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집값, ‘불장 꺼져도 온기는 여전’ [2022 부동산 시장 전망①]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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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집값, ‘불장 꺼져도 온기는 여전’ [2022 부동산 시장 전망①]

상승폭 축소되는 가운데 서울 3.4% > 지방 0.8% 양극화 진입
투자는 보수적 접근 필요…내년 최대 변수, ‘대통령 선거’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오르고, 오르고, 또 올랐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집값 불장’의 시대를 살고 있다. 정부의 잇단 집값 안정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매매·전세·월세 등 모든 유형의 집값이 급등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값은 수억원이 급등했고,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지방마저 요동쳤다.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에 따른 전세난과 비규제 지역 ‘풍선 효과’, 재건축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집값을 끌어올렸다. 집값 폭등은 청약 시장의 판도 뒤집었다. 서울, 지방할 것 없이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들은 수십·수백 대 1의 청약 경쟁률이 일반화돼 버린 모양새다.
하지만 2021년 4분기부터 분위기가 묘해졌다. 정부의 규제와 금융 당국의 돈줄 죄기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서울 집값은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절벽 현상은 나타나기 시작했고 가격 상승폭은 둔화됐다. 수요가 급격히 쪼그라든 여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집을 사거나 팔려는 사람들의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수년 전에 비해 수억원씩 오른 집값을 보며 ‘지금 타이밍이 아니면 평생 내 집 마련이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한편 ‘괜히 샀다가 집값이 폭락하면 망한다’는 불안감에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가 부동산 전문가 21인의 의견을 취합해 내년 부동산 시장의 흐름과 투자 유망 지역을 살펴봤다. [편집자] 
 
2017년 ‘6·17 대책’이 나온 지 어느덧 4년 반이 지났다.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수십 가지 대책에도 불구하고 강남 신축 아파트 시세는 3.3㎡당 1억원을 훌쩍 넘겨 2억원까지 바라보는 추세다. 이제 서서히 ‘집값 피로감’이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내년 집값 전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 다수에 따르면 내년에도 국내 주택가격은 여전히 오르는 한편 그 상승폭이 다소 꺾일 것으로 보인다. 집값이 서서히 꼭지에 도달하고 있어 시장 참가자들의 보수적인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금 변동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이코노미스트]가 이달 1일부터 약 일주일간 부동산 전문가 총 21명을 대상으로 내년 부동산 전망에 대해 설문한 결과 이중 15명이 전국 집값 상승을 점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가 예상한 내년 전국 집값 상승률은 평균 2.5%로 금리인상, 대출규제 및 보유세 인상 여파에 따라 올해 대비 상승률은 떨어질 전망이다.  
 

상승요인>하락요인, ‘서울 단기공급 절대 부족’

이번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 대부분은 하락요인 대비 여전히 상승요인이 크다는 입장이었다. 가장 큰 상승요인은 바로 ‘공급부족’이다. 전체 응답자 중 절반 수준인 10명이 “내년에 상승한다”고 예측한 이유로 공급부족을 들거나 유사한 취지로 설명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내년에 1~3% 가량 소폭 상승할 것”이라면서 “보유세 증가와 대출규제, 금리상승에도 불구하고 입주가 본격화하지 않은 데다 전세난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 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역시 “현재 정부 계획물량은 많지만 실제 입주까지 걸리는 기간이 길고 인프라 구축도 수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특히 서울 등 수도권에서 두드러졌다. 내년 서울 집값이 상승한다는 응답이 16건이었으며 응답자별 예측 상승률 평균은 3.4%로 전국 집값 대비 약 1%p 높았다.  
 
부동산 칼럼니스트 아이곰과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10% 상승을 전망하기도 했다. 아기곰은 “서울은 고질적인 공급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종합부동산세 영향으로 ‘똘똘한 한 채’ 수요도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우 대표는 “공급부족을 비롯해 모든 지표가 부동산 상승에 일조한다”면서 “서울은 더욱 심각하다”고 단언했다.  
 
수도권은 응답자 14명이 상승을 예상했으며 내년 상승률은 평균 3.5%로 전망했다. 통상 경기, 인천은 서울 대체재 시장으로 인식된다.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 상승과 서울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호재 여파로 경기, 인천지역 동반상승을 예측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 주택가격과 전세가 상승 우려도 탈서울 수요가 증가하는 데다 GTX와 같은 광역교통망을 통해 교통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과잉 지역은 하락, 양극화 뚜렷

10% 이상 상승을 전망한 전문가도 있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내년 수도권 부동산 상승률은 10~12% 선”이라면서 “GTX, 광역교통체계 등 개발이슈가 새해에도 영향을 끼침은 물론 3기신도시 토지보상도 계속돼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지방 집값에 대한 상승 의견은 수도권 전망에 비해 약하게 나타났다. ‘지방 부동산 상승’에 표를 던진 전문가는 전체 21명 중 9명으로 절반도 안됐다. 전국 및 수도권 상승을 예상한 일부 전문가도 지방에 대해서는 보합 또는 하락을 택했다. 전문가들 예측 상승률 평균은 0.8%에 불과했다.  
 
이 역시 공급과 관련이 깊다. 세종, 대구 등 입주물량이 많은 주요 지방광역시에서 집값이 하락하는 반면 개발호재가 집중된 지역은 오르는 ‘지역별 양극화’를 점치는 전문가도 많았다. 일부 전문가는 각종 규제로 투기수요가 이탈하는 현상도 지적했다. 고종완 자산관리연구소 소장은 “지방은 분양물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미분양이 발생하고 전세가격이 안정되는 지방 대도시는 상승국면에서 안정 내지 하락국면으로 전환될 개연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도 “지방은 공급량이 많았고 비규제 메리트도 내년에는 크지 않아 수요자 이탈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응답자 대부분은 투자 측면에서 신중할 것을 조언했다. 집값이 당장 떨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미 여러 해에 걸쳐 상당부분 오른 상태이며 보유세와 대출규제 등 고려해야 할 리스크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다주택 전략보다는 일명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는 전략을, 무주택자는 여력이 되는 한도 내에서 청약 등을 통해 실거주 1채 매수를 추천했다.  
 

부상하는 상투론…무주택은 ‘청약’ 유주택은 ‘갈아타기’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은 “무주택자는 내 집 마련, 1주택자는 갈아타기를 시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도 “무조건 상급지를 매수해야 한다”면서 역시 ‘똘똘한 한 채’를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 하락을 전망하며 부동산 매수 계획을 미뤄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3기신도시 공급, 대출규제 지속, 금리인상 등이 작용해 비인기지역 위주로 가격이 조정받을 것”이라면서 “실수요자들은 3기신도시에 집중하며 장기적으로 청약에 ‘올인’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도 “대선 이슈 발 반짝 반등이 있을 수는 있으나 대세 조정을 막을 수 없으니 추가매수에 주의해야 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응답자 절반이 넘는 전문가 11명은 내년 3월 열리는 ‘제 20대 대통령 선거’를 통해 향후 부동산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설문과정에서 “내년 대선에 따라 시장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부동산 전망을 할 수 없다”며 응답을 거절한 전문가도 있었다. 여당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국토 보유세 도입’과 ‘공공주택 공급확대’를 대표 공약으로 내세운 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주택담보대출 한도 상향’ 및 ‘민간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등 규제 완화 계획을 밝히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중장기적 주택공급 로드맵을 준비하여 무주택 서민들에게 꿈과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규제를 하더라도 시장상황에 맞게 시행되어야 하며 정책 역시 국민을 위한 정책이 되어야 하지 정치적 정책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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