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들여 영입한 A급 인재, 왜 퇴사한다고 할까?
[백종화 코치의 ‘요즘 팀장은 이렇게 일합니다’]
중요한 직책이나 과업에서 제외되면 다른 조직 찾아
A급 팀원, 스스로에 대해 낮은 평가 내리는 경향
조직 내에서 ‘A급 인재’는 중요하다. 팀의 성과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A급 인재를 공들여 영입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런데 애써 영입한 A급 인재가 퇴사한다고 하면 팀장은 속이 참 답답하다. 단지 팀장이 싫다는 이유만으로 퇴사하는 것은 아니다. 보통 직장인의 퇴사 사유 1위는 상사·동료와의 갈등이지만, A급 인재가 퇴사하는 원인은 리더로서 좀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A급 인재는 왜 퇴사하는 걸까?
첫째, 조직 내에서 더 성장할 여지가 없는 경우이다. A급 인재에게 ‘성장’이라는 단어는 정말 중요하다. 나는 성장을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만드는 것이고, 성장을 하려면 행동 변화를 이끌 동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A급 팀원에게 변화 동기는 무엇일까?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가장 많이 발견되는 건 ‘성장한 뒤에 느끼는 만족감’이다. 이들은 기존에 경험하지 않았던 새로운 과업이나 경력에 비해 큰 프로젝트를 해내면서 성장한다고 느낀다. 또 조직에 있는 롤모델과 함께 일할 때, 그를 보며 자신의 미래 모습과 학습하고 성장해야 할 부분들을 찾는다. 그러나 이런 것이 없다고 느껴지는 순간부터 회사에 있는 시간이 곧 정체된 시간이라고 판단한다.
게다가 도전할 만한 과업에서 제외되거나 중요한 직책이 자신에게 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이 생각은 더욱 강해진다. 그러면 퇴사를 결심하고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다른 조직을 찾는다. A급 직원들은 어딜 가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둘째, 업무의 주도권이 없는 경우이다. A급 팀원의 공통점은 주도적으로 일한다는 것이다. 물론 1~2년차 정도의 낮은 연차라면 배움의 시기이므로 지시를 따르는 상황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A급 팀원은 스스로 일을 실행할 수 있는 연차가 되었다고 판단하면 주도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일하는 방법을 찾는다.
그럼 일을 혼자서 실행할 수 있는 때는 언제일까? 이런 질문에 나는 1~2년차일 수도 있고, 5년차 혹은 10년차일 수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연차보다 중요한 건 각자의 역량이기 때문이다. 능력이 된다면 2년차의 직원도 자신의 업무에서 주도적일 수 있다.
판단 능력을 갖춘 A급 팀원은 본인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의사결정을 위임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철저히 팀장의 손과 발이 되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면, 이들은 알아서 짐을 싼다.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는 곳이라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이 스스로 성장하도록 만들기 위해 팀장은 팀원에게 어떤 업무를 어디까지 위임할 것인지 고민하고, 팀원과 함께 합의해야 한다.
셋째, 조직에 기여도가 낮다고 느끼는 경우이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을 관대하게 평가한다. 일로 본다면 자신이 업무에 기여한 객관적인 공헌보다 수고하고, 헌신한 부분을 평가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목표 달성은 못했더라도 그 과정에서 야근을 얼마나 했는지, 현장을 얼마나 많이 다녔는지를 자기 평가에 반영한다는 의미다.
반면 A급 팀원은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나름 객관적으로 내린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자기 자신에게 거는 기대치를 높게 두기 때문이다. 목표가 10인 팀원에게 12를 해내면 잘했다고 평가하지만, A급 팀원은 자신의 목표를 10이 아닌 20으로 잡는다. 그래서 10을 기대하고 12를 해낸 일반 팀원들보다 높은 성과인 15를 냈더라도, 스스로에게 낮은 평가를 내리는 경향이 있다.
이때 중요한 건 적절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A급 팀원이라 할지라도 너무 과한 목표를 잡으면 목표 미달이 반복돼 실망이 쌓이게 된다. 너무 높은 목표를 반복해서 잡는데 목표 달성만 보니까 “나는 항상 못해”라고 자평하는 것이다.
