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족집게 이상우 “재건축 여파 이제 시작, 거침없는 상승 눈앞”
[투자고수에게 듣는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
하반기 서울·전국 집값 전망…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 흐름은 올 하반기에 이어 내년까지 강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특히 지방부터 시작된 ‘재건축’ 바람이 1기 신도시와 서울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불기 시작할 겁니다. 지금까지의 재건축은 빙산의 일각입니다. 이제부터 순차적으로 재건축 열풍이 불면서 부동산 가격을 견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14일 만난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재건축·재개발·임금상승·정책실패 등을 이유로 꼽으며 올해 하반기와 내년까지 전국 집값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막 오른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영향에 대해선 “아직 토지 확보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입주 시기도 확정되지 않았다. 하남신도시가 약 9년이 걸린 것을 감안했을 때, 대략 그 기간 동안 단순 분양 자격을 갖추게 되는 ‘사전청약’만 믿고 기다리기엔 상황적으로 난감해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 있다”며 집값 안정화 정책으로는 제한적일 것이라 관측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정부가 역대급 강력한 부동산 정책인 ‘9·13 대책’을 내놓은 이후 그해 말, 2019년 부동산 전망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 대부분이 대세하락론을 주장하던 가운데서도 “올해도 서울 집값은 오른다”며 유일하게 부동산 상승장을 전망하며 부동산 족집게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국 집값 거침없이 오를 것…서울 내 강남·서초 주목”
올해 서울 집값 상승률,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9.9%만 올랐으면 좋겠다고 ‘소망’합니다. 현재 상반기까지 9.6%가 올랐는데요, 그래서 9.9% 상승에서 멈춰지길 바라는 상황입니다. 집값 상승 흐름은 하반기를 넘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다만 그 강도가 달라질 것 같아요.
강도가 어떻게 달라질 것으로 보시나요?
하반기와 내년에 더 세질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년에도 9.9%만 오르길 제발 바라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걱정’이라는 거죠.
무엇 때문에 집값이 그렇게 상승할 것으로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최근 최저임금이 또다시 올랐는데 그런 것 하나하나가 영향을 많이 줍니다. 이번 정부의 주요 정책 중 하나가 아래를 끌어 올리는 건데, 그러다보니 중간에 있는 사람은 끼이고 위에 있는 사람의 부는 증가하는 현상을 만듭니다. 예컨대 카카오와 네이버 등 IT기업에서 연봉을 올리다보니 이직을 막기 위해 타 대기업들도 연봉을 높이는 추세로 가면서 고연봉자들이 점점 늘고 있거든요. 반면 돈을 못 벌게 되는 중간층, 자영업자들도 정말 많이 늘었고요.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또 올려버리면 끼어버린 중간층을 빼고는 전반적으로 다 같이 많이 벌게 되는 분위기니까 소비력이 늘어나게 되고, 결국 집을 사고자하는 마음이 커지게 되는 겁니다. 특히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보자면 집을 살 사람들, 현금 부자들이 은근 늘었어요.
하반기 집값 상승을 눈여겨 볼만한 서울 내 지역은?
일단 전국 중 서울이 상대적으로 덜 올랐어요. 부산·대구·울산·인천·경기보다 상승률이 낮은 상황입니다. 특히 인천·경기는 지금 서울이 오르고 있는 속도의 2배입니다. 서울 중에서도 강남과 서초가 거의 안 올랐기 때문에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서울 내에선 이 지역들을 눈여겨 볼만합니다.
서울 내 재건축·재개발 이슈 영향은?
없다고는 말 못하지만 가장 중요한 영향은 아닙니다. 하지를 않기 때문에 기대감만 있는 상황일 뿐입니다. 재건축하면 강남인데 안하고 있으니 사실상 집값 상승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인데, 그렇게 몰고 갑니다. 재건축이 마치 죄인인 것처럼요.
서울 외에도 경기권(인천·김포·분당 등)과 세종·부산 등 지방 집값도 상당히 많이 올랐는데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이 올랐죠. 예전 노무현 정부의 특징은 ‘버블 세븐’이라고 하는 인기 지역들만 올랐던 반면, 이번 정부의 특징은 전국이 다 올랐다는 겁니다. 밑을 올리니까 위는 자동으로 올라간 영향입니다. 또 각 지역마다 오를 만한 힘들도 갖고 있어요. 특히 지방에선 재개발·재건축 영향이 있었습니다. 결론은 전국이 다 낡았다는 얘기인데요. 부산·대구·광주 등 오래된 도시들을 보면 상황상 재개발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개발을 하게 되면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고 유명 건설사들이 주로 시공을 맡게 되죠. 대단지이다보니 커뮤니티 조성도 잘되고요. 그러니 가격이 쭉쭉 오르는 겁니다. 그런 흐름이 부산·대구에서 가장 빨랐고, 이어 광주와 대전·전주·청주·천안 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국 집값 상승 기조도 하반기까지 지속될까요?
