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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케이뱅크…스톡옵션 형평성 불만 왜 일어났나

행장 등 임원 10명이 스톡옵션 59% 챙겨, 적자 버텨온 일부 직원들 불만 고조

 
 
케이뱅크 광고판 모습. [연합뉴스]
 
케이뱅크가 이번엔 주식매수 선택권(스톡옵션)을 두고 내부 갈등에 휩싸인 모습이다. 지난해까지 대주주 KT의 적격성 논란, 유상증자 어려움으로 대출 중단까지 겪었던 케이뱅크가 이번엔 스톡옵션 지급을 두고 내부 직원들의 불만을 듣는 분위기다. 카카오뱅크와 달리 업계에 자리를 잡기까지 어려운 과정을 겪었던 만큼 직원들 사이에선 임원 소수에게 과한 스톡옵션이 돌아갔다며 지적을 제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장 포함한 임원에 스톡옵션 절반 이상 돌아가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달 초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임직원 320여명에게 210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문제가 된 점은 스톡옵션 210만주 중 경영진 9명에게 돌아간 스톡옵션에 대한 직원들의 형평성 문제 제기다.  
 
케이뱅크가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이풍우 사내이사(8만주)와 함께 상·전무급 임원인 장민(10만주), 차대산(8만주), 한진봉(8만주), 권선무(8만주), 양영태(8만주), 김기덕(18만주), 권영종(8만주), 윤형로(9만주) 업무집행책임자에게 총 85만주가 돌아갔다.  
 
임원 한명당 평균적으로 부여된 스톡옵션은 약 9만4444주다. 직원 311명에게는 총 125만주가 부여돼 한명당 평균 약 4000주가 주어졌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4월 서호성 은행장에게 90만주 스톡옵션을 제공한 바 있어 이 부분까지 포함하면 경영진 10명에게 제공된 스톡옵션은 전체의 59%에 달했다.  
 
케이뱅크 직원들은 임원의 취임 기간이 짧은 데도 8만주 이상의 스톡옵션을 가져간 것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난해까지 대출 중단 등의 어려움을 겪어낸 뒤 올해 고객 증가에 따른 이익 회복 과정을 겪어낸 직원들에 대한 보상이 임원들과 비교해 지나치게 작다는 불만이다.  
 
케이뱅크 스톡옵션 부여 임원 명단 [자료 케이뱅크]
 
업계에 따르면 차대산 본부장, 한진봉 실장 등의 선임일은 올해 5월로 알려졌다. 서 행장도 임기를 시작한 지 반년이 채 되지 않았다.
 
특히 경쟁사와 비교해도 케이뱅크 직원들의 박탈감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토스뱅크는 이달 입사 1주년을 맞은 사내 임직원 30명에게 스톡옵션 68만주를 나눠줬다. 홍민택 대표와 박준하 최고기술책임자(각 6만주)를 제외하고 임직원 1인당 2만주씩을 공평하게 지급했다. 카카오뱅크도 윤호영 대표와 김주원 대표 등을 제외하고 일반 직원 135명에게 총 296만주를 부여, 평균 2만주씩을 부여했다.   
 

1호 인뱅 믿고 손실 견딘 직원들 박탈감 커진 모습 

케이뱅크는 지난해 1053억원 당기순손실을 봤다. 2019년 말에도 1007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 2년 째 적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 5월 말 1조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면서 여신 여력을 확보했고, 올해 1분기에는 123억원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240억원)과 비교해 손실 규모를 절반으로 줄였다.  
 
고객 수도 크게 늘었다. 케이뱅크의 올해 6월말 누적 고객 수는 620만명으로 3개월 만에 200만명 이상 증가했고, 여신 잔액도 6월 말 기준 5조900억원으로 3월 말 대비 1조원 이상 증가했다. 가상화페 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 등으로 고객이 증가했고, 아파트담보대출 등을 통해 여신 규모가 늘어난 상황이다. 올해 연말 이를 바탕으로 첫 순이익 달성도 예상된다.  
 
투자업계는 케이뱅크가 2023년 상장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뱅크가 상장 공모가 희망밴드 최상단 확정 및 기관·일반투자자 청약에서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업계의 기대를 불러일으킨 만큼 케이뱅크도 상장 시 높은 관심을 받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부여한 스톡옵션이 직원 박탈감만 키웠다는 내부의 지적을 받으면서 차후 회사 직원의 영업 동력을 떨어뜨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케이뱅크 스톡옵션 행사 가격은 6500원이다. 기본조건은 의무 복무 기간 2년 재직, 자기자본 2조원, 법인세차감 전 이익 1000억원 이상 달성이다.
 
이와 관련해서 한 업계 관계자는 "전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로 했지만 임원들에게 많은 스톡옵션이 부여됐고, 경쟁사 대비 절반도 안 되는 수준으로 받은 것이 불만의 원인이었을 것"이라며 "케이뱅크가 순탄치 않은 성장을 해온 만큼 불만이 누적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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