거꾸로 낮은 목표를 설정하면 자신의 가치와 기여를 낮게 보는 팀장에게 실망해 조직을 이탈할 수 있다. 그래서 A급 팀원과 목표를 설정하고 합의할 때는 그의 경력과 경험보다 조금 높은 수준으로 목표를 잡아주며 그 기대를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넷째, ‘B급 팀장’ 밑에서 일하는 경우이다. 교만한 태도를 보이며, 자신이 최고가 되기 위해 팀원의 성장을 방해하는 팀장이 바로 ‘B급 팀장’이다. 심지어 이들은 A급 팀원도 동료가 아닌 경쟁자로만 여긴다. 성과 낸 사람,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인정은 늘 자신의 몫이어야 하고, 주인공은 자신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A급 팀원은 이런 리더의 습성을 곧바로 파악한다. 이들의 기준은 실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B급 팀장이 새로 세워지면 A급 팀원은 회사의 인사 시스템과 경영자의 안목을 불신하기 시작한다.
위에 언급한 A급 인재가 퇴사하는 4가지 이유는 외부 영향을 받은 경우다. 그러나 지금 소개할 이유는 팀원의 미래를 위해 팀장이 응원해줘야 하는 경우다. 바로 A급 팀원이 새로운 일, 비즈니스를 할 준비를 끝낸 경우이다.
A급 팀원은 자신의 강점을 명확히 알며 자신이 어떤 일을 할 때 성과를 내는지도 금방 파악한다. 업무 경험을 통해 지식과 비즈니스 관계를 쌓고,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누군지도 고민한다. 그리고 준비가 되었다고 느낄 때 스스로의 능력에 따라 더 큰 성과를 이루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A급 팀원은 목표를 새롭게 설정한다. 완전히 자기주도적일 수 있는 자신의 사업을 꿈꾸기도 하고, 더 큰 조직이나 과업을 수행하려고 이직을 준비하기도 한다. 차근히 준비에 나선 A급 팀원은 그 준비를 끝내는 대로 새로운 도전을 바로 시작한다.
물론 이때 배신감을 느끼는 팀장이 있을 것이다. 좋은 팀원이 떠나 아쉬운 마음도 이해를 한다. 팀원의 퇴사로 생길 업무 공백을 걱정하거나 지금까지 팀원을 위해 내가 쓴 시간과 노력이 아깝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팀원의 입장에서 그가 성장을 위해 회사에 남는 게 맞을지 퇴사해 새롭게 도전하는 것이 맞을지 고민해보면 그 답은 뚜렷하다.
이와 같은 경우를 빼면 A급 인재의 퇴사 원인은 보통 그의 외부에 있다. 그리고 외부에서 오는 불만은 팀장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 경우가 많다. 주의 깊게 관찰하고 문제를 제거해준다면 A급 팀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필자는 사람들과 회사를 성장시키는 리더십 코치. 16년간 이랜드 그룹에서 근무하며 신입 사원부터 경영자 후보, 경영자를 양성하는 교육을 진행하는 인사 교육팀장, 5개의 법인을 책임지는 인사책임자, 부회장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성장하는 스타트업 블랭크코퍼레이션에서 MZ 세대 리더와 구성원들의 성장을 이끄는 코치를 거쳐 현재 그로플(Growple) CEO다.
백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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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조직 내에서 더 성장할 여지가 없는 경우이다. A급 인재에게 ‘성장’이라는 단어는 정말 중요하다. 나는 성장을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만드는 것이고, 성장을 하려면 행동 변화를 이끌 동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A급 팀원에게 변화 동기는 무엇일까?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가장 많이 발견되는 건 ‘성장한 뒤에 느끼는 만족감’이다. 이들은 기존에 경험하지 않았던 새로운 과업이나 경력에 비해 큰 프로젝트를 해내면서 성장한다고 느낀다. 또 조직에 있는 롤모델과 함께 일할 때, 그를 보며 자신의 미래 모습과 학습하고 성장해야 할 부분들을 찾는다. 그러나 이런 것이 없다고 느껴지는 순간부터 회사에 있는 시간이 곧 정체된 시간이라고 판단한다.
게다가 도전할 만한 과업에서 제외되거나 중요한 직책이 자신에게 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이 생각은 더욱 강해진다. 그러면 퇴사를 결심하고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다른 조직을 찾는다. A급 직원들은 어딜 가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둘째, 업무의 주도권이 없는 경우이다. A급 팀원의 공통점은 주도적으로 일한다는 것이다. 물론 1~2년차 정도의 낮은 연차라면 배움의 시기이므로 지시를 따르는 상황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A급 팀원은 스스로 일을 실행할 수 있는 연차가 되었다고 판단하면 주도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일하는 방법을 찾는다.
