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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 이어 배민도 ‘요금제 ’ 손질…3월 배달비 더 오를까

[배달료가 기가 막혀①] 쿠팡·배민 요금제 3~4가지로 개편
기재부, 체감 배달비 상승 우려에 ‘배달비 공시제’ 도입
업계 “공시보단 수요와 공급 문제 해결이 우선”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오는 3월 단건배달 프로모션을 일부 종료하고 수수료 체제를 개편해 적용한다. [중앙포토]
 
연 23조원 규모로 성장한 배달앱 시장에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배달비가 치솟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대행 업체가 올해 들어 수수료를 500~1000원 인상해 지난해 평균 3300원이었던 수도권 기본 배달대행료가 5000원 수준까지 올랐다. 일부 지역에선 배달비가 1만원이 넘는 곳도 있어 아파트 입주민 사이에서는 ‘배달 공구’가 등장하기도 하고, ‘택시 배달’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이 최근 수수료 요금제 개편에 나서 배달료가 더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은 현금 프로모션을 진행해 자영업자의 배달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려 했지만 이로 인해 적자가 발생하자 출혈경쟁을 포기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두 곳 모두 오는 3월 해당 프로모션을 종료할 예정이다.
 
 

1위 배민, 또 쿠팡이츠 따라하기?…체감 배달료는 높아져  

 
먼저 쿠팡이츠는 지난 3일부터 새로운 단건배달 요금제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수수료 일반형과 절약형, 배달비 절약형과 포함형 등 4가지 요금제 중에 자영업자들이 선택하도록 해 업주들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수수료 일반형 기준으로 살펴보면 중개수수료는 주문금액의 9.8%에 배달비 5400원이 추가로 붙는 형태다.  
 
예를 들어 3만원어치 음식을 주문할 경우 총 8340원의 배달 비용이 발생한다. 중개수수료 2940원을 쿠팡이츠에 지불하고 배달대행사에게 주는 배달비 5400원은 업주 판단에 따라 고객과 나눠서 부담하는 식이다.
 
쿠팡이츠에 이어 배달의민족도 수수료 체제 개편에 나서면서 오는 3월 22일부터 새로운 요금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배달의민족은 수수료 체제를 기본형, 절약형, 통합형 총 3가지로 구성했다. 기본형 기준으로 중개수수료 6.8%에 배달비 6000원이 붙는 형태다.
 
두 업체의 수수료 체제 개편을 적용하면 그동안 단건배달 프로모션이 수수료 1000원에 배달비 5000원으로 고정돼 있던 것과 비교했을 때 자영업자가 부담해야 할 배달료가 사실상 더 늘어나게 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들은 배달대행을 통해 소비자들 배달팁을 올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배달료도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선 배달의민족이 또다시‘쿠팡 따라하기’로 요금제 상승기류에 불을 지피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2019년 쿠팡이츠가 단건배달 서비스를 내놓자 뒤늦게 ‘배민1’이라는 비슷한 서비스를 도입했던 바 있다. 현재 배달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배달의민족이 쿠팡이츠의 시스템과 매우 흡사한 형태로 수수료율만 더 낮게 내놓아 ‘출혈경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이번에 개편된 수수료 체제는 경쟁사를 따라 한 것이 아니라 배달 시장에서 경쟁이 지속하면서 서비스 정책이 비슷해지고 있는 경향”이라며 “업주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내놓은 체제로, 특히 수수료율을 업계 최저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배달비 공시제’ 효과는 글쎄…라이더 확보가 근본적 해결책 

기획재정부는 지난 1일 '배달비 공시제'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달비 공시제는 매달 1회 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배달플랫폼별 배달비를 공개하는 제도다. [중앙포토]
 
치솟는 배달료에 대한 해결책으로 정부는 지난 1일 ‘배달비 공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배달비 공시제는 매달 1회 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배달 플랫폼별 배달비를 공개하는 제도다. 공개적인 경쟁을 통해 배달 수수료 인하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행키로 했단 설명이다.  
 
업계에선 단순히 배달비를 공시하는 것으론 눈에 띄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본질적 원인인 배달기사 부족과 단건 배달 경쟁 심화로 인한 배달비 인상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비 공시제를 도입한다고 해서 효과가 나타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배달비가 비싸다고 느끼는 것이므로 라이더 수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재부가 한 달에 한 번씩 공시하기로 한 배달비는 앱 내에서 점주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금액”이라며 “점주가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배달팁을 수시로 조정하고 있어 정보가 정확하게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또 “소비자들이 공시된 배달료만으로 가맹점을 판단해 피해를 보는 가맹점주들이 생길 수도 있다”며 “정부가 좀 더 면밀하고 신중하게 배달비 문제에 접근해서 소비자와 업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진행됐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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