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만으로 임금피크제, 무효” 대법원 판결에 일선 현장 논란 불가피 - 이코노미스트

Home > 산업 > 일반

print

“나이만으로 임금피크제, 무효” 대법원 판결에 일선 현장 논란 불가피

재판부 “연령으로 차별하면 안 된다는 고령자고용법 위반”
임금피크제 효력 판단 기준 최초 제시 “개별·사안별 판단해야”
개별 사업장, 도입·시행 방법 놓고 노사 간 재논의·협상 불가피

 
 
지난해 6월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공공기관의 일방적 임금체계 개편 중단과 임금피크제 지침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6월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공공기관의 일방적 임금체계 개편 중단과 임금피크제 지침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합리적 이유 없이 ‘나이’만을 이유로 직원의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는 현행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한 것이므로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26일 나왔다. 대법원이 임금피크제 내용이 정당한지에 대한 판단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6일 퇴직자 A씨가 자신이 재직했던 B연구기관을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임금피크제 시행에 대해 고령자노동법을 위반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받지 못한 돈을 달라고 지난 2014년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임금피크제가 임금이나 복리후생 분야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 때문에 노동자를 차별하지 못하게 한 고령자고용법 4조의4를 위반한 것인지 여부였다. 고령자고용법 4조의4 1항은 사업주로 하여금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갖고 노동자나 노동자가 되려는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연령 차별을 금지하는 강행 규정이다.  
 
재판부는 “고령자고용법 4조의4 1항의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이 조항은 연령 차별을 금지하는 강행규정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며 “이 사건 성과연급제(임금피크제)를 전후해 원고에게 부여된 목표 수준이나 업무의 내용에 차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날 대법원은 고령자고용법이 규정한 연령 차별의 ‘합리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기준을 설정했다. 재판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1991년 B연구원에 입사한 A씨는 2014년 명예퇴직을 했다. 2009년 당시 B연구원은 노조와의 합의를 통해 그해 1월부터 만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성과연급제(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A씨는 2011년부터 적용 대상이 됐다. 이에 A씨는 임금피크제로 인해 직급과 역량등급이 강등된 수준으로 기본급을 지급받았다며 퇴직 때까지의 임금 차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현재 다른 기업에서 시행하고 있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효력 인정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정당성과 필요성, 임금 삭감의 폭이나 기간, 임금 삭감에 준하는 업무량·강도의 저감이 있었는지 여부, 감액된 재원이 도입 목적을 위해 사용되었는지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금피크제와 관련해 대법원이 처음으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함에 따라 개별 사업장에서는 임금피크제 도입·시행 방법 등을 두고 노사 간 재논의·협상 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