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고객은 ‘변동금리’ 찾는다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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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이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고객은 ‘변동금리’ 찾는다

주담대 고정금리 최고 연 6% 넘자…10명 중 8명 ‘변동금리’로 받아
대출 금리 계속 높아져 은행 부실 키울 수도
당국에선 은행에 “고정금리 비중 높여라”

 
 
서울의 한 은행에 설치된 대출 관련 안내 현수막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은행에 설치된 대출 관련 안내 현수막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기준금리의 잇따른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증가하고 있지만 변동금리의 비중은 오히려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금리마저 오를 대로 올라 대출자들이 차악(次惡)적으로 좀 더 싼 변동금리를 찾는 것이다. 문제는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계속 기준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라, 변동금리 비중이 증가하는 것이 은행의 부실을 키우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규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 전체의 80% 넘어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 금리는 지난 27일 기준 연 4.048∼6.390% 수준이고,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는 연 3.550~5.348%를 기록했다. 최근 둘 다 금리가 오름 추세지만 변동금리 최고 수준이 고정금리보다는 1.042%포인트 낮은 상황이다. 
 
신용대출 금리는 5월 기준으로 3.838∼5.140%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되고 있고, 농협은행을 포함한 5대 은행 평균 금리는 4.746%를 기록했다.  
 
은행권에서는 올해 1월부터 고정금리를 회피하는 상황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 신규대출의 변동금리 비중은 지난 3월 말 80.5%를 기록하며 올해 1월 말보다 4.2%포인트 높아졌다. 기업 신규대출의 변동금리 비중도 2.7%포인트 상승한 68.7%를 기록하며 70%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 3월부터 주담대 고정금리 상품의 금리 상단이 6%를 넘으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당시 한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가 2011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6.01%를 기록했다. 이후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은 계속 올라 모두 6%를 넘기 시작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계속되는 금리 인상 우려에도 불구하고 고정금리 수준 자체가 워낙 높아졌기 때문에 ‘무조건 고정금리가 유리하다’고 보는 고객들이 줄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리 0.25% 인상 시 가계대출 이자는 3조원↑

정부에서는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질수록 이자 부담에 따른 대출 부실 우려도 확대된다고 보고 있다. 이에 금리 인상에 대비해 고정금리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진단이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 올해 말까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52.5%로 높이고, 신규 가계대출 상품을 팔 때 고정금리와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의 비중을 늘릴 것을 권고했다. 비거치식은 대출을 실행한 첫 달부터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가는 상환 방식이다.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우려되고 있지만, 한은 입장에서는 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만은 없다. 이미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4.8%나 오르며 2008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6월에도 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예고하고 있어 한은의 금리 인상 필요성이 높아졌다.  
 
모건스탠리도 지난 26일(현지시간) 한국 경제전략 보고서를 내고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이전보다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느껴진다”며 “7, 8, 10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2.50%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공격적인 통화 긴축보다는 정책금리 정상화 차원”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2~3차례 더 인상할 경우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말께 최고 연 8%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 총재도 지난 26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가계 부담이 3조원, 기업 부담은 2조700억원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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