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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바, 에피스 지분인수로 바이오젠과 중재 정지 합의했다

“1년간 진행된 중재, 절차 마무리…에피스 지분 인수로 ‘쌍방 합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신사옥 전경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인수는 미국 파트너사인 바이오젠테라퓨틱스와 1년여간 진행해왔던 ‘중재’의 합의 결과였던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바이오젠과의) 중재는 모든 변론절차를 마친 후 최종 판정만을 남겨두고 있으나, 당사와 바이오젠과의 지분매입 거래가 진행되면서 쌍방 합의로 정지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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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020년 12월 17일부터 ICC에서 바이오젠 공동 설립 회사인 바이오젠과 중재를 벌여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바이오젠과 당사가 체결한 합작계약에는 쌍방의 독자적인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막기 위한 경쟁금지 조항이 설정돼 있었는데, 바이오젠이 이 조항의 적용을 벗어날 수 있는 예외조건이 충족됐음을 확인해 달라는 내용의 중재신청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하며 체결한 합작 협약(Joint venture agreement)에는 ‘비경쟁(Non Competition)’ 항목이 존재하는데, 해당 항목에는 두 회사가 직간접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을 개발, 제조, 상용화, 유통, 판매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바이오젠은 해당 중재를 신청한 이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아닌 다른 회사와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진행한 바 있다. 바이오젠은 지난 4월 중국 바이오기업인 ‘바이오테라 솔루션’으로부터 ‘악템라’ 바이오시밀러 기술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아닌 다른 파트너사와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전개한 것. 바이오젠이 제기한 중재는 지난해 12월 본격적인 변론 절차에 돌입했다.
 
변론 절차가 마무리된 시점인 지난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인수한다고 밝혔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지분 인수가 사실상 ‘합의’ 수순이라는 것을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 간의 중재는 별도의 판정이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시장의 예상보다 싼 가격에 인수한 점을 감안할 때 중재에서 사실상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승소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전량인 ‘50%-1주’(1034만1852주)를 총 23억 달러(약 2조7700억원)에 매입키로 했는데, 이는 통상 대규모 지분 거래에 따르는 프리미엄 등이 제외된 가격이다. 특히 시장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성장가치 등을 감안한 기업가치 평가(10조원 이상)에 비하면 절반 이하 수준의 가격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뚜렷이 공개되지 않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인수의 동기가 밝혀지며 시장 일각에서 제기됐던 ‘바이오젠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성에 대한 의심을 갖고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염가에 팔았다’는 명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지분 인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게 유리한 상황에서 이뤄졌지만 이번 딜로 인해 발생하는 리스크도 상존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최종적으로 취득함으로써 바이오젠과의 합작계약이 종료되는 경우 바이오젠은 독자적인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며 “이로 인해 시장의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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