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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갭투자, 깡통전세 위험성 높여"…가계부채 부실화 경고음

서영수 애널리스트 "갭투자 위험 예상보다 매우 높아"
이병윤 연구위원 "자산가격 하락시 대출 부실화 가능성"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중구 아파트 일대. [연합뉴스]
부동산 갭투자가 여전히 성행하는 가운데 젊은층 주도의 갭투자가 향후 금융권 부실을 심화시킬 수 있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잇단 대출 규제와 함께 최근 '부동산 고점' 우려도 커지고 있어 자칫 집값 하락에 따른 깡통전세 대란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5일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는 '갭투자 규제가 필요한 이유'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갭투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주택 거래의 일반적 행태로 자리 잡고 있다"며 "보증금 승계 거래 가운데 임대목적·갭투자로 신고한 거래 건수 비중은 서울 기준으로 2020년 35.6%에서 2021년에는 7월까지 43.5%까지 상승했다"고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뿐 아니라 경기도와 인천시 역시 같은 기간 임대목적·갭투자로 신고한 거래 건수 비중이 각각 21.9%에서 26.8%로, 17.9%에서 33.5%로 각각 상승했다. 서 이사는 "특히 광의의 갭투자 비율인 전체 보증금 승계 비율은 전체 거래의 3분의 2까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갭투자 위험이 예상했던 것보다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 집값 대비 임대보증금 비중이 70%를 넘는 거래가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서 이사는 "(아파트 매매시) 대다수가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한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실질 LTV는 80%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2030세대의 갭투자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상환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2030세대의 (갭투자)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2020년 3월 24%에 불과했던 보증금 승계 비중은 2021년 7월에는 41%까지 상승했다. 전체 거래에서 2030세대가 주택을 구매하는 것이 주택시장 과열에 따른 무리한 투자 증가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확인하는 자료"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도 2030세대의 갭투자 현상에 대한 분석 자료를 내놓은 바 있다. 천 의원실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 지역 주택 매수자들이 국토부에 제출한 자금조달계획서 19만3974건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서울에서 집을 산 2030세대 6만3973명 중 기존 세입자 임대보증금을 떠안은 사람이 52.2%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특히 해당 자료에 따르면 20대 중에서 갭투자를 한 비율은 71%나 됐고, 30대의 갭 투자 비율은 49%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업계 내부에서도 부동산 경기 하락 시 대출금과 보증금의 합이 집값보다 높아지는 이른바 '깡통전세' 급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관련 서 이사는 "우려했던 대로 갭투자가 부동산 버블을 초래하고 가계부채 위험을 키우는 주범이라는 추정을 확인할 수 있다"며 "부채 위기로 전환되지 않기 위해서는 자금조달계획서와 관련된 투명한 정보 공개와 철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갭투자로 인한 시장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 금융정책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금융연구원도 갈수록 가계대출에 대한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국내은행 리스크 관리 강화 필요' 보고서에서 "국내 은행이 작은 충격에도 부실해질 가능성이 있어 면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은행 대출 증가세가 실물 경제 상황과 괴리를 보이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실물경제 침체에도 자산 가격이 상승하자 자산을 매입하려는 대출 수요가 증가했다"며 "자산 가격이 하락하거나 기업 매출 부진이 지속하면 은행 대출이 부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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