그럼 일을 혼자서 실행할 수 있는 때는 언제일까? 이런 질문에 나는 1~2년차일 수도 있고, 5년차 혹은 10년차일 수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연차보다 중요한 건 각자의 역량이기 때문이다. 능력이 된다면 2년차의 직원도 자신의 업무에서 주도적일 수 있다.
판단 능력을 갖춘 A급 팀원은 본인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의사결정을 위임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철저히 팀장의 손과 발이 되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면, 이들은 알아서 짐을 싼다.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는 곳이라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이 스스로 성장하도록 만들기 위해 팀장은 팀원에게 어떤 업무를 어디까지 위임할 것인지 고민하고, 팀원과 함께 합의해야 한다.
셋째, 조직에 기여도가 낮다고 느끼는 경우이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을 관대하게 평가한다. 일로 본다면 자신이 업무에 기여한 객관적인 공헌보다 수고하고, 헌신한 부분을 평가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목표 달성은 못했더라도 그 과정에서 야근을 얼마나 했는지, 현장을 얼마나 많이 다녔는지를 자기 평가에 반영한다는 의미다.
팀원 수준에 맞는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이때 중요한 건 적절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A급 팀원이라 할지라도 너무 과한 목표를 잡으면 목표 미달이 반복돼 실망이 쌓이게 된다. 너무 높은 목표를 반복해서 잡는데 목표 달성만 보니까 “나는 항상 못해”라고 자평하는 것이다.
거꾸로 낮은 목표를 설정하면 자신의 가치와 기여를 낮게 보는 팀장에게 실망해 조직을 이탈할 수 있다. 그래서 A급 팀원과 목표를 설정하고 합의할 때는 그의 경력과 경험보다 조금 높은 수준으로 목표를 잡아주며 그 기대를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넷째, ‘B급 팀장’ 밑에서 일하는 경우이다. 교만한 태도를 보이며, 자신이 최고가 되기 위해 팀원의 성장을 방해하는 팀장이 바로 ‘B급 팀장’이다. 심지어 이들은 A급 팀원도 동료가 아닌 경쟁자로만 여긴다. 성과 낸 사람,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인정은 늘 자신의 몫이어야 하고, 주인공은 자신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A급 팀원은 이런 리더의 습성을 곧바로 파악한다. 이들의 기준은 실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B급 팀장이 새로 세워지면 A급 팀원은 회사의 인사 시스템과 경영자의 안목을 불신하기 시작한다.
위에 언급한 A급 인재가 퇴사하는 4가지 이유는 외부 영향을 받은 경우다. 그러나 지금 소개할 이유는 팀원의 미래를 위해 팀장이 응원해줘야 하는 경우다. 바로 A급 팀원이 새로운 일, 비즈니스를 할 준비를 끝낸 경우이다.
A급 팀원은 자신의 강점을 명확히 알며 자신이 어떤 일을 할 때 성과를 내는지도 금방 파악한다. 업무 경험을 통해 지식과 비즈니스 관계를 쌓고,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누군지도 고민한다. 그리고 준비가 되었다고 느낄 때 스스로의 능력에 따라 더 큰 성과를 이루고자 한다.
‘B급 팀장’ 밑에 일하는 A급 팀원은 회사를 불신
물론 이때 배신감을 느끼는 팀장이 있을 것이다. 좋은 팀원이 떠나 아쉬운 마음도 이해를 한다. 팀원의 퇴사로 생길 업무 공백을 걱정하거나 지금까지 팀원을 위해 내가 쓴 시간과 노력이 아깝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팀원의 입장에서 그가 성장을 위해 회사에 남는 게 맞을지 퇴사해 새롭게 도전하는 것이 맞을지 고민해보면 그 답은 뚜렷하다.
이와 같은 경우를 빼면 A급 인재의 퇴사 원인은 보통 그의 외부에 있다. 그리고 외부에서 오는 불만은 팀장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 경우가 많다. 주의 깊게 관찰하고 문제를 제거해준다면 A급 팀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필자는 사람들과 회사를 성장시키는 리더십 코치. 16년간 이랜드 그룹에서 근무하며 신입 사원부터 경영자 후보, 경영자를 양성하는 교육을 진행하는 인사 교육팀장, 5개의 법인을 책임지는 인사책임자, 부회장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성장하는 스타트업 블랭크코퍼레이션에서 MZ 세대 리더와 구성원들의 성장을 이끄는 코치를 거쳐 현재 그로플(Growple) CEO다.
백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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