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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숭숭한 산업은행, 회장 인선 안갯 속…부산 이전 ‘시끌’

금융위원장 인선 아직…산은 회장 선임 답보
산은 본연 역할 기업 구조조정도 잠시 멈춤

 
 
지난 13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가 진행한 부산이전 반대 집회 모습. [사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
윤석열 정부 출범에 맞춰 이동걸 전 산업은행 회장이 물러났다. 한 달 가까이 회장직이 공석인 가운데, 현재 산은 내부 분위기는 윤 정부의 ‘산은 부산 이전 공약’으로 어수선한 상태다. 산은 본연의 역할인 구조조정 업무 또한 산적해 있는 등 산은 신임 회장이 풀어야 할 과제가 많아진 만큼, 추후 산은 회장을 맡을 인물에 관심이 집중된다.
 

차기 회장 공석…부산 이전에 ‘뒤숭숭’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공석인 산업은행 회장 자리는 최대현 산은 수석부행장이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 중이다. 산은 회장직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현재 금융위원장 공석으로 산은 회장직 인선도 늦어지고 있는 상태다. 
 
금융권에선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하마평에 올랐다. 황영기 전 회장은 삼성증권 사장, 우리금융‧KB금융지주 회장 등을 역임했다. 다만 황 전 회장 본인이 산은 회장 내정을 부인했고, 산은 노조 또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산은 노조는 “황 전 회장은 과거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행장 시절 은행에 걸맞지 않은 무리한 파생상품 투자로 은행에 수 조원의 손실을 안긴 인물”이라며 “정권이 현재의 경제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있다면 기간산업을 지키고 해외 투기자본에 맞서 싸울 장수인 산은 회장을 정치적 판단으로 아무나 임명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은 노조가 황 전 회장을 반대하는 데에는, 윤 정부의 공약인 ‘산은 부산 이전’ 논란이 자리잡고 있다. 황 전 회장은 지난 2월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전·현직 금융인 110명 선언’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노조 내에선 윤 정부와 뜻을 같이하는 황 전 회장이 신임 회장을 맡으면 산은 부산 이전이 현실화 될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현재 산은 노조는 본점 지방 이전을 강력하게 반대 중이다. 이에 부산 이전 대안으로 산은을 지주사로 전환하고 자회사인 지역개발금융공사를 부산에 설립하는 내용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산광역시를 비롯해 정부에서 해당 방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노조 관계자는 “오는 1일 지방선거 이후 산은 부산 이전에 대한 논란들이 조금은 줄어들 것으로 보여 지켜보고 있다”면서 “부산 이전을 위한 연구 용역 단계에 돌입하면, 용역 선정에 대한 검토와 의원 설득 등 다방면의 작업을 통해 노조 측의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 전경. [사진 산업은행]

구조조정 현안 ‘산적’…신임 회장 과제

윤 정부는 산은 부산 이전 추진 등 정부와 발맞춰 정치적 현안을 풀어나갈 인물을 산은 회장으로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은 신임 회장에게는 이 전 회장이 완수하지 못한 대우조선해양과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 산은 자회사 KDB생명 매각 등도 큰 숙제다. 다만 회장직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산은 본연의 역할인 구조조정 업무 공백도 길어지고 있는 점은 우려된다.  
 
이 전 회장은 이달 초 기자간담회를 통해 합병이 불발된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방향성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전 회장은 대우조선에 대해 “기업 차원이 아니라 산업 차원에서 풀어야 할 문제로, 조선업 차원의 구조조정이 꼭 필요하다”며 “국내 조선 3사가 공존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 만큼 ‘빅2’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지난 9일 이임식에서도 이 전 회장은 산은 임직원에게 ▶구조조정 원칙 준수 ▶산은의 경쟁력 강화 ▶산은 본연의 역할 강화 등 마지막 당부를 남겼다. 이는 새로 취임할 회장에게 남기는 메시지로도 풀이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 회장직이 공석인 상황이라 산은이 당장 구조조정 현안을 적극적으로 처리하긴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윤주 기자 kim.yoonj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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