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의 대우건설 인수 타당성②] 제왕적 경영, ‘오너 리스크’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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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의 대우건설 인수 타당성②] 제왕적 경영, ‘오너 리스크’ 키워

형제 간 다툼에 시티건설 계열분리까지
사실상 ‘가족 회사’, 2세 계열사 키우기 총력
벌떼입찰·일감몰아주기…수익구조 불투명

 
 
중흥건설그룹이 대우건설 인수합병(M&A) 본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흥건설의 경영방식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23일 [이코노미스트] 취재에 따르면 업계에선 정창선 회장 일가에 집중된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가 대부분이다.
 
장기적 안목에 의한 선제적 투자, 신속한 의사결정 등 국내 ‘오너 기업’이 보여주는 장점은 많다. 그러나 지금까지 중흥그룹이 보여준 모습은 오너 기업이 보여주는 장점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건설사 관계자들의 평이다. 오히려 중흥 특유의 경영 방식이 대우건설 인수 후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자금 횡령·형제의 난’, 오너家 문제 수면에 

제14대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 회장에 선출된 정원주 부회장 모습.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

제14대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 회장에 선출된 정원주 부회장 모습.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

 
2015년 정창선 회장 장남인 정원주 부회장 구속 사건과 2019년 차남 정원철 대표의 시티건설 계열분리는 중흥건설그룹 특유의 경영 특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회자된다.  
 
비(非)상장회사이자 중견 건설사로서 오너 일가에 대한 견제가 없었던 중흥건설의 행보는 부정부패로 얼룩졌다. 2015년 4월 정원주 중흥건설 부회장은 분식회계로 회사 자금 약 200억원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검찰은 전남 순천 신대지구 개발사업과 관련된 불법행위를 감사원이 고발하면서 관련 수사를 시작했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중흥건설 직원과 가족명의로 된 차명계좌 10여개를 찾아내기도 했다.  
 
유력한 후계자이자 경영인이었던 정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차남인 정원철 사장이 형의 경영 부재를 메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이 시기를 전후로 두 형제 간 분쟁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이때 중흥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공정자산 10조원 초과)에 대한 규제를 피하려 시티건설을 계열분리 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내부 사정을 아는 이들의 말은 다르다. 지역 관계자는 “지방 건설사였던 중흥이 한창 성장해 서울·수도권으로 진출하려던 찰나에 형제 간 다툼으로 회사가 찢기면서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고 분석했다. 오너가(家) 리스크가 직접 경영에 반영된 셈이다.  
 

일감 몰아주기·벌떼입찰…2세 위한 사업구조 흔들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너머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 [연합뉴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너머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 [연합뉴스]

 
중흥이 예상대로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든다면 사실상 중흥건설이 아닌 중흥토건이 주도해 인수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현재 중흥그룹은 정창선 회장 지분 76.74%인 중흥건설과 정원주 부회장 지분 100%인 중흥토건이 이끌고 있다. 총 연결자산 9조2000억원(지난해 말 기준) 중 중흥건설이 8539억원, 중흥토건이 2조40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정원철 대표가 시티건설을 가져가며 독립한 이후 중흥 내부에선 정원주 부회장으로 승계가 마무리된 분위기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중흥토건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사업 구조가 논란이 되며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중흥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택지개발사업과 주택사업, 크게 두 가지이다. 특히 주택사업은 중흥의 아킬레스건이다. 공공택지 편법 입찰과 일감몰아주기, 2세 승계문제가 모두 걸쳐 있기 때문이다.
 
중흥그룹은 수십 개 페이퍼컴퍼니로 ‘벌떼 입찰’을 한 뒤 중흥토건 또는 자회사가 신도시 내 공동주택용지를 인수하거나 시공권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일감을 몰아줬다. 이 문제는 2019년 8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10년간 LH공사 공동주택용지 당첨기업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중흥이 전체 공급용지 중 총 47개 필지를 분양 받아 가장 높은 비율(9.9%)을 차지했다.  
 
최근에도 중흥토건 등 계열사들은 중흥토건 자회사인 새솔건설, 세종이앤지, 중흥S클래스가 돈을 빌리는 데 담보를 제공하는 등 지원을 지속했으며, 지난해 내부거래로 올린 매출은 총 매출 1조97억원 중 4728억원으로 46.8%를 차지했다. 중흥토건은 중흥건설과 아파트 브랜드인 ‘중흥S클래스’ 공동 상표권자이기도 하다. 따라서 아파트를 공급하는 시행 자회사로부터 상표권 사용료 50%를 받고 있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이사회는 모든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중흥의 이 같은 사업구조는 점차 위기를 맞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4년까지 추첨이 아닌 경쟁 방식의 토지분양을 60%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경기도와 LH, 국토부는 3기신도시 택지사업에 대한 합동단속을 벌여 벌떼 입찰을 원천 차단시킨다는 방침이다. 중흥은 자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위기를 맞을 수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올해 사전청약을 시작하는 3기신도시 아파트 용지에 대한 벌떼 입찰 단속을 계획 중”이라면서 “정부와 국회에 관련 규제를 위한 입법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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