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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해도 이자 내기 빠듯해”…공포에 휩싸인 ‘영끌족’

주담대·신용대출 금리 6% 벽 뚫어
변동형 금리, 혼합형보다 높은 은행도
기준금리 추가인상 전망…차주 부담 ↑

 
 
[연합뉴스]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8%까지 올랐어요. 수입은 적은데 매일 일해도 이자내기 빠듯합니다. 너무 힘드네요.”

 
치솟는 대출 금리에 대출자들은 요즘 밤잠을 못 이룰 지경이다. 수익은 늘어나지 않는데 이자 부담은 급격히 불어나면서 가계에 큰 타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주담대‧신용대출 금리 6% 돌파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신규 코픽스와 연동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는 이날 연 4.100~6.236%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보다 금리 상단이 0.34%포인트 올랐다.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기관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결국 금융소비자들의 대출금리도 오르는 연쇄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 13일 한은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2.25%다.
 
주담대 금리의 잣대가 되는 코픽스도 크게 올랐다. 코픽스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등 국내 은행이 자금을 조달한 수신상품의 금리를 가중 평균한 값이다. 6월 신규 코픽스는 전월대비 0.40%포인트 상승한 2.38%를 기록했다. 신규 코픽스는 올해 1월 1.64%에서 2월 1.70%, 3월 1.72%, 4월 1.84%, 5월 1.98%로 점차 오르다가 6월 급등했다. 이같은 증가 폭은 2010년 2월 신규 코픽스 공시를 시작한 이후 최대다.
 
지난해 소위 ‘영끌’해 주택을 매매한 30대 직장인 A씨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 대출 실행 당시 혼합형(고정) 대출도 고려했지만, 변동형 주담대가 금리가 더 저렴해 이를 선택했다. 하지만 최근 급격한 금리 상승세에 고정형 금리가 더 낮아진 상황이다. 이에 B씨는 “금리가 이렇게 빨리 오를 줄 모르고 변동형을 선택했는데, 고정형을 선택하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고 말했다.

 
신용대출 금리도 올랐다. 국민·신한·우리은행의 금융채 1년물 신용 대출 금리는 5.10~6.28%다. 하나은행의 금융채 6개월 기준 신용대출 금리는 4.326~4.926%다. 특히 신용대출은 6개월 또는 1년마다 금리 갱신 주기가 돌아와 금리 인상에 따른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30대 직장인 B씨는 지난해 9월 1년 고정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았다. 오는 9월 대출 갱신을 앞두고 있는데, 대출 받은 뒤 10개월 새 기준금리가 다섯 차례나 올라 급격히 불어날 이자가 걱정된다. A씨는 “대출금 중도상환을 해도, 금리가 급격히 오르니 갚아야 하는 이자 금액은 오히려 늘 것 같다”고 토로했다. 
 
C씨는 훌쩍 뛴 전셋값에 막막한 상황이다. 지난달엔 전세 재계약을 위해 추가 대출까지 받았다. 기존 대출금에 추가 대출금의 이자까지 더해졌다. 게다가 대출 금리도 오르면서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C씨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린다지만, 이에따른 대출이자 상승은 크게 느껴지고 물가 하락 효과는 체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고정금리가 더 낮다…금리 역전 발생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일부 은행에서는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4대 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고정금리(5년)는 19일 기준 4.230~6.132%다. 혼합형 주담대의 금리상단이 변동형 주담대 금리 6.236%보다 낮다. 게다가 혼합형 주담대는 지난 6월 말 4.70~7.09%를 기록했는데, 이달 들어 금리가 오히려 하락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변동형 주담대 금리(4.33∼5.38%)가 혼합형 금리(4.23∼5.06%)보다 상하단이 모두 더 높았다. 하나은행도 변동형 금리(4.936∼6.236%)가 혼합형(4.832∼6.132%)을 앞섰다.
 
통상 변동형 주담대가 혼합형보다 금리가 낮아 차주들의 선호도가 높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가운데 신규 취급 변동금리 비중은 82.6%로 집계됐다. 2014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이를 해석하면 10명 중 8명 꼴인 변동금리 차주들은 금리 인상에 따른 직격탄을 곧바로 맞는다는 얘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혼합형 주담대가 추종하는 장기 채권 금리는 경기가 안 좋아질 때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반면 변동형 주담대에 영향을 미치는 단기 채권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등에 민감하게 반응해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추가인상 불가피…차주 부담 ↑

물가안정을 위해 연 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전망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98년 11월 외환위기 당시 6.8%를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6%대에 진입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5월 전망치인 4.5%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이에 한은은 당분간 경기둔화보다 물가 안정에 방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최근 치솟은 물가를 기대하는 수준까지 끌어 내리려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불가피 하다. 이 가운데 차주들의 이자부담은 날고 커지고 있다.
 
한은은 작년 9월 기준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기준금리가 각 0.25%포인트, 0.5%포인트 인상되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이 2020년 말과 비교해 각각 3조2000억원, 6조4000억원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대출자 한 명당 연이자 부담도 평균 16만1000원, 32만2000원씩 커진다.
 
금리인상에 따른 취약차주 증가도 우려된다. 금감원은 가계 대출 평균 금리가 7%에 달하면 연소득의 7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하는 DSR 70% 초과 차주가 50만명이나 급증해 19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DSR이 70%가 넘으면 소득에서 최저생계비를 제외했을 때 대출 원리금을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간주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추후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것 같고, 다음달 코픽스 금리 또한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은행 차원에서도 취약차주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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