협회 상근부회장은 “향후 석유화학업계에는 디지털 전환과 탄소중립에 따라 산업 경쟁력은 물론 기업의 가치가 크게 좌우될 것”이라며 “두 이슈 모두 경험해 보지 않은 분야로 산업 현장 적용을 위해 업계 노력과 더불어 법·제도 정비, 정부 지원 등이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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