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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풀어도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매매·전세·경매 급냉중

서울·수도권 매매수급지수 또다시 최저
선행지표 중 하나인 법원경매 시장도 찬바람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급매물. [연합뉴스]
최근 정부의 전방위적인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이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잇단 금리 인상 여파에 집값 하락 우려 등이 지속되며 매매·전세·경매 시장이 모두 급냉하는 분위기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총 555건으로 2006년 실거래가 조사를 시작한 이후 월별 거래량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종로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10월 한 달간 4건에 그쳤고 용산구(8건), 광진구(9건), 강북구(10건), 금천구(10건) 등은 거래량이 10건 이하에 그칠 정도로 극심한 거래 절벽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2030’세대의 매수세가 몰리며 급상승했던 일명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지역의 하락세도 거세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도봉구 아파트값은 이번주 서울에서 가장 큰 폭인 0.99% 내리며 주간 낙폭이 1%에 육박했다. 노원구도 지난주 -0.88%에서 이번주 -0.95%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구별 매매수급지수는 노원·도봉·강북구 등의 동북권이 지난주 64.5에서 이번주 63.9로 떨어졌다.  
 

매수심리 둔화되며 거래절벽…전세값도 하락세  

은평·마포·서대문구 등이 있는 서북권의 지수는 지난주 63.8에서 이번주 62.4로 떨어지며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서울 5대 권역 중 최저를 기록했다. 용산·종로·중구가 포함된 도심권은 66.3에서 65.8로 내려왔고, 영등포·양천·동작·강서구 등이 있는 서남권은 지난주 68.0에서 이번주 66.0으로 하락했다. 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동남권은 지난주보다 아파트값 하락폭은 둔화했지만 매수심리는 74.1을 기록하며 지난주(75.0)보다 더 떨어졌다.  
 
정부가 지방과 경기·인천의 규제지역을 거의 다 풀었지만 매매시장은 위축된 모습이다. 인천은 -1.05% 떨어져 주간 하락폭이 1%를 넘었고 경기는 -0.96%로 1%에 육박했다. 수도권 전체 아파트값은 지난주 -0.81%에서 -0.95%로 하락폭이 커졌다. 수도권 전체 매매수급지수 역시 지난주 70.5에서 이번주 69.4로 떨어지며 지수 70선이 깨졌다. 2012년 7월 첫 주(61.5) 이후 10년 4개월 만에 최저다. 지방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79.1로 지수 80이 무너졌다.  
 
전세 시장도 전세 물건은 늘어나는데 세입자는 찾기 힘든 상황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주 68.5에서 이번주 66.8을 기록했고, 수도권 전세수급지수는 이번주 68.5로 떨어지며 지수 70 밑으로 내려왔다.
 
전세값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0.69%)·수도권(-0.95%)·서울(-0.89%) 모두 조사 이래 최대 하락이다. 서울 서초구 또한 전셋값이 1.10% 떨어지며 지난주(-0.81%)보다 낙폭이 커졌다.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경매시장도 찬바람이 불긴 마찬가지다. 낙찰가가 떨어지면서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83.6%로, 2020년 3월(83.3%) 이후 2년8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특히 낙찰률(경매 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은 14.2%에 그쳐 코로나로 대부분의 법정이 휴정했던 2020년 3월(10%)을 제외하고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고공행진했던 서울 경매시장 응찰자 없기도  

응찰자가 없는 경우도 나타났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입찰에 부쳐진 노원구 상계동 주공11단지 전용면적 59㎡는 2회차 경매에서 응찰자가 한 명도 없어 유찰됐다. 지난해 감정가 7억7500만원에 책정된 이 아파트는 앞서 1차 유찰돼 이날 감정가의 80%인 6억2000만원에 입찰이 진행됐지만 아무도 응찰하지 않았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이 아파트 매물은 6억6000만원부터 7억3000만원으로 감정가를 밑돌고 이날 입찰 최저가보다는 높지만, 집값이 추가 하락할 것을 우려해 응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거래 절벽에 따른 매물 적체와 추가 금리 인상 우려로 인한 매수세 위축이 불패행진을 이어가던 서울 경매시장마저 위축되게 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7개월 동안 110%를 웃돌며 5차례나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주택 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한 지난해 11월부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함영진 직방 랩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는 데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1%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며 “매매가 상승이 정체된 상황 속 높은 주택담보대출 이자부담이 고려치 않고 주택을 구입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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