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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사태 딛고 아이콘루프·블로코 블록체인업계 첫 상장사 될까?

기업공개·인수 등으로 투자·회수해야 업계 정상화
기술특례 노리는 기업, 내부통제 이슈로 난관 겪어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 차트가 띄워져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 차트가 띄워져 있다. [연합뉴스]

제2의 테라 사태를 막자면 가상자산·블록체인 기업의 상장 사례를 만들어내야 한단 의견이 나온다. 코인을 발행하지 않아도 벤처캐피탈(VC) 돈으로 기업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단 것이다. VC는 상장이나 인수합병 등 방식으로 투자했던 돈을 회수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은 지난해 가상자산 거래소 업체인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이런 선순환이 시작됐다.
 
국내에서도 상장을 노리는 기업이 있다. 기업·기관 필요에 맞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는 업체인 아이콘루프와 블로코가 대표적이다. 특히 아이콘루프는 2019년부터 시장에서 상장설이 나왔다. 하지만 아직 이 분야 1호 상장기업은 나오지 않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평가 문제, 코인 매출 집계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결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아이콘루프는 김종협 대표를 비롯한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출신이 주축이 돼 2016년 설립한 회사다. 블록체인 기반 인증 서비스 ‘마이아이디’와 제각기 다른 블록체인을 하나로 연결하는 기술인 ‘루프체인’을 개발해 서울시·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과 관련 사업을 진행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2020년을 목표로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한단 보도가 나왔었다.
 
하지만 아직 상장 소식은 없다. 아이콘루프 관계자는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상장을 준비한다고 밝힌 적 없다”고 말했다. 투자업계에선 이 업체에서 꾸준히 상장을 시도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금조달 문제 때문이다. 2020년 시리즈A 후속 라운드에서 60억원을 투자받은 것이 마지막이다.
 

감사의견 거절, 문제는 ‘특수관계자’

그런데 이 업체의 2020년도 회계감사를 맡았던 삼정회계법인에서 감사의견을 거절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면서 상장 가능성은 더 줄었다. 삼정 측은 “회사가 제시한 특수관계자 및 연결 범위와 거래내역에 대한 완전성과 정확성을 판단할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투자업계에선 이 업체 특수 관계자 중 하나인 재단법인 아이콘파운데이션을 의견거절의 이유로 지목했다. 스위스에 소재를 둔 아이콘파운데이션은 2018년 아이콘루프의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코인 ‘아이콘’을 발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아이콘루프 매출의 절반가량이 아이콘파운데이션과의 거래에서 나왔다. 경영진 일부도 겹쳤을 정도로 가깝지만, 관계사는 아니다. 투자업계에선 신규 코인 발행(ICO)을 금지한 국내법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 가상자산·블록체인 전문 투자 심사역은 “관계사로 묶으면 아이콘루프에서 우회적으로 불법을 저지른 꼴이 된다”며 “이런 문제 때문에 삼정 측에서 특수관계자와의 관계, 거래내역 등을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별 회사의 문제라기보단 코인을 발행한 재단과의 관계 설정, 회계 처리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올해까지 기술특례상장을 하겠다고 밝힌 블로코도 난관에 부딪혔다. 아직 상장 주관사도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관사를 정한 뒤에도 상장까지 보통 1년 이상 걸리는 절차를 생각하면 사실상 연내 상장을 물 건너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앞선 심사역은 “상장 주관사를 정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면서도 “가이드라인 문제에 마찬가지로 부딪혔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기술력이 없진 않다. 블로코는 최근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모의 기술성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추천·설계하고 관리까지 맡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필요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연구할 시간과 운영할 인력을 줄여주는 점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 업체도 별도 재단을 통해 코인 ‘아르고’를 발행한 바 있다.
 

거래소도 ‘한국판 코인베이스’ 원하지만…

한국거래소도 가상자산·블록체인 기업 상장에 마냥 부정적이지 않다. 상장 사례가 나와야 다른 비상장 기업도 내부 통제 기준을 세울 수 있을뿐더러, 상장사의 다양성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테라 사태에서도 보듯 자칫 상장 자체에 매달리다가 투자자 피해를 낳을 수 있단 점이 부담이다.  
 
투자업계에선 코인 발행 없이 기술에 집중한 기업이 첫 상장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심사역은 “처음 투자받을 때부터 재단과의 관계 등 내부 통제를 엄격히 해온 기업에 주목하는 중”이라며 “3~5년 내에는 상장 사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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