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현대엔지니어링 ‘주식 쪼개기’, 주가 이끄는 호재될까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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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현대엔지니어링 ‘주식 쪼개기’, 주가 이끄는 호재될까

펄어비스·카카오 등 올해 액면분할 후 주가 모두 올라
발행주식 수 늘면 투자자 접근성 높아져 거래량 증가

 
 
SK텔레콤은 오는 11월 29일 액면분할에 나설 계획이다. [중앙포토]

SK텔레콤은 오는 11월 29일 액면분할에 나설 계획이다. [중앙포토]

◆ 스페셜리포트
① SKT·현대엔지니어링 ‘주식 쪼개기’, 주가 이끄는 호재될까  
② 10년간 액면분할 기업 주가 분석해보니… 45%가 마이너스 수익률
 
SK텔레콤은 오는 11월 29일 액면분할에 나선다. 지난 2000년 4월 5000원짜리 액면주식을 500원으로 쪼갠 이후 두 번째다. 10월 26일부터 한 달간 거래정지 기간을 거쳐 재상장한다. 액면분할이란 자본금의 증감 없이 기존 주식 액면가를 일정 비율로 분할해 발행 주식의 총 수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5000원짜리 1주를 둘로 나누어 2500원짜리 2주를 만드는 것이다. 상장을 앞둔 현대 엔지니어링도 기존 1주를 10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진행할 계획이다.
 
액면분할 이유는 발행주식 수를 늘려 상대적으로 유동성을 증가시키고,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발행주식 수가 많아지면 증시에서 거래량이 많아져 주가가 상승하기도 한다. ‘유동성 프리미엄’(거래 원활성)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또 개인 투자자 참여가 늘어나면 외국인 투자자의 경영권 공세 방어가 수월해진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주가가 100만원이 넘는 고액주가 액면분할을 하면 발행주식수를 늘리고 주가를 낮출 수 있어 거래량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주가가 높아 투자하지 못했던 개인투자자들의 거래가 늘면서 유동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액면분할 제도는 지난 1998년 초에 도입됐다. 이듬해부터는 비상장 회사도 액면분할을 할 수 있게 됐다. 상장사들은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액면가를 100원·200원·500원·1000원·2500원·5000원 중 하나로 정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액면가 5000원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33.7%에 달한다. 
 
4년 전 1주에 280만원을 훌쩍 넘던 삼성전자는 2018년 5월 4일 50대 1 액면분할을 단행해 주가는 5만3000원이 됐다. 주가가 낮아지면서 소액주주도 늘었다. 삼성전자 주식을 1% 미만 보유한 소액주주는 2018년 3월 24만1513명에서 액면분할 단행 후 3개월 만에 2배 넘게 늘었다. 6월 말 현재 454만6497명이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2010~2020년까지 10년간 액면분할을 시행한 확인이 가능한 상장사 129개 사례를 분석한 결과, 60거래일 이후 37%가 주가가 상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액면분할과 재상장을 완료한 4곳(펄어비스·카카오·현대중공업지주·하이스틸)의 주가는 모두 올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액면분할을 발표하고 재상장을 준비 중인 종목(코스피·코스닥 포함)은 총 18곳이다. 지난해에는 14곳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LG생활건강 등도 주당 100만원 넘어

 
주가 100만원이 넘는 이른바 황제주들이 액면분할 분위기에 동참할지도 관심거리다. 100만원이 넘는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외 LG생활건강과 태광산업 등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101만2000원을 기록하자, 벌써 투자자들 사이에서 액면분할 얘기가 나온다. 주가는 지난 23일 100만9000원을 기록하며 100만원을 상회하기도 했다.  
 
해외 증시에서 액면분할은 흔한 일이다. 주가가 높아지면 수시로 주식을 분할해 투자자들의 투자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코카콜라·애플 등 우량주들은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르면 액면분할을 통해 유동성을 늘리고 있다. 올 들어 미국 기업의 액면분할은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 5월까지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S&P)500에 상장한 기업 중 액면분할을 발표한 기업은 8곳이다. 지난 5월 21일에는 엔비디아가 4대 1 액면분할을 하기로 했고, 지난해 애플과 테슬라도 각각 4대 1, 5대 1로 액면분할했다. 
 
그렇지만 액면분할이 주가 상승을 이끄는 호재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국민주로 거듭난 삼성전자 주가도 액면분할 후 2~3년간 주춤했다. 발행주식 수가 늘어나 거래량은 65배 이상 증가했지만, 주가는 액면분할을 한 뒤 30일 거래일 후 9.4%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그러다 지난해 증시 상승장에 맞물려 지난 1월 9만6800원을 기록, 9만 전자를 달성해 비로소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펄어비스도 비슷하다. 지난 4월 16일 액면분할 당일에는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두 달이 지난 후에야 7만4400원을 기록하며 액면분할 당일 종가(6만7000원)를 뛰어넘었다.
 
액면분할이 개인투자자의 투자 기회를 확대하는 것은 맞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할 때 거래대금 규모가 크고 이미 거래가 활발한 대형주는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통은 액면분할 공시 후 주가가 올랐다가 분할이 일어나고 나면 주가가 서서히 제자리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인다”며 “액면분할 공시 후 주가가 급등할 때  액면분할 소식이 과하게 평가된 경우일 수도 있기 때문에 급매수하는 건 위험하다”고 말했다.  

신수민 인턴기자 shin.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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