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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지급 vs 선별지급…다시 불거진 재난지원금 대상 논쟁

‘전 국민 지급’ 요구에 ‘신용카드 캐시백’으로 여당 흔드는 기재부
‘소득 하위 70%’ 적용 시 4인 가구 월 487만원 이하 혜택 가능

지난해 5월, 재난지원금 사용 안내문이 내걸린 이마트 성수점의 한 약국 모습. [사진 이마트]

지난해 5월, 재난지원금 사용 안내문이 내걸린 이마트 성수점의 한 약국 모습. [사진 이마트]

‘5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놓고 정부와 여당 간의 견해차가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획재정부(기재부)는 소득 하위 70% 가구 지급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기재부는 신용카드 캐시백 지원을 절충안 카드로 꺼냈다. 하지만 민주당은 시종일관 보편 지급을 주장하고 있는 터라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해처럼 후퇴는 없다’ 지원 대상 역제안한 정부  

 
지난 20일,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민생과 경제회복의 방점이 될 전 국민 재난지원금의 구체적인 안을 6월 국회에서 논의하겠다”면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내수 진작과 경기부양을 위한 마중물이자 경제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재난지원금으로 인한 소비 진작 효과가 해외 유사 사례보다 1.8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하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경기 부양을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기재부는 고소득자를 제외하는 안을 강하게 밀고 있다. 재정 건전성을 위한 마지노선을 지키려는 의도다. 정부는 2차 추경과 관련해 여당에 ▶소득 하위 70%에 재난지원금 지급 ▶전 국민 대상 신용카드 캐시백 제공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난지원금은 보편이 아닌 선별 지급하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신용카드 캐시백 혜택은 모두에게 제공하자는 구상이다.
 
정부가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으로 검토 중인 소득 하위 70% 이하는 중위 소득 150% 이하와 소득 분포상 일치한다. 우리나라 전체 2100만 가구 중 1400만 가구에 해당한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정한 2021년 기준 중위 소득은 ▶1인 가구 월 182만원 ▶2인 가구 월 308만원 ▶3인 가구 월 398만원 ▶4인 가구 월 487만원 등이다. 이를 토대로 한 중위 소득 150%는 ▶1인 가구 월 274만원 ▶2인 가구 463만원 ▶3인 가구 598만원 ▶4인 가구 731만원 ▶5인 가구 864만원 ▶6인 가구 994만원이다. 가구 소득이 이보다 적어야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더해 정부는 올 2분기 신용카드 평균 사용액을 기준으로 3분기에 카드를 더 쓰면 약 10%를 신용카드 포인트로 돌려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역시 의견 차이가 있다. 여당은 캐시백 한도를 1인당 최대 50만원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정부는 ‘1인당 최대 30만원’으로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대적으로 고소득층이 소비 여력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신용카드 캐시백은 소득 상위 30%에 더 혜택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고소득층에 혜택이 쏠리지 않도록 캐시백 한도를 설정하자는 데엔 당·정 간 이견이 없지만 한도를 높여 지원 효과를 키울지, 보다 낮춰 재정여건을 챙길지 등을 두고 입장차가 생기고 있다.  
 

쉽지 않은 고액자산가 선별 작업  

 
정부의 선별 지급 안이 관철되더라도 지급 대상을 구분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논란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중위 소득 150%’ 기준은 지난해 1차 재난지원금 논의 당시 기재부가 전 국민 지급을 반대하며 꺼냈던 카드다. 하지만 중위 소득 역시 보유 재산을 모두 다루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중위 소득은 경상소득을 기준으로 한다. 경상소득은 용돈·복권 당첨금같이 비정기적으로 발생하는 비경상소득을 제외한 모든 소득이다. 국세청에 신고하는 종합소득에서 기타소득을 제외한 개념과 유사하다. 경상소득에 부동산 임대수익은 포함되지만, 재산인 부동산 자체는 담아내지 못한다. 
 
[자료 기획재정부]

[자료 기획재정부]

 
지난해 4월 1차 재난지원금 논의 당시 정부는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가구를 지원한다며 “건강보험료 기준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더라도, 고액의 자산을 보유한 경우에 지원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재산세 과세표준 합산액 9억원 이상, 종합소득세 과세 대상 금융소득 2000만원 이상인 경우에는 최종적으로 지급 대상에서 빼겠다는 계획이었다. 당시 재산세 과표 금액 9억원은 공시가 약 15억원, 시세 20억~22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4월 여당이 총선에서 압승하며 보편 지급을 압박하자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지원금 ‘기부’를 독려하는 선에서 전 국민 지급으로 선회한 바 있다. 기재부는 이번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소득 하위 70%’와 ‘고소득자’ 선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중위 소득 150% 이하와 고액자산가를 구분한다고 해도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1원 차이로 소득 하위 70%에 포함되지 않는 가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금 더 내는 상위 소득자도 국민입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70%로 제한하면 그보다 10원 더 버는 70.01% 해당자는 배제돼 소득 역진이 발생하고, 옆집보다 10원 더 번다고 지원배제를 쉽게 수용할 국민은 없다”고 전 국민 지급을 다시 강조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적선하거나 하늘에서 떨어진 돈 나누는 것이라면 하위소득자 선별지원이 맞겠지만, 상위소득자가 더 많이 낸 세금으로 지급하는 것인데 세금 더 낸 사람 배제는 합리적 근거가 없는 이중차별”이라며 “특히 보편복지를 지향하는 우리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서는 합리적 이유 없는 국민차별은 극히 신중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기 고려해 ‘전 국민 지급’ 후퇴 가능성 

 
당내에서는 전 국민 지급 의견이 우세하지만 당 지도부는 기재부가 완강히 반대하는 만큼 ‘플랜B’ 차원에서 고소득층 일부를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70% 지급안’을 거부하되 지원금 제외 대상을 소득 최상위층 10~20%까지만 묶는 방안이다.  
 
일단 민주당은 오늘 22일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상임위 차원의 추경 논의에 들어간다. 이날 회의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참석한다. 민주당은 상임위 논의를 거친 뒤 당정 협의 단계에서 정부를 최대한 설득할 계획이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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