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심상치 않은 국제 유가 상승 흐름…공공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미국 원유재고 감소에 산유국 더딘 증산 겹쳐 유가 상승 곡선 타
JP모건 “올해 배럴당 125달러, 내년 150달러 넘길 수도”
공공요금 인상 예고, 물가 상승 압박 커진다는 우려 나와

 
 
미국 원유재고 감소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 등의 더딘 증산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들어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며 상승 곡선을 보이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유가가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늘면서 원자재 가격과 물가 상승 압력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유가 80달러 돌파 “당분간 높은 수준 유지”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해외경제 포커스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는 일제히 배럴당 80달러 선을 돌파했다. 지난 13일 기준으로 북해산 브렌트유가 배럴당 85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같은 날 두바이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도 각각 82.6달러, 82달러를 기록했다.
 
한은은 최근 국제유가의 상승 흐름에 대해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 등의 더딘 증산을 이유로 들었다.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는 친환경 경제 전환의 기조로 세일 기업의 신규 투자 지연에 의한 것이다. ‘OPEC+’의 12월 중 원유 생산량도 전월 대비 일평균 7만 배럴 증가한 것에 그쳤다. 이는 당초 발표된 목표 증산량(일평균 40만 배럴)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한은은 “주요 기관은 향후 국제유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며, 골드만삭스 등 일각에선 원유 공급 제약이 심화될 경우 올해 중 일시적으로 유가가 100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JP모건은 올해 유가가 배럴당 125달러를, 내년에는 150달러를 넘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골드만 삭스 등 다른 곳들도 올해 중 일시적으로 유가가 100달러를 웃돌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가상승 전망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는 최근 OPEC 등 산유국들이 갑자기 증산하는 행동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과 블룸버그도 올해 OPEC의 원유 생산능력을 각각 예년보다 낮은 일평균 80만 배럴, 120만 배럴씩 낮춰 잡았다. 이에 더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지정학적 리스크, 리비아의 인프라 문제에 따른 원유 생산 감소도 유가상승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기타 원자재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호주 뉴캐슬 거래소 기준 석탄 가격(지난 1~12일 평균)은 8.4% 올랐다. 석탄 가격 상승에는 인도네시아의 석탄 수출 금지 조치 영향이 컸다. 전 세계 석탄 수출의 26.8%를 점유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지난 1일부터 자국 내 전력공급 안정을 이유로 석탄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6대 비철금속(구리·알루미늄·아연·납·니켈·주석)으로 구성된 런던금속거래소지수(LMEX)는 지난 1~12일 중 4.1% 올랐다. 알루미늄 가격은 유럽지역 생산 축소 예상으로 전월 대비 8.1%가량 올랐고, 니켈 가격 역시 전기차 생산 수요 증대로 인해 6.0%가량 상승했다.  
 

전기·가스 요금 인상 예고 속 3% 물가 상승 우려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물가상승 압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이미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가 요금 인상을 천명한 터라 체감 물가 상승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전력은 올해 전기료 수준을 결정하는 기준연료비를 지난해보다 킬로와트시(㎾h)당 9.8원 인상한다고 밝혔고, 한국가스공사는 가스요금을 올해 세 차례에 걸쳐 총 5.43원 인상하는 내용의 원료비 정산단가 조정안을 의결했다.  
 
전기요금 고지서를 정리하고 있는 한국전력 직원. [연합뉴스]
공공요금 인상은 곧 물가 상승을 뜻한다. 전기와 가스는 생산의 기반이 되는 원료이기 때문에 이 연료원들의 인상은 최종 재화의 원가를 높인다.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나 천연가스 등의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경우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탓에 한은도 물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초 전망보다 높은 3%대 수준을 나타낼 수 있다는 예상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3%대 수준 물가가 상반기 중 이어지다가 하반기 들어서야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연간 물가가 2.5%로 집계됐는데, 올해는 이 수준을 웃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LGD가 해냈다…‘주사율·해상도 조절’ 세계 첫 OLED 패널 양산

2‘전기차 올림픽’에 LG가 왜 출전?…“영향력 상당하네”

3“포르쉐 안 부럽잖아”...중국 시장 홀린 스웨덴 폴스타

4미국 주택에 스며든 삼성전자 가전…건설사 ‘클레이턴’에 패키지 공급

5포스코그룹, 이차전지소재 사업 강화…‘실리콘 음극재’ 공장 준공

6 서울대·울산대·원광대 의대 교수들, 주 1회 휴진…‘의료 공백’ 심화 조짐

7페퍼저축은행, 제2회 페퍼저축은행배 전국장애인양궁대회 성료

8“극한의 기술 혁신”…삼성전자, TLC ‘9세대 V낸드’ 양산

9SK그룹 경영진 머리 맞대고 ‘리밸런싱’ 고민…최창원 “전열 재정비” 주문

실시간 뉴스

1LGD가 해냈다…‘주사율·해상도 조절’ 세계 첫 OLED 패널 양산

2‘전기차 올림픽’에 LG가 왜 출전?…“영향력 상당하네”

3“포르쉐 안 부럽잖아”...중국 시장 홀린 스웨덴 폴스타

4미국 주택에 스며든 삼성전자 가전…건설사 ‘클레이턴’에 패키지 공급

5포스코그룹, 이차전지소재 사업 강화…‘실리콘 음극재’ 공장 준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