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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리더'보다 '평범한 팀장'이 더 좋은 이유

[백종화 코치의 ‘요즘 팀장은 이렇게 일합니다’]
조직의 미션과 상황에 따라 다양한 리더십 발휘해야
‘좋은 팀장’은 매니저·멘토·코치 역할 넘나들어

 
 
선천적으로 타고난 리더십을 발휘하는 팀장은 좋은 팀장일까? 내가 생각하는 답은 ‘아니요’다. 나는 오히려 평범한 팀장이 좋은 리더라고 말하고 싶다. ‘평범’하다고 표현하는 이유가 있다. 만약 팀장이 타고난 리더십으로만 팀원에게 영향을 준다면 그 팀에는 결국 그 리더십에 맞는 팀원만 남게 되기 때문이다. 팀장과 맞지 않는 팀원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가능성이 있더라도 팀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타고난 장군형 리더가 있다. 자주 하는 말은 “나를 따르라. 내 말대로 해봐!”다. 말하자면 ‘내 말이 정답이니 내 말대로 실행하라. 이게 맞다. 이렇게 하자’라는 타입이다. 또 다른 타입은 자율권을 강조하는 리더다. 그는 구성원의 의견을 먼저 묻고, 진행하는 일도 믿고 맡기는 타입이다. 둘 중 누가 더 좋은 리더냐고 묻는다면, 정답은 의외로 이렇게 나온다.  
 
“그때그때 다르다!”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각 조직마다 처한 상황과 구성원이 다르기 때문에 완벽한 정답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두 유형의 리더들이 타고난 리더십 외에 다양한 리더십을 학습하고, 그것을 조금이라도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다양한 리더십을 ‘내’가 아닌 ‘같이 일하는 사람’에 따라, 조직의 미션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발휘하는 것이다.  
 
좀 더 예를 들자면 신입사원에게는 구체적으로 업무를 알려주고, 일에 대해 중간 점검을 자주 하는 소대장형 리더십이 맞을 수 있다. 반면 이미 과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열정과 역량을 모두 갖춘 베테랑 직원에게는 목표를 합의하고 위임하는 방목형 리더십이 최고일 수 있다.  
 
또한 비즈니스 상황에 따라서도 리더십은 달라져야 한다. 만약 경쟁사보다 새로운 브랜드를 빠르게 발표해야 한다면 어떨까? 속도와 실행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불도저형 리더가 필요할 수도 있다. 반면 조직이 급격한 성장기를 거쳐 매출과 이익이 예상되는 성숙기에 들었다면 리더십은 또 달라진다. 이때는 분석과 관리에 능숙한 매니저형 리더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리더가 10명의 구성원과 함께 팀을 구성한다면 10가지 리더십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10가지 ‘부캐’를 갖고 있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만큼 리더십 또한 하나의 정답은 없다는 의미다. 누군가는 10개의 리더십 부캐를 가지는 게 가능하냐고 물어볼 수 있다. 나는 가능한지를 떠나서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비즈니스 상황과 구성원의 성향은 모두 제각각이고, 조금씩 학습을 통해 나름 쉽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팀장에게 필요한 3가지 ‘부캐’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팀장이 가지면 좋을 ‘부캐’를 이야기 해보자. 함께 일하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른 가면을 쓴다고도 할 수 있다. 3가지 대표적인 부캐로는 매니저·멘토·코치가 있다.
 
첫째, ‘매니저’는 조직의 성과를 관리하는 리더다. 흔히 우리가 관리자라고 부르던 리더를 말한다. 팀장에게 매니저의 역할을 요구하는 이유는 생존을 위해서다. 조직을 운영하려면 결국 돈을 벌고,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조직의 상황에 따라 돈과 수익이 성과의 전부가 아닌, 시스템 개발과 프로젝트 달성, 프로그램 개선 등이 목표가 될 수 있다.
 
매니저형 팀장은 자신의 팀이 목표를 ‘달성’했는가를 중심으로 판단한다. 그런데 매니저형 팀장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다. 약점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단기적인 목표에 너무 치중한다는 것이다. 단기 목표에 치중하면 기업 유지에 가장 중요한, 영속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지금 당장의 목표에만 집중하면 미래 가능성이나 투자에 인색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때 팀원들을 성장시키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기보다 성과를 내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이를 보완하는 것이 바로 두 번째 부캐인 ‘멘토’다. 멘토는 구성원에게 조언과 충고를 해주는 리더로, 이들은 사람과 상황에 관심을 둔다. 멘토형 팀장은 자신이 이미 경험했던 지식과 경험·스킬 혹은 사람들을 토대로 문제를 고민하는 팀원에게 충고할 수 있다. 멘토형 팀장의 구체적인 조언을 들은 팀원은 자신에게 맞는 해결책을 적용하고, 실행해서 문제를 풀게 된다.
 
멘토의 역할을 수행하려면 스스로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10년 전의 지식과 경험이 지금 벌어지는 비즈니스 환경과 고객에게 적합하게 적용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내 지식과 경험을 팀원들에게 내어주고 내가 성장하지 않으면 조만간 팀원에게 따라잡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멘토형 팀장은 팀원들의 성장과 함께 스스로도 성장하고자 노력하는 리더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마지막 부캐는 ‘코치’다. 구성원 각 개인이 스스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 하는 리더다. 이 코치형 리더는 최근 ‘90년대생’으로 불리는 MZ 세대 팀원과 함께 일하는 팀장들이 반드시 갖춰야 하는 역할이다. 코칭 리더십은 단기적인 성과 중심의 조직을 장기적인 성장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시야를 전환하는 데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개인의 성공 아닌 구성원 전체의 성공 이끌어

코치로서의 팀장은 스스로의 지식과 경험으로 퍼포먼스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팀원 개개인의 성장과 성공을 통해 조직의 성과를 달성하도록 시간을 사용한다. 내가 직접 성과를 만들어 내던 담당 실무자에서, 다른 사람을 통해 성과를 내는 방법으로 일하는 방식을 전환하는 것이다.  
 
타고난 리더는 자신의 리더십이 충분하다고 생각해 쉽게 만족하고 성장을 멈출 수 있다. 그러나 평범한 리더는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을 알기 때문에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자연스럽게 다양한 리더십 스킬을 체득할 기회를 갖게 된다.  
 
이를 통해 팀장은 단지 1인분의 성공에서 멈추지 않고 팀원 10인분의 성공을 만들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조직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리더 한 명의 성공이 아닌 구성원 한 명 한 명의 성장을 유도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필자는 사람들과 회사를 성장시키는 리더십 코치. 16년간 이랜드 그룹에서 근무하며 신입 사원부터 경영자 후보, 경영자를 양성하는 교육을 진행하는 인사교육팀장, 5개의 법인을 책임지는 인사책임자, 부회장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성장하는 스타트업 블랭크코퍼레이션에서 MZ 세대의 리더와 구성원들의 성장을 이끄는 코치를 거쳐 현재 그로플(Growple)의 CEO다. 팀장 리더십을 위한 [요즘 팀장은 이렇게 일합니다]를 출간했다.
 

백종화 그로플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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