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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자율주행기술’ 상용화 전략 수립할 때[인사이트&뷰]

자율주행차 양산 위해 충분한 물량 및 단가 확보 필요
대형물류사업장 등 단기적 상용화 가능 시장부터 접근해야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기술이 집약된 자율주행차량. [사진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기술이 집약된 자율주행차량. [사진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최근 언론을 비롯한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자율주행차 시대가 다가왔음을 느끼고 있다. 특히 미국 전기차 제조기업 테슬라가 FSD(Full Self Driving)라 불리는 대중화 기술을 선보이면서 자율주행차 시대가 바로 눈앞에 왔음을 더욱 실감하고 있는 듯하다(참고로 FSD는 자율주행 레벨2 수준의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기술이다).
 
하지만 실제 자율주행 레벨3 이상의 차량을 시승해 본 일반인은 주변에 거의 없으며, 실제 레벨3 이상의 기술은 아직 상용화되지도 않은 상황이다. 또 많은 사람들이 레벨3보다 훨신 어려운 기술인 레벨4 차량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상황이고, 다양한 언론 매체에서는 마치 규제로 인해 레벨4 시장이 열리지 않고 있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지금 문제는 규제가 아닌 자율주행과 연관된 부품, 제어기, 반도체 및 자율주행알고리즘 같은 기술들이 상용화 수준까지 개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필자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에서 10년 이상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했으며, 지난 2018년 자율주행차량을 직접 제작하는 스타트업을 창업해 4년째를 맞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통해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자율주행차량으로 전국에서 실증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나름대로 오랜 시간 수많은 연구개발(R&D)을 진행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바로 우리가 생각하는 완전자율주행 시대는 어느 순간 '짠~'하고 우리 눈앞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레벨3 수준 기술도 아직 요원

우리가 생각하는 완전자율주행 차량을 실제로 매장에서 구입하기 위해서는 자율주행차량에 들어가는 수만 개의 부품들 모두가 자동차안전관리기준이 요구하는 수준에 맞춰 자율차 전용부품으로 신규개발이 되어야 하고, 결국 부품공장에서 제작돼 완성차 업체에 공급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 차량의 작은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이 그러한 양산 준비를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판매 물량과 단가가 확보되어야만 가능하다.  
 
현재 그 어떤 완성차 제조사도 레벨4 수준의 차량을 1년에 몇만 대 양산하겠다고 확답을 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렇다 보니 부품 또한 선행개발 단계에서만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싸움인데,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율차’가 아니라 ‘자율주행기술’에 대한 상용화 전략을 중장기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자율주행과 관련된 수많은 R&D 사업들이 진행되었고, 그 결과 실제로 많은 부품들과 단위기술들이 개발되었다. 하지만 ‘자율차’ 시장이 열리지 않다보니 이 기술을 개발한 기업들 또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가 조금만 눈을 돌려 본다면, 자율차에 들어가는 기술들이 반드시 ‘자율차’에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자율차의 경우, 시속 100㎞ 이상의 고속으로 주행하는 차량에서 사람과 주변 차량의 안전까지 고려해야 해야 하며, 실제 이에 대한 안전기준을 100% 확보하기 위한 기술개발은 상당히 어렵다. 하지만 이 기술을 방범이나 도시관제·교통시스템 등과 같은 곳을 비롯해 로봇·농업·선박 등 타 산업에 적용한다면 현재까지 개발된 기술만으로도 충분히 상용화가 가능한 상황이다.
 
또 자동차 형태이긴 하지만 일반도로가 아닌 제한된 지역 내에서 저속으로 운영하는 경우, 다시 말해 공항 내부의 셔틀버스, 대형물류사업장 내에서의 물류이동차량과 같은 경우에는 기술적으로도 구현이 쉬울 뿐더러 언론에서 말하는 각종 규제에서도 벗어날 수가 있어서 빠른 상용화가 가능한 상황이다.  
 

문제는 규제 아닌 상용화 수준 기술

물론 일반 승용차 기반의 자율주행 시장이 앞서 언급한 시장보다 월등히 크다 보니 대다수 글로벌 기업들이 이 시장에서 장기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정부에서도 이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다양한 R&D 사업들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실제 중소부품 기업이나 스타트업들은 10년 이상 걸릴지도 모르는 이 시장을 기다리며 마냥 정부자금과 투자금에만 의존하면서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자율주행과 관련된 다양한 R&D 사업과 실증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와 같은 많은 스타트업들이 이러한 자금을 종잣돈 삼아 성장을 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욕심을 부려본다면, 정부 주도로 실제 자율차를 상용화할 수 있는 전략을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수립하고, 단기적으로 상용화가 가능한 시장부터 점진적으로 구축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지금 대한민국이 자동차 산업 전체 생태계를 구축해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율주행차 시대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지금보다도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필자는 한양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현대자동차에서 책임연구원을 지낸 엔지니어 출신 사업가다. 현대자동차에서 12년간 투싼수소연료전지차, 쏘울, 아이오닉, 넥쏘, 제네시스 G80 등을 개조한 자율주행 차량을 개발했다. 그곳에서 축적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18년 자율주행기술 스타트업을 설립, 국내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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