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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중단…파국 피했지만 과제 산적

상생안 받아들인 카카오 “적극 지원하고 응원”
엑시트 해법 재모색, 구성원 신뢰 회복도 문제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매각을 중단하기로 했다.[연합뉴스]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 추진을 중단하기로 했다.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는 18일 “카카오모빌리티 주주 구성 변경 검토를 중단한다”면서 “카카오모빌리티 노사가 도출한 사회와의 지속 성장 의지를 존중하고, 이를 구체화해 실행해 나가는 것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복잡하게 전개되던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 시계를 멈춘 건 카카오모빌리티가 최근 제시한 상생안이었다. 지난 7월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새로운 성장 방향을 제안하면서 카카오에 매각 추진 유보를 요청했는데, 상생안에 이런 내용이 담겼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일부터 사측과 구성원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상생안을 논의했다.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카카오가 사업 확장을 강조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영 방식이 카카오와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수익 모델 검토와 모빌리티 생태계 성장을 고려한 장기 계획이 담겨있을 것으로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CAC에 따르면 협의체는 ‘혁신과 성장, 동반과 공유’라는 네 개의 과제를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국민들이 겪는 이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을 만들고, 모빌리티 파트너 및 이동 약자들과 동반 성장하며 기술과 데이터를 공유한다는 계획을 전달했다.
 
카카오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업계를 떠들썩하게 한 지분 매각 추진도 중단된 것이다.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 공동체센터는 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혁신에 기반해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한국 모빌리티 생태계의 성장을 카카오모빌리티가 계속해서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분 매각을 중단하면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 공동체에 남게 됐지만, 풀어야 할 숙제는 수북하다. 
 
카카오가 핵심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를 M&A 시장에 내놓은 건 카카오모빌리티의 재무적 투자자(FI) 회수 시점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당초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려고 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위험에 빠졌다. 지분 매각을 통해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FI의 투자금 회수를 모색하는 게 카카오의 묘수였다.  
 
엑시트 방안 중 지분 매각이 물 건너가면서 카카오 입장에선 다시 공모 시장을 두드려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증시가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시장은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에서 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반등 장세)로 판단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미 금리가 역전한 상황에선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증시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환경에서도 IPO가 흥행하려면 압도적인 실적을 내보여야 하는데, 수익화에 다시 시동을 거는 건 여론의 반발을 고려할 때 사실상 꺼내기 불가능한 카드다.
 
매각 과정에서 상처 입은 구성원을 달래는 것도 문제다. 카카오 노조는 매각 문제를 두고 여러 차례 기자회견을 열고 사옥 앞 피켓 시위, 교섭, 단체농성에 돌입할 정도로 강하게 반발했다. 매각 중단을 결정하긴 했지만 사내 임직원과 모빌리티 생태계 종사자의 무너진 신뢰까지 ‘없던 일’로 되돌릴 순 없다.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경영진은 매각 이슈가 공개된 이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맥상을 연출하면서 혼란만 초라했다”면서 “결국 거래가 무산되긴 했지만 엑시트 활로를 다시 모색하고 구성원 상처를 봉합하는 일이 무거운 과제로 남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다린 기자 quil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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