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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보다 핫한 ‘아트테크’①] “부동산‧비트코인만 있나”…미술품에 꽂힌 사람들

키아프 서울 역대급 성과…아트테크 각광
6000만원 미만 작품 비과세…취득세·재산세 없어
정보 불투명성, 소비자 보호장치 부족 한계도

 
 
지난 10월 17일 막을 내린 ‘키아프 서울 2021’(Kiaf SEOUL 2021·한국국제아트페어)이 역대급 흥행을 거뒀다. 미술품으로 자산을 증식하는 ‘아트테크(아트+재테크)’가 젊은 세대에게 각광받고 있다. [사진 키아프]
 
지난 10월 17일 막을 내린 ‘키아프 서울 2021’(Kiaf SEOUL 2021·한국국제아트페어)이 역대급 흥행을 거뒀다. 키아프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아트페어가 치러진 5일간 총 8만8000명의 관람객이 몰려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매출 역시 역대 최대인 650억원을 올렸다.  
 
키아프가 이룬 성과는 국내에서 대중의 미술품에 대한 인식이 변화했고, 특히 미술품으로 자산을 증식하는 ‘아트테크(아트+재테크)’가 젊은 세대에게 각광받고 있다는 것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업계는 평가한다.  
 
실제로 온라인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공동구매액은 11월 기준으로 155억원으로 지난 3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국내 미술품 공동구매 시장 규모는 올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옥션과 케이옥션 등 국내 주요 온라인 미술품 경매 업체의 낙찰률도 90%을 웃돈다.  
 

아트 비즈니스 뛰어드는 기업들…전시회부터 호텔 패키지까지

 
롯데백화점은 올해 여름 서울 잠실점과 본점 에비뉴엘에 미술품 전시 및 상시 판매 공간을 꾸며 ‘제1회 아트 롯데’를 개최한 바 있다. [사진 롯데백화점]
 
미술품 시장이 커지자 국내 유통기업들도 앞 다퉈 미술품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여름 서울 잠실점과 본점 에비뉴엘에 미술품 전시 및 상시 판매 공간을 꾸며 ‘제1회 아트 롯데’를 개최한 바 있다. 아트 롯데는 롯데백화점이 주관하는 아트 비즈니스로 오프라인 및 디지털 갤러리를 구축해 전시와 판매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 측은 아트 롯데를 연 2회 정례화해 아트 비즈니스를 유통사업과 접목해 성장시킬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서울신라호텔은 오는 30일까지 국내 아트테크 플랫폼 중 하나인 아트앤가이드와 손잡고 ‘폴 인 아트’ 패키지를 선보인다. 이 패키지는 호텔을 즐기는 동시에 글로벌 유명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서울신라호텔과 아트앤가이드는 박서보 화백의 ‘묘법’을 폴 인 아트 패키지의 첫 작품으로 선정했다. 이용객은 해당 작품에 대한 공동소유권 5만원을 제공 받아 작품 일부를 소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풍부한 세제 혜택, 현물 투자, 소액 투자라는 메리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를 포함한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와 기업들이 아트테크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첫 번째로 주식, 부동산과 비교해 투자 메리트가 있는 재테크 방법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앤컴퍼니’를 운영하고 있는 김재욱 열매컴퍼니 대표는 “미술품을 매각하는 경우 세제 혜택이 상당하다”며 “국내 생존 작가의 작품은 전면 비과세고 취득세와 재산세도 없다”고 설명했다.  
 
해외 작가 작품도 6000만원 미만은 비과세고, 1억원까지 부담해야 하는 세율은 최대 2.2%, 1억원을 초과해도 최대 4,4%라 다른 투자방법보다 부담이 적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아트테크는 투자에 그치지 않고 문화를 향유한다는 측면에서 기존의 부동산 주식 등과는 차별화되는 대체투자자산”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최초의 온라인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앤가이드'를 운영하는 김재욱 열매컴퍼니 대표. [중앙포토]
 
아트테크는 ‘현물 투자’라는 점에서 안정적인 자산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미술품 투자는 비트코인이나 주식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가상의 자산이 아닌,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고 만져볼 수도 있는 ‘현물 자산’이라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 방법이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미술품은 고액자산가들이 오랜 시간 투자해왔고, 그 가치가 쉽게 달라지지 않아 코인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해 관심을 보이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코인의 변동성을 경험한 사람들이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미술품 투자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트테크는 소액으로 쉽게 할 수 있는 투자 방법이라는 점 때문에 MZ세대에게 각광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미술품은 크게는 억대를 호가해 일반인들의 접근이 불가능한 ‘부자들의 전유물’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미술품 공동구매 또는 조각투자를 할 경우 다른 사람들과 공동 투자를 할 수 있어 적게는 1000원만 있어도 소유권을 구매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을 만들었을 때 조각 당 100만원부터 구매가 가능하도록 했지만 고객들의 진입장벽을 낮추고자 조각 당 10만원, 1만원에도 판매하게 됐다”며 “누구나 미술품 분할 소유권을 구매해 원하는 때에 매각할 수 있어 MZ세대 유입이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의 불투명성, 소비자 보호장치 없어 부작용 우려도

 

미술품으로 자산을 증식하는 ‘아트테크(아트+재테크)’가 젊은 세대에게 각광 받고 있다. [중앙포토]
 
아트테크는 투자 메리트와 편리함으로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일 만 하지만 공동구매 및 조각투자에 뛰어드는 소비자들을 보호할 만한 법적 제도가 없다는 점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홍기훈 홍익대 교수(경영학과)는 “아트테크와 뮤직테크 등은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위험성도 크다”며 “플랫폼을 운용하는 중간 매개자가 어떤 기준으로 상품 시세를 책정했는지 알 수 없고 소비자 보호 장치가 없는 투자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새롭게 등장하는 재테크에 젊은 세대가 많이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 안전성이 확보되지는 않았다”며 “미술시장이 새로운 기술 및 금융과 결합하여 일반 대중들이 쉽고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면 아트테크 시장은 보다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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