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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모증후군에 빠진 ‘나’… 내 투자우울증은 몇점?

20점 넘으면 전문가에게 투자심리 점검받아야
20~30대는 충동적 투자로 투자중독 빠질 가능성 커

 
 
직장인 김민수(33)씨는 최근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금리가 낮아도 안전한 은행 예적금으로 돈을 관리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이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얘기를 듣고 생각이 바뀌었다. 연 1% 남짓한 이자만 바라보다가는 고수익을 올리는 남들보다 뒤처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이유였다. 결국 만기된 예금을 해지하고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주식투자에 필요한 정보가 부족하고 시작도 늦은 감이 있다고 생각한 김씨는 스스로 주식관련 영상도 찾아보고 기업 분석도 시작했다. 장기투자보다 투자기간을 짧게 보고 사고파는 단타투자 중이다. 김씨는 “요새는 회사 일보다 어느 종목을 사고팔아야 하는지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며 “돈을 벌면 더 벌어야 한다는 걱정이 들고 잃으면 그날은 잠이 오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투자에 대해 ‘자신만 뒤처지거나 소외되어 있는 것 같은 두려움’을 가지는 증상을 보인다면 포모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 말은 미국의 투자 전략가 패트릭 맥기니스가 사용한 마케팅 용어였지만 최근 주식과 코인 등의 투자붐이 일면서 나만 소외되는 불안증상을 뜻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가 됐다. 이 증후군은 투자생각에 잠을 못 이루거나 신경질·소화불량·식욕부진·조울증 등 일종의 정신적 스트레스다.  
  
포모증후군 확산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호황과 코인 광풍에 편승해 한탕 수익을 내기 위해 투자하는 20~40대 젊은층이 늘어나면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주식 개인투자자 중 30대 이하 개인투자자 수는 전년보다 103.3% 증가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 1분기 암호화폐 거래소(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의 신규 가입자(249만5289명) 중 20대가 32.7%, 30대는 30.8%이었다, 투자자 10명 가운데 6명은 2030인 셈이다.   
  
여기에 불안정한 경제환경도 한몫한다. 최성진 동명대 심리학과 교수는 “경제적으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지며 젊은이들은 박탈감을 경험했는데 박탈감은 일종의 상실감, 상실에 대한 반응은 우울이다”라며 “경제적인 우울감이 주식과 코인에 빠져들게 했다”고 분석했다.
 
포모증후군을 겪는 투자자들이 투자 원금까지 잃게되면 대출과 같은 빚투를 통해 중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올 1분기 비트코인과 주식투자 중독 관련 상담은 1362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59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충분한 돈을 벌어야 한다는 걱정도 늘어나는 것도 증후군이 늘어나는 요인이다. 글로벌 시장 및 여론조사 업체 칸타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포함한 25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한국인은 돈(53%), 시간(20%), 열정(19%), 정보(7%), 공간(1%) 순서대로 응답했다. 응답자 절반 이상이 돈을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선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포모증후군이 의학적 질병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리적·신체적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코노미스트는 최성진 한국건강심리학회 이사(동명대 상담심리학과 교수)에게 포모증후군을 척도를 알 수 있는 투자우울증과 투자우울증을 진단할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를 의뢰했다. 
 
지난 2주동안 얼마나 자주 일어났는지 체크하고, 결과를 점수화해 우울증 정도를 파악한다. 본인의 해당사항을 각 항목별로 점수를 매기면 되는데 발생한 일이 없으면 0점, 2~6일은 1점, 7~14일 2점, 거의 매일은 3점이다. 결과가 0~4점이면 ‘우울하지 않은 상태’, 5~9점 ‘약한 우울’, 10~14점 ‘중간 정도 우울’, 15~19점 ‘심한 우울’ 20~27점 ‘극심한 우울’로 분류한다. 이 점수가 우울증의 객관적인 지표가 될 수는 없지만 만약 20점 이상 점수가 나왔다면 자신의 심리상태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포모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없을까. 최성진 교수는 “나만 돈을 벌지 못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쪽에 치우친 얘기만 듣는 다거나 돈을 벌지 못한 이유에 대한 화살을 나에게 돌리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특히 젊은세대는 충동적인 심리와 바라보는 시야가 좁다보니 중독에 쉽게 빠질 수 있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금주 교수는 “많은 정보를 변별해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한다”며 “스스로가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닌지 자가진단해보고, 과도한 정보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건전한 취미활동 등을 만들어 가야한다”고 조언했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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