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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업계도 저작권 분쟁으로 ‘시끌’…스타트업 ‘북아이피스’가 해결 나서

교재 저작권 거래 플랫폼 ‘쏠북’ 8일 베타 서비스
권당 최대 1천만원 사용료, 인당 月 1만원 아래로

 
 
에듀테크 스타트업 '북아이피스'가 8일 교재저작권 플랫폼 '쏠북' 베타 서비스를 선보였다. [사진 북아이피스]
국내 교육업계에서 출판물 불법 복제는 관행처럼 여겨져 왔다. ‘아이들 가르치는 데 어떻게 돈을 받느냐’는 분위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영세한 학원이라도 검·인정 교과서나 참고서·문제집을 바탕으로 강의 교재를 만들어왔다.  
 
그러나 최근엔 이런 관행이 무색하게 학원과 출판사간 저작권 분쟁이 잦다. 업계 1위 온라인 교육업체 매출이 5000억원을 넘을 만큼 사교육 시장이 커져서다. 고급 인력이 몰리면서 덩달아 콘텐트 생산단가도 높아졌다. 대입수학능력시험 직전 나오는 문제집을 만들 때 문제 하나당 많게는 100만원이 들어가기도 한다. 이를 무단으로 쓰다가 법적 분쟁을 겪었던 교육업체들은 매해 수십억원의 저작권 사용료를 출판사들에 지급하고 있다.  
 
문제는 영세 학원이다. 출판사는 권당 사용료를 매기는데, 교과서에 따라 많게는 1000만원을 요구한다. ‘사교육 1번가’로 통하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학원도 월평균 매출이 3598만원(2019년 10월 기준, 상가정보연구소 집계)인 상황에서 부담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국내 한 에듀테크 스타트업이 최근 해결책을 내놨다. 출판사로부터 저작권 거래 권한을 위임받고, 강사에게 싼 가격에 출판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강사가 내야 할 사용료는 월 3700~8300원이다. 출판사로부터 이용 권한을 한꺼번에 구매한 뒤 개별 강사에게 쪼개서 판매하는 방법으로 사용료를 크게 낮췄다. 강사는 월 사용료만 내면 교재를 마음껏 편집할 수 있다.
 
국내 에듀테크 스타트업 ‘북아이피스’는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한 교재 저작권 거래 플랫폼 ‘쏠북(Solvook)’을 지난 8일 선보였다. 와이비엠(YBM)·NE능률·지학사 등 고등학교 영어 교과서를 내는 출판사와 저작권 대리중개 계약을 맺고 베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윤미선 북아이피스 대표는 “앞으로 모든 중·고교 교과서 및 참고서·문제집을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플랫폼을 바탕으로 교재 저작권 거래가 자리 잡게 되면 시장 규모가 적잖다. 윤 대표에 따르면, 국내 중·고교의 검·인정 교과서는 500여 권, 문제집과 참고서는 1만여 권에 달한다. 권당 사용료를 1000만원으로 잡으면 시장 규모는 1조원을 넘는다. 이런 시장성을 바탕으로 이 업체는 지난 3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초기투자사)인 ‘프라이머’로부터 3억5000만원을 투자받았다.
 
윤 대표는 쏠북이 업계의 새로운 상생 모델이 될 수 있단 점에 무게를 뒀다. 강사로선 저작권 분쟁 걱정 없이 싼값에 콘텐트를 쓰고, 출판사로선 새로운 수익원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다. 윤 대표는 “쏠북은 합리적인 이용료 산정으로 저작권자와 이용자 모두가 상생하도록 만든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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