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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시대’ 열려…하나금융, 리딩금융 지위 노린다

상고 출신 은행원…국내 금융그룹 회장으로
국민연금·외국인 주주 찬성 등 안팎의 신임받아
디지털 전환,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 강화 등 수행 예정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신임 회장 [사진 하나금융]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10년 만에 교체되며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시대가 열렸다. 함 회장은 2015년 KEB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성공적 통합을 이끌며 현재 업계 2위 은행의 기틀을 마련했고, 지주에서 전략·기획·재무 및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총괄을 담당해 차기 회장으로서 가장 적합한 인물로 평가돼 왔다.  
 
금융업계에선 함 회장이 경영 능력 면에서 다른 지주 회장들과 견줘 경쟁력이 충분한 인물로 통한다. 그만큼 함 회장이 이끌 하나금융이 향후 KB·신한금융과 어깨를 나란히 할 리딩금융그룹에 올라설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영업·조직 운영서 회장에 적합한 인물로 여겨져

25일 하나금융은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함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가결했다. 지난달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함 부회장을 차기 회장에 단독 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당시 회추위는 함 회장이 은행장과 부회장직을 수행하면서 그룹의 성장을 이끌어 온 만큼 차기 회장에 최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함 회장은 1956년 충남 부여 출생이다. 논산 강경상고를 졸업한 뒤 서울은행에 입사했고, 은행을 다니며 단국대 야간대학 회계학과를 졸업한 ‘주경야독’ 고졸 신화의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특히 2013년 충청영업그룹 대표를 맡은 이후 경영평가에서 1~2등을 놓친 적이 없을 만큼 영업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함 회장의 리더십과 경영능력은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과정에서 나타났다.  
 
통합 하나은행장으로 김병호 당시 하나은행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의 2파전 양상이 예상됐지만, 두 은행 내부에서 기존 인물보다 새로운 인물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고, 이에 ‘영업통’으로 불리며 김정태 회장의 신임을 받아온 함 당시 부행장이 통합 행장에 발탁됐다.  
 
이후 함 당시 행장은 1조원대에 머무르던 은행 당기순이익을 1년 만에 2조원대로 끌어올렸다. 하나은행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말 2조5804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처음으로 업계 2위에 올라섰다. KB국민은행과의 순이익 차이도 204억원밖에 차이 나지 않아 ’리딩은행’도 가능한 상황이다.  
 
5대 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추이 [이코노미스트]
특히 함 회장은 2016년 지주 부회장직에 올라 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과 호흡을 맞춰 지주 경영에 참여했다. 2018년부터는 단독 부회장으로 그룹 내 전략·기획·재무 등을 총괄하며 차기 회장 입지를 구축했다.  
 
이런 이유로 지난달 9일 회추위는 함 회장에 대해 “하나금융의 안정성과 수익성 부문 등에서 경영성과를 냈고 조직운영 면에서도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줬다”며 “디지털 전환 등 급변하는 미래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카드·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 확보 등 과제로

앞으로 함 회장이 이끌 하나금융의 과제로는 ▶인터넷은행과의 경쟁에 따른 디지털금융 전환 가속화 ▶카드·보험 등 비은행 경쟁력 강화 ▶사법 리스크 해소 등이 제시된다.  
 
김 전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기존 금융지주를 향해 “시장은 우리를 ‘덩치만 큰 공룡’으로 보고 있다”며 “공룡은 사라진다”고 지적한 만큼 하나금융 내부에서도 기존의 영업 조직력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은행들의 약진과 함께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은행이 누려온 독점적 영업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만큼, 하나금융의 디지털금융 전환만 아니라 종합금융그룹으로서 비은행 경쟁력을 높일 필요성이 요구된다.  
 
카드 및 보험 계열사의 경쟁력 확보는 함 회장의 숙제로 넘어왔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보험사 인수 등 비은행 계열사 확충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상황에서 하나금융의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만년 3위 타이틀을 탈피할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진다. 하나카드는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순이익에 한참 못 미치는 상황에다, 보험 계열사의 경쟁력 저하도 함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사법 리스크 해소도 남아있다. 함 회장은 채용비리와 관련해선 1심 무죄 선고를 받았지만, 금융당국의 징계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에선 패소해 2심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국민연금이 함 회장 선임 건에 찬성했고, 이날 주총에서 외국인 주주들이 함 회장의 지난 성과를 인정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져 지배구조 안정성이 확보된 것으로 여겨진다. 함 회장이 하나금융 안팎으로 탁월한 리더십을 인정받고 임기를 시작한 만큼, 지주에선 새로운 회장 시대를 맞아 CEO 리스크를 완전히 털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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