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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봄’인데…조선업계, 인력 부족에 발 동동

하반기 1만 명 부족 전망…일각선 인력 유출 우려도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이중연료 추진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사진 대우조선해양]
국내 조선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수주를 이어가며 사실상 호황을 맞고 있으나, 생산 현장에선 인력 부족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만 1만 명 안팎의 추가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조선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원활한 인력 수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생산 치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11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계는 3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 323만CGT(88척) 가운데 164만CGT(35척, 51%)를 수주해 중국 136만CGT(46척, 42%)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CGT는 표준 화물선 환산 톤수를 말한다.  
 
특히 한국 조선업계는 올해 1분기에 세계 선박 발주량 920만CGT(259척)의 약 50%인 457만CGT(97척)를 수주해 386만CGT(130척, 42%)에 머문 중국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한국 조선업계가 1분기 수주 실적에서 중국을 앞선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7년 만이며,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한 것은 클락슨리서치가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는 1996년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 그간 대규모 수주에도 불구하고 국내 조선사들의 출혈 경쟁에 따른 이른바 저가 수주로 인한 수익 악화 우려도 해소된 분위기다. 3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지난달보다 2포인트 상승한 156.17포인트를 기록하며 16개월 연속 상승했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988년 1월 기준 선박 건조 비용을 100으로 정하고, 매달 가격을 비교해 매기는 수치다. 이 지수가 100보다 크면 선가가 올랐다는 의미다. 조선업계 안팎에서 “기나긴 불황을 뚫고 사실상 초호황에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인력 부족에 工期 지연 우려도  

국내 조선업계가 사실상 초호황에 진입하는 분위기인 가운데, 생산 현장에선 인력 부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가 2~3년 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으나, 정작 선박을 건조하는 인력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조선업계 일각에선 “생산 인력 부족으로 공기(工期)를 맞추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수주 산업인 조선업은 건조한 선박을 제 때 선주 측에 인도해야 한다. 선박 인도가 지연될 경우 배상금 등을 물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이달 1일 ‘제3차 조선해양산업 CEO(최고경영자) 포럼’을 개최해 조선 산업 인력 확보와 양성을 주제로 생산 인력의 현황과 인력 수급 문제점을 진단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측은 “지난해 8년 만의 최대 수주 실적을 기록하는 등 업황 개선으로 금년 하반기 9500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나, 장기 불황 여파로 숙련 인력 이탈과 신규 인력 유입이 감소해 인력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안정적 생산을 위한 인력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인력 현황 상시 모니터링 및 민·관 협력 플랫폼 체계를 구축하고, 생산 인력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조선소와 생산 인력 공급기관 간 협력, 조선소 기술 교육원 활성화, 생산 인력 양성 사업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조선업계의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이 대규모 경력 채용에 나서자 경쟁사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선 생산 인력 유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 생산 직원들의 상당수가 현대중공업그룹 채용에 지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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