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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첫 공모주 주자 ‘보험대리점’ 인카금융 흥행 실패…부진 예견됐나

인카금융 7~8일 일반 청약 유입금 500억원 그쳐
탄탄한 설계사 조직 갖춘 대형GA 불구, 흥행은 부진
GA업종 자체 투자 매력도 떨어지는 것이 원인

 
 
[사진 인카금융서비스 홈페이지]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인카금융서비스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 이어 공모 청약에서도 흥행에 실패했다.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가 큰 화제를 모으며 향후 상장될 공모주 주목도가 높아졌던 것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성적표다. 
 
지난해 대비 주식시장 열기가 다소 식었다는 점과 함께 ‘보험’ 업종 자체의 매력도가 높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한 여전히 GA업계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반영됐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수 끝 상장 도전…부진한 공모 성적표 

인카금융은 8~9일, 이틀 간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실시했고 청약증거금 약 500억원이 유입됐다. 경쟁률도 25.29대 1에 그쳤다.  
 
지난달 24~25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인카금융의 최종 공모가는 희망 밴드(2만3000~2만7000원)의 최하단 가격보다 21.7% 낮은 1만8000원으로 확정됐다. 경쟁률은 13.69대 1에 불과했다. 수요예측 흥행 실패에 이어 일반 청약에서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은 셈이다.  
 
[자료 인카금융서비스]
[자료 법인보험대리점 공시]
 
2007년 설립된 인카금융서비스는 보험상품 판매는 물론, 고객 맞춤형 종합 자산관리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GA다.  
 
코넥스 상장사인 인카금융의 이번 IPO는 코스닥 이전 상장 방식이다. 앞서 인카금융은 2018년 9월, 2020년 9월, 코스닥 예비 상장심사를 청구했다가 자진 철회한 바 있다. 2018년 당시에는 설계사 모집수수료 개편으로 GA업계 실적 하락이, 지난해에는 증시 조정폭이 커져 기업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컸었다.  
 
이후 인카금융은 각종 경영지표가 상승세를 타며 기본적인 체력 구축에 성공했다. 지난해 인카금융은 매출 301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약 20% 성장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146억원, 11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약 500%, 300% 증가했다. 올 3분기까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57억원과 117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수치를 넘어섰다.  
 
GA채널의 핵심 경쟁력인 설계사 채용에도 적극 나서며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지점 592개와 해당 설계사 1만1113명을 보유하고 있다. 1만명이 넘는 설계사 수는 GA업계 4위 기록이다. 지난 9월 인카금융이 1년 만에 코스닥 상장 재도전에 나선 이유다. 하지만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에서 흥행에 실패하며 상장 전 기세가 한풀 꺾이게 됐다.  
 

‘선배’ 에이플러스에셋도 흥행 실패…GA 업종 문제일까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시행,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다소 침체된 상황이다. 인카금융의 IPO 흥행 실패는 이런 시기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인카금융이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흥행 기세를 잇는 2월 첫 IPO 주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청약 결과가 다소 부진했다는 평가다. 
 
비슷한 시기 수요예측에 나선 바이오에프이엔씨는 경쟁률 74.01대 1, 최종 공모가가 희망 범위(2만3000~2만9000원) 상단에 가까운 2만8000원으로 확정되며 인카금융과 대비되는 성적표를 받았다.

 
GA 상장 선배격인 에이플러스에셋도 인카금융과 유사한 IPO 과정을 겪었다. 2020년 말 에이플러스에셋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3.66대 1, 공모가도 희망공모가밴드(1만500~1만2300원)에 크게 못 미치는 7500원으로 정해졌다. 일반투자자 청약 경쟁률 역시 24.75대 1에 그쳤다. 비슷한 시기 IPO에 나선 기업들이 많게는 1000대 1 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결과였다.  
 
지난해 7월 1만3000원대를 넘어섰던 에이플러스에셋 주가는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며 현재 반토막 수준(7800원대)이다.
[사진 인카금융서비스]
 
사정이 이렇다보니 GA업종 자체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GA 매출은 사실상 보험설계사 수수료 수익이 전부다. GA설계사가 제휴 보험사 상품을 팔고 해당 회사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곧 매출이다. 이는 보유 설계사 이탈에 따라 언제든 매출이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형GA들은 수익성 다변화를 위해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에이플러스에셋은 보험 판매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대출중개, 상조서비스 사업을 영위하는 8개 자회사를 두는 등 토탈 라이프케어 플랫폼으로 진화를 시도 중이다. 
 
인카금융 역시 보험 판매 말고도 자산 컨설팅 부문에서 꾸준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이번 IPO를 통해 확보한 공모 자금을 AI설계사 개발과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위한 IT 투자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투자시장에서 보험업, 특히 GA업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긍정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GA시장이 활성화될수록 경쟁 심화 및 불건전영업 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관련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미 지난해 보험업계에는 일명 ‘1200%룰’이 시행됐고 많은 GA들이 실적 타격을 받은 바 있다. 1200% 룰은 설계사가 체결한 계약의 월 보험료 기준으로 1년간 받을 수 있는 수수료 총량을 1200%로 제한하는 규제다. GA설계사들은 연간 최대 1800%까지 수수료를 받아왔다.
 
특히 최근 국내 보험업계는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가 활발히 진행되며 GA업계 주목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지난해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설계사 조직을 분리해 자회사형 GA로 이동시켰다. 앞으로도 제판분리가 더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기존 GA업체들의 생존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인상 기조에 보험주들이 상승 기조를 보였지만 이는 채권 투자에 나서는 보험사들의 수익률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이라며 “보험 업황 자체의 매력도가 높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보험사가 아닌 GA업체 투자 유인도는 더 낮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 GA업체 상장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도 투자 유인이 낮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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