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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집 옆 햄버거집…‘1900원 vs 3만원’ 버거시장 ‘판’ 바뀐다

[정크푸드 옛말, 불붙는 햄버거 대첩②] 맛이냐, 가성비냐
전통강자 뒤로 하고 ‘가성비’ ‘프리미엄’이 새 트렌드
버거시장 노리는 미국 브랜드…프랜차이즈 입지 ‘흔들’

 
 
버거시장의 판도가 바뀌었다. 맥도날드·버거킹 등 대형 프랜차이즈를 위협하는 신흥강자들이 속속 등장하며 햄버거 시장을 선점해나가고 있다. [사진 롯데백화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햄버거 시장 열기가 뜨겁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간편식과 배달 수요가 급증하며 햄버거를 찾는 이들이 늘었고, 이에 따라 햄버거사업에 뛰어드는 외식업체도 늘고 있다. 맥도날드·버거킹 등 대형 프랜차이즈를 위협하는 신흥강자들이 속속 등장하며 햄버거 시장을 나눠먹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햄버거 시장은 2015년 2조3038억원에서 2020년 2조9636억원으로 28.6% 성장했다. 올해는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패스트푸드’ ‘정크푸드’ 이미지가 강했던 과거와 달리 햄버거가 프리미엄화되고, 전통 버거를 대체할 신규 버거들도 꾸준히 등장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결과다.
 
그동안 국내 버거 시장은 업계 1위 롯데리아와 2위 맥도날드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3위 자리를 두고 버거킹과 맘스터치 등이 경쟁하는 양상을 보였다. 매출액뿐 아니라 매장 수에서도 최근 몇 년간 순위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러한 판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난해 매장 수에서 맘스터치가 롯데리아를 앞질렀고 맥도날드는 버거킹에 밀렸다. 버거킹은 매각도 앞두고 있어 인수자에 따라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성비’ ‘프리미엄’이 새로운 트렌드…1900원~3만원까지 다양

업계에서 맥도날드·버거킹 등 대형 프랜차이즈를 위협하는 신흥강자들이 속속 등장하며 햄버거 시장을 나눠먹고 있다. [사진 각 사]
 
최근 버거업계에서는 ‘가성비’와 ‘프리미엄’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가성비 버거의 대표격인 ‘노브랜드 버거’는 2020년 사업을 본격화해 론칭 2년여 만에 가맹점 250개를 돌파를 앞두고 있다. 노브랜드 버거는 단품 1900원~5300원, 세트 3900원~6900원으로 타 브랜드보다 약 20% 저렴하다. 맘스터치도 풍부한 양과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대표적인 가성비 버거 브랜드다. 현재 빠른 속도로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프리미엄 버거 열풍은 지난 2016년 SPC그룹이 미국 3대 햄버거 중 하나인 ‘쉐이크쉑’이 국내에 들어오며 시작됐다. 쉐이크쉑은 직영점으로 운영돼 다른 프랜차이즈보다 출점 속도는 느리지만 미국 현지에서 맛볼 수 있는 메뉴들을 선보이며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영국 출신 유명 요리사인 ‘고든 램지’가 론칭한 수제버거 전문 레스토랑 ‘고든램지 버거’도 국내에 들어왔다. 지난 2012년 미국 LA에 1호점을 론칭, 영국 런던에 2호점을 냈고 세 번째 진출국으로 한국을 선택해 화제가 됐다. 고든 램지 버거의 대표 메뉴 ‘헬스키친 버거’의 가격은 3만1000원으로 업계에서 가장 비싼 편에 속하지만 지난 1월 매장 방문 사전예약 진행 당시 30분도 안 돼 2000명이 몰리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위생문제’부터 ‘매각설’까지…전통강자 틈 파고드는 신(新)버거

맥도날드는 지난달 일부 매장에서 유효기간이 지난 햄버거 빵을 폐기하지 않고 ‘스티커 갈이’ 방식으로 식자재를 재활용해 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연합뉴스]
 
전통 햄버거 강자들의 매출 부진과 일부 브랜드의 인수건도 시장에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에서 최초로 감사보고서를 공개한 한국맥도날드는 2020년 코로나19 속에서도 전년보다 9.1% 늘어난 79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위생 문제로 또 한번 구설수에 올라 이 같은 실적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버거킹은 2020년 매출 5713억6800만원으로 전년보다 13.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1억7900만원으로 54.9% 급감하며 당기순손일도 적자전환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에도 매출이 전년 대비 14% 늘어난 571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현재 매각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매각 금액은 최대 1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bhc그룹이 지난해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인수한 데 이어 미국 유명 버거 브랜드 '슈퍼두퍼'를 국내에 선보이며 외식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사진 화면캡쳐]
 
햄버거 전통 강자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신규 등판을 준비 중인 곳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bhc그룹은 지난해 말 슈퍼두퍼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오는 6월 서울 강남역 인근에 1호점 오픈을 준비 중이다. 구체적인 장소 등 세부사항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두퍼는 미국 서부의 대표 버거 브랜드로 꼽힌다. 토스트 전문점인 이삭토스트는 지난해 7월 19일 ‘이삭버거’ 1호점을 선보였고, 편의점 미니스톱도 2020년 햄버거 브랜드 ‘수퍼바이츠’를 선보이며 버거 사업에 뛰어들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신규 버거 브랜드가 잇따라 론칭해 매출 성장을 달성하고 있다”며 “시장을 이끌던 전통 업체들도 신메뉴를 출시하는 등의 전략으로 소비자를 다시 끌어 모으려 하고 있어 올해도 국내 버거 시장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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