그렇죠. 특히 지방부터 시작된 재건축 바람이 1기 신도시와 서울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강하게 불기 시작할 겁니다. 앞서 ‘재건축 영향이 별로 없었다’고 말했던 이유가 지금까지의 재건축은 빙산의 일각이었고 앞으로 올 재건축 바람이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일단 1기 신도시 200만호 재건축이 가능한 시점이 올해부터이고요. 서울에서도 지난해부터 목동 재건축 얘기가 나왔는데, 1984~1985년도 입주된 곳이거든요. 1986년 아시안게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인데요. 그 아파트도 아직 재건축이 되지 않고 있고요. 요새 가장 말이 많이 나오는 곳이 상계동과 중계동인데, 1기 신도시 입주 시기와 겹칩니다. 사실 1970년대에 지은 여의도 아파트는 시작도 못 한 곳이 태반이고 1960년대 지은 이촌동 맨션들도 그대로 있습니다. 이런 곳들도 결국 다 재건축이 되어야 할 곳들이니, 서울 역시 아직 재건축의 여파가 제대로 오지 않은 겁니다.
“탁상공론 행정으론 집값 잡기 역부족…3기 신도시 효과 미미할 것”
최근 경제부총리와 국토부장관이 잇따라 ‘부동산 버블론’을 논하며 “집값 내려간다. 영끌해서 집 사지 말라”고 강조하던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부는 2~3년 이후에 부동산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고 하는데, 문제는 예컨대 그 사이 300% 오르고 10% 빠지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겁니다. 이젠 국민들이 행간을 잘 읽으시더라고요. 고위공직자들에게 다주택을 팔라고 하니 사표를 내고 나간 이들도 많았고, 그중 몇몇은 부동산 투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으며, 최근엔 LH사태도 겪어봤으니까요. 정부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 거죠.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시작됐는데 집값 하락에 영향은 없을까요?
정부가 가장 바라는 방향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쉽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정부의 신도시 사전청약이라는 것이 민간으로 치면 ‘지역주택조합’과 구조가 동일한데요, 해당 구조의 문제점이 땅을 사기까지가 매우 어렵다는 겁니다. 지역주택조합이 그나마 지방에선 잘 되는데 서울에서는 잘 안됩니다. ‘지역주택조합은 부모의 원수에게 권하라’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로 진행하기가 까다로워요. 3기 신도시 사전청약도 현재 땅 확보도 제대로 안됐는데 ‘아파트를 이렇게 지을 겁니다’라며 신청을 받는 겁니다. 정부가 하는 것이니 언젠가 하긴 하겠죠. 하지만 입주 시기에 대해 정확한 답을 못하고 있습니다. 하남신도시는 입주까지 대략 9년이 걸렸는데 3기 신도시는 언제 입주하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또 사전분양이 아닌 사전청약이다 보니 자격만 일단 받는 거라 상황이 애매하죠.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곤 있지만 집값 안정은 안 되고 있는데 원인은 무엇으로 보시는지.
지난 30년간은 집 살 사람은 사고 안 살 사람은 안 사는 그런 분위기였어요. 물론 당시에도 다주택자들이 있긴 했지만 대부분 ‘집 하나 있으면 됐지’라는 분위기가 강했거든요. 그땐 일종의 조삼모사격 정책이 잘 들어맞았어요. ‘양도세 안 내도 되니까 가만히 있어’라는 얘기를 점잖게 하는 거예요, 1가구 1주택은 비과세라고요. 정말 비싼 집 말고 웬만한 집들은 비과세였거든요. 그런데 현 정부는 1주택자들을 건드리니 ‘그럴 거면 왜 내가 1가구 1주택에 머물러야 해?’라고 반발하게 되죠. 지금 1주택자들이 제일 힘든 상황입니다. 사지도 못하고 팔지도 못하고 이사도 못가는 현실이거든요. 때리면 결국 반발하게 됩니다. 생각이 바뀌게 돼요. 오히려 1주택자들에게 혜택을 많이 줬으면 가만히 있었을 수도 있어요. 잘 가고 있던 임대사업자 제도를 건들면서 전세값이 폭등한 것도 문제죠. 탁상공론 정책을 고집부린 결과입니다.
집값 안정화를 위한 개선 방안은 없을까요?
민간에 맡기는 것이 가장 좋으나, 현 정부 남은 임기 내엔 해법을 내기 힘들 것 같습니다. 2018년도까지만 해도 늦지 않았다고 말했었는데 이제는 그 무엇을 할 시간도 없어 보입니다. 대한민국은 사유재산이 있는 나라인데 이것을 부정하는 순간 혼란이 옵니다. 반면 고위층들은 사유재산을 포기하지 않으니 국민 여론만 더 안 좋아지고요. 세계 경제 10위권 국가 중 이렇게 정부가 시장에 강하게 개입하는 곳은 없습니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변우석 업은 배스킨라빈스, X-마스 '케이크 전쟁' 승기 잡을까
2임지연, 씨스루에 두 팔 벌리며…"후회 없이 보여드릴 것"
3신한은행, 재외국민 위한 ‘신한인증서 발급 시범서비스’ 개시
4'금리 인하'에 소식에 은행 찾았지만...대출은 '첩첩산중'
5정병윤 리츠협회장 “국내 리츠 경쟁력 높이기 위한 과제 해결 필요”
6SK증권, 조직개편·임원인사 단행…대표 직속 IB 총괄 신설
7MBK·영풍 시세조종 의혹 재점화…임시주총 변수 되나
8현대차그룹, 英 ‘탑기어 어워즈’ 4년 연속 수상
9롯데, 임원인사서 CEO 21명 교체..."계열사 혁신 가속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