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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처럼 성공한 '부동산 연대기', 서민들은 이룰수 있을까

대출규제 강화·집값 상승…내 집 마련 더욱 힘들어져
부동산 시장 하방 압력으로 집값 떨어질 수도

 
 
웹툰작가 기안84가 살던 서울 마포구 상수동 반지하 집(왼쪽)과 경기 동탄 메타폴리스. [사진 유튜브 채널 인생84]

웹툰작가 기안84가 살던 서울 마포구 상수동 반지하 집(왼쪽)과 경기 동탄 메타폴리스. [사진 유튜브 채널 인생84]

 
서민들은 인기 웹툰 작가 기안84(본명 김희민)처럼 성공한 '부동산 연대기'를 이뤄낼 수 있을까. 반지하 월세방에서 50평대 고급 주상복합 전세로 주거 터전을 옮기고, 60억원 대 건물까지 매입한 그의 부동산 연대기는 서민들이 꿈꾸고 있는 자수성가의 대표적 사례다. 주택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황에서 '부모 찬스'나 '주식·비트코인 등의 투자 대박이 아닌 자신의 본업을 통한 성공이기에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하지만 대다수의 서민이 기안84와 같은 성공한 부동산 연대기를 이루기는 힘든 상황이다. 천정부지로 뛴 주택 가격의 문턱은 높고, 본업에 충실하더라도 한계가 존재한다.
 
최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민주노동연구원이 공개한 정부 가계금융복지조사와 KB국민은행 주택가격 동향을 분석해 만든 '가구주 교육 정도별·연령대별 소득 및 재무 상태 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대가 저축을 통해 서울에 아파트를 마련하려면 100년 가까운 기간이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고서에는 지난해 20대 가구의 저축가능액을 1099만원으로 계산했다. 정기적이고 예측 가능한 소득인 경상소득 3533만원에서 소비지출 1939만원과 세금 등 비소비지출 495만원을 제외한 금액이다. 이 저축가능액으로 평균 매매가인 10억4299원(지난해 12월 기준)인 서울 아파트를 사려면 94.91년이 소요된다는 설명이다. 같은 해 30, 40, 50대 가구주가 서울 아파트를 사는 데는 각 47.33년, 43.4년, 38.33년이 걸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출 규제 강화·집값 상승…내 집 마련 꿈 무너지나

서민들의 내집 마련이 더욱 힘들어 지고 있다. [연합뉴스]

서민들의 내집 마련이 더욱 힘들어 지고 있다. [연합뉴스]

 
아파트 분양에 당첨된 이들도 눈앞에서 새 아파트 입주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은행 대출 총량에 한도를 걸면서 대출 탈락자들이 생겨나고 이미 낸 계약금도, 집도 날리게 된 것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 아파트 미입주 사유 중 '잔금 대출 미확보'가 34.1%를 차지했다. 은행권 대출 옥죄기를 피해 정책 모기지로 몰려든 서민들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주요 정책 모기지 상품의 금리마저 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서민의 내 집 마련 ‘마지막 보루’도 문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전세조차 구하기 힘들어지면서 주거 불안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임대차법 개정 이후 전셋값이 급등했고, 정부가 가계부채를 잡겠다며 대출까지 옥죄면서 이제는 전세살이조차 여의치 않게 됐다. 지방에서 상경해 직장을 얻은 김 모씨는 “대학 졸업 후 몇 년간 모은 돈과 대출을 받아 전셋집에 들어가게 돼 기뻤는데, 주인이 다음 계약 때 전세를 올린다고 해 다시 집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른 집 주인들도 전셋값을 올리는 분위기라 월세나 반전세를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물건들이 신규계약으로 전환하는 시점이다. 이들 매물은 지난해 시행한 임대차 3법 개정안에 따라, 1회에 한해 임대료 인상 폭을 5% 이내로 제한한 전·월세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게 된다. 앞으로 전세대출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되면 대출 한도는 대폭 줄어 세입자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최근 다주택자들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등 과세 부담이 커진 것도 집주인들이 전세 보증금을 상승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대출 규제로 주택 구매가 어려워진 실수요자들이 전세로 돌아서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기게 되고, 이로 인해 전세를 구하기 힘든 사람들이 월세로 내몰리는 악순환 역시 반복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자금 여력이 부족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문턱은 더욱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부동산 가격 급등기에 다주택자가 더 증가했다는 소식에 무주택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커지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주택을 두 가구 이상 가진 사람은 지난해 232만명으로 전년보다 3만6000명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와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에도 현금 부자들의 재산 증식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풀이됐다. 반면 무주택 가구는 3.5% 늘어 919만7000가구를 기록했다. 2015년 이후 900만 가구를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전문가 일각에서는 서민들이 내 집 마련에 대해 비관하기에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영끌 눈치 싸움에서 내집 마련의 승자와 패자가 누가 될지도 더 지켜볼 일이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구매 부담지수, 가처분 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 10월 주택 거래량 급감, 금리 인상, 대출 규제 강화 등의 부동산 하방 압력 요인이 너무 많다”며 “대선 이슈로 인한 일시적 보합 반등은 있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하향화로 변곡점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한문도 교수는 이어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복기해보면 지금 시세에 최대 30~40% 하락 할 수 있는 희망을 젊은 세대들은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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