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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허니콤보인데 '9450원' 더 싼 땡겨요…배달앱 3사 결제해보니
- [착한 배달앱은 살아남을까]④
배민·쿠팡이츠 2만7000원…땡겨요는 1만7550원
표시 가격에 상품권·쿠폰 더해지며 소비자 부담 격차
배달앱별 가격 격차는 소비자가 지불하는 금액에만 그치지 않았다. 주문받는 점주가 플랫폼에 내야 하는 중개수수료와 배달비도 앱마다 달랐다. 같은 치킨 한 마리를 주문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와 점주가 부담하는 비용 구조가 제각각인 셈이다.
표시 가격부터 달라
배달앱 간 가격 격차는 메뉴 표시 단계부터 나타났다. 유료 멤버십 혜택을 제외하고 배달 조건을 동일하게 맞춰 비교한 결과, 배민과 쿠팡이츠의 허니콤보 표시 가격은 각각 2만6000원이었다. 배달비 1000원을 더한 최종 결제 금액도 2만7000원으로 같았다. 별도로 적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도 없었다.
땡겨요에서는 같은 메뉴가 2만3000원에 판매됐다. 표시 가격부터 배민·쿠팡이츠보다 3000원 낮았다. 여기에 서울시와 땡겨요가 운영하는 민관협력형 배달서비스 ‘서울배달+ 땡겨요’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광역 온라인 서울사랑상품권은 구매할 때 10% 할인받고 결제 금액의 5%를 돌려받는다. 2만원 이상 결제하면 5000원 쿠폰도 적용된다. 이를 반영하면 메뉴의 실질 부담액은 1만4550원이다. 배달비 3000원을 더해도 최종 부담액은 1만7550원으로 배민·쿠팡이츠보다 9450원 저렴하다.
다만 이를 단순히 ‘땡겨요가 가장 싸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표시 가격에서 이미 3000원 차이가 난 데다 서울사랑상품권과 쿠폰 등 정책 할인이 더해지면서 최종 부담액 격차가 커졌기 때문이다. 할인 혜택은 상품권 발행 규모와 쿠폰 소진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앱마다 메뉴 가격이 다른 배경에는 프랜차이즈의 자율가격제가 있다. 가맹사업법상 본사는 권장 가격을 제시할 수 있지만 실제 판매 가격은 가맹점주가 정한다. 일부 점주는 배달앱 수수료와 배달비 부담을 메뉴 가격에 반영해 수익성을 보전한다. 소비자가 확인하는 표시 가격에도 플랫폼별 비용 구조가 반영돼 있는 셈이다.
점주가 플랫폼에 내는 비용도 앱마다 다르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매출 구간에 따라 중개수수료율을 2.0~7.8%로 차등 적용한다. 점주 부담 배달비는 매출 구간과 배달 조건에 따라 통상 건당 1900~3400원 수준이다.
허니콤보 가격 2만6000원을 기준으로 중개수수료만 계산하면 건당 520~2028원이다. 여기에 점주 부담 배달비와 결제수수료, 부가가치세 등이 추가된다. 중개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구간에 속한 점주라면 플랫폼 관련 비용이 판매 가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
땡겨요의 중개수수료율은 주문 금액의 2%다. 2만3000원짜리 허니콤보의 중개수수료는 460원이다. 별도의 광고·노출비도 없다. 서울시는 월 매출 1000만원을 기준으로 땡겨요를 이용하면 민간 배달앱보다 중개수수료 부담을 최대 77만원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상품권과 쿠폰 할인도 곧바로 점주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와 운영사가 할인 재원을 부담하면 점주는 할인 전 판매 가격을 기준으로 정산받는다. 소비자는 더 싸게 주문하고 점주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를 부담할 수 있다. 다만 할인 재원과 배달비 분담 방식은 프로모션과 매장 계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할인 따라 움직이는 소비자들
가격 차이가 커지면서 소비자들은 특정 앱에 머물기보다 주문할 때마다 가격과 할인 혜택을 비교하고 있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사는 직장인 이모씨도 휴대전화에 여러 배달앱을 설치해 두고 주문 때마다 결제 금액을 확인한다.
이씨는 “서울페이나 온누리상품권을 활용하면 체감 가격이 확실히 낮아진다”며 “예전에는 상품권을 사용할 곳이 많지 않았지만 이제 땡겨요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외식비 부담이 줄었다”고 말했다.
정부나 지자체 쿠폰이 풀리면 땡겨요로 이동했다가 쿠폰이 소진되면 다시 민간 앱으로 돌아오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배민이나 쿠팡이츠가 더 큰 프로모션을 내놓으면 다시 해당 앱으로 옮겨가는 식이다. 플랫폼 자체보다 주문 시점의 혜택이 선택을 좌우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할인에 따라 앱을 옮겨 다니는 소비자가 많아 고정 이용자를 확보하기 쉽지 않다”며 “쿠폰이 사라진 뒤에도 이용자가 앱에 남아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땡겨요가 배민과 쿠팡이츠 중심의 시장에서 가격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땡겨요는 낮은 가격에 지자체 할인까지 더해져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한다면 기존 플랫폼을 견제하고 가격 경쟁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할인에 의존한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지자체 할인은 이용자 유입에 효과적이지만 정책과 예산에 따라 축소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서비스 경쟁력과 수익성을 갖춘 자립적인 사